반찬으로 먹던 산나물에서 ‘항당뇨·항비만’ 효과 과학적 증명
반찬으로 먹던 산나물에서 ‘항당뇨·항비만’ 효과 과학적 증명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10.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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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선씀바귀·배초향 ‘당뇨’, 섬쑥부쟁이·쑥부쟁이 ‘지방 축적 억제’ 확인
쑥부쟁이 등 공전에 등록…식품 원료로 사용 가능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과학적으로 명확한 근거가 입증되지 않았던 산나물의 항당뇨, 항비만 효과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요 산나물 23종 가운데 당뇨와 비만 등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인 것은 선씀바귀, 배초향, 섬쑥부쟁이, 쑥부쟁이 4종이다.

소화효소 억제 활성(시험관 실험)을 측정한 결과 선씀바귀, 배초향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씀바귀를 에탄올로 추출한 추출물은 글루코시데이스, 아밀레이스 같은 소화효소의 활성을 각각 78%, 75%(물로 추출하면 39%, 14% 저해) 막는(저해) 효과가 있었다.

배초향의 에탄올 추출물도 글루코시데이스, 아밀레이스 활성을 각각 35%, 70%(물로 추출하면 28%, 1% 저해) 막아주는 효과가 확인됐다. 글루코시데이스, 아밀레이스 같은 소화효소는 탄수화물을 분해해 포도당 농도를 조절하는데, 이를 억제하면 체내 포도당 흡수를 늦춰 식후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선씀바귀(왼쪽), 배초향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줘 당뇨 예방 효과가 확인했다.(제공=농진청)
선씀바귀(왼쪽), 배초향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줘 당뇨 예방 효과가 확인했다.(제공=농진청)

지방 축적률(세포 실험) 측정 결과에서는 섬쑥부쟁이와 쑥부쟁이 추출물이 지방 전구세포에서 지방 세포 분화를 억제했다.

지방세포 분화를 유도한 뒤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실험구의 지방 축적률을 100으로 봤을 때 섬쑥부쟁이를 물로 추출한 추출물의 지방 축적률은 70% 수준이었다. 쑥부쟁이를 에탄올로 추출한 추출물의 지방 축적률은 83%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방 축적을 막는 공액리놀레산(CLA)의 지방 축적률이 86%임을 고려하면 섬쑥부쟁이는 물로, 쑥부쟁이는 에탄올로 추출할 경우 양성 대조군인 공액리놀레산보다 더 우수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선씀바귀의 뿌리·싹과 배초향 잎, 섬쑥부쟁이 싹, 쑥부쟁이 잎은 식품공전에 등록돼 있어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섬쑥부쟁이(왼쪽)와 쑥부쟁이 추출물은 지방 전구세포에서 지방 세포 분화를 억제해 비만 예방에 효과가 확인됐다.(제공=농진청)
섬쑥부쟁이(왼쪽)와 쑥부쟁이 추출물은 지방 전구세포에서 지방 세포 분화를 억제해 비만 예방에 효과가 확인됐다.(제공=농진청)

이번 연구결과는 3편의 논문으로 식품 관련 국내 전문학술지에 게재됐으며,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선씀바귀와 배초향은 체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항당뇨 소재로, 섬쑥부쟁이와 쑥부쟁이는 항비만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금숙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장은 “산나물은 몸에 좋은 식재료로 인식돼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식단에 많이 활용돼 왔지만 과학적 실험 결과가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반찬으로 이용이 한정된 산나물의 활용도를 넓히고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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