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업계, 코로나 2년차에도 호실적 행진
식품 업계, 코로나 2년차에도 호실적 행진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2.0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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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수요에 가격 인상 등으로 선방…영업이익 두 자릿수 증가
CJ, 매출 25조 8000억…영업익 2년 연속 1조 넘어
동원, 3조 3900억…SPC 15.9% 성장 2조 9400억
농심, 이익 17% 신장…외형 2조 6200억에 1050억
롯데제과-오리온 2조 대…이익은 오리온이 앞서

식품업계가 코로나19 2년차를 맞은 작년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 값 폭등으로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작년 중순부터 꺼내 든 가격 인상 카드가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며 선방을 펼쳤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의 기승으로 집밥 수요가 다시 증가한 점이 주효했는데, 대다수 업계 영업이익률이 20% 이상 증가해 실속 있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하며, 식품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코로나19 일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돌파함에 따라 앞으로도 집밥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 상반기에도 수익성 개선 효과는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작년 매출 25조 8000억 원, 영업이익 1조 6200억 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6.4%, 19.2% 증가다. 원재료 가격이 오른 품목을 중심으로 판가 인상에 나섰고, 해외 매출 비중이 60% 수준으로 높아지며 영업이익은 2년 연속 1조 원을 넘었다.

SPC삼립은 작년 4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고 공시했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2년 연속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수치다. 작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 9470억 원, 6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9%, 28.6% 상승했다.

베이커리와 푸드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온라인 유통 플랫폼 확대로 온라인 사업 매출이 전년 보다 133% 성장한 963억 원을 기록했다.

SPC삼립은 올해 베이커리와 푸드, 온라인과 오프라인, B2B와 B2C를 아우르는 ‘옴니 푸드플랫폼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 오는 2024년까지 매출 4조 원, 영업익 11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원F&B는 자회사 동원홈푸드의 선전에 힘입어 작년 매출 3조 3928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HMR·외식·축육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동원홈푸드에서만 1조 4722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동원F&B 전체 매출의 40%가 넘는 수준이다.

올해 동원F&B는 효자품목인 참치캔, 상품죽 품목에 집중하면서도 동원홈푸드만의 식자재, 조미소스 등 B2B 사업 강화는 물론 축육 부문은 단백질 시장 강화, 외식 부문은 배달 시장이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과 시장 라이벌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작년에도 각각 매출 2조 3689억 원, 2조 1393억 원으로 초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단 영업이익은 오리온이 3816억 원을 기록해 1197억 원의 롯데제과를 압도했다.

올해 롯데제과는 해외시장에 집중한다. 오리온이 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 등 해외시장에서 거둔 성과의 격차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롯데제과의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27.9%지만 오리온은 66.3%에 달한다.

올해 양대 제과업체의 격돌지는 러시아다.

롯데제과는 올해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공모해 조달된 자금을 기반으로 해외 생산량을 늘릴 전망인데, 첫 타깃으로 러시아 시장을 겨냥했다. 올해 러시아에서 20% 이상의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다.

대표 인기 품목인 초코파이의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약 340억 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라인 및 창고 건물을 증축한 롯데제과는 프리미엄 파이 ‘몽쉘’도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작년 연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초코파이 효과다.

오리온은 올해 러시아 트베리주 크립쪼바에 신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2개 공장의 생산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현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앞으로 매출 성장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오리온은 신공장 가동을 통해 초코파이의 공급량을 연간 10억 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파이, 비스킷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여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시장도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최대 수혜 품목으로 등극했다가 소맥, 팜유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발목을 잡히며 작년 3분기까지 어려움을 겪은 라면업계도 판매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이 회복세에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농심은 4분기 연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각각 6739억 원, 312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17.7%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른 연간 매출액은 2조 6291억 원, 영업이익 1059억 원이다.

라면업계는 올해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전 세계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K-라면의 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작년 라면 수출액은 6억 790만 달러(1~11월 기준)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이에 농심은 올해 미국 제2공장 설립을 마무리 짓고 가동을 시작해 연간 8억 5000만 개에 달하는 라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삼양식품은 작년 미국법인 삼양아메리카 설립에 이어 중국법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 설립을 앞두고 있으며, 시리아와 레바논 등 중동 지역에도 진출한다.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적은 오뚜기 역시 올해는 동남아 및 중화권을 먼저 공략하고 유럽으로 공략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식품업계는 원재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수익성 하락 우려가 많았지만 판가 인상을 통한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 호실적을 거둔 해였다. 하지만 현재도 원재료 값이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올해 식품업계 실적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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