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푸드테크 기반 자판기·무인 판매 확산
농식품 푸드테크 기반 자판기·무인 판매 확산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2.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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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가져온 뉴노멀…최저 임금 인상에 소비자 비대면 결제 선호로 수도권서 성업
배스킨·롯데리아 등 대기업도 무인 매장 운영
풀무원·아워홈은 밀키트 등 자판기로 판매
유통기한 짧은 신선식품 무인 점포도 증가

농식품을 자판기와 무인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밀키트 무인매장부터 농산품 자판기까지 푸드테크를 기반으로 한 무인화 기술이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에선 배송 드론과 무인 계산대 등 무인화, 자동화 기술이 접목된 제품이 가장 큰 이슈가 됐다. 또 올해 5월 개최 예정인 독일의 유통 기술 전시회 ‘유로시스(EuroCIS) 2022’도 핵심 주제로 ‘무인화’를 꼽을 정도로 비대면 기술, 유통 무인화는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대면 위주의 정책이 촉발되면서 키오스크 등 사람간 접촉을 대체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한 수요 증가로 무인 식품매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풀무원의 출출키친, 배스킨라빈스의 플로우 매장, 프레시스토어,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 역삼점. (사진=각 사)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대면 위주의 정책이 촉발되면서 키오스크 등 사람간 접촉을 대체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한 수요 증가로 무인 식품매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풀무원의 출출키친, 배스킨라빈스의 플로우 매장, 프레시스토어,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 역삼점. (사진=각 사)

이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또 다른 뉴노멀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확대로 인한 노동력 부족 및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비대면 결제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맞물려 많은 매장들이 무인화, 비대면 트렌드를 따르게 됐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이 무인점포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결제’하고 ‘일정 연령 이하는 특정 제품의 구매를 금지’하는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 무인 점포는 쉽게 도입할 수 없는 모델이었기에 고객의 신원을 증명하고, 비대면 결제를 편리하게 하는 무인화 기술은 지속 개발 중이다.

식품업계의 무인 매장은 주로 테이크아웃의 형태로 진열대나 기계를 놓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만 확보되면 운영이 가능하기에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키오스크를 도입하거나 음료, 아이스크림, 밀키트 등 취급하기 쉬운 상품을 대상으로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나 식품 대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무인 체험을 강화하는 등 공간 마케팅까지 더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테크놀로지 기반 마케팅 솔루션 컴퍼니 ‘섹타나인’과 협업해 사물인터넷 무인 솔루션을 도입한 무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점포 ‘플로우’를 론칭했다. 플로우는 24시간 매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상품을 사고 배달할 때까지 완전 비대면으로 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 매장으로, 이를 플랫폼 삼아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콘셉트를 내세운 매장답게 기존 매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오가닉, 프로바이오틱스 등 이색 메뉴뿐만 아니라 젤리, 시리얼, 스낵 등 디저트 라인 총 120종을 제공한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는 비대면 무인 플래그십 스토어 ’L7 홍대점’을 열었다. 비대면·셀프로만 이용 가능한 ‘스마트 존’을 운영하고 픽업 박스 등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를 시범 적용하는 테스트베드형 매장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목표매출액을 약 40%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 역시 노브랜드버거 역삼점을 자동 조리 장비, 서빙 로봇을 적용한 무인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소비자가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자동 조리 장비가 버거를 만들고 서빙 로봇이 전달해준다. 매장에선 로봇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활동하며 제조과정 일부를 고객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또 모닝 메뉴 등 기존 노브랜드 버거에 없었던 새로운 메뉴도 시범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푸드 측은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사용되는 서빙 로봇을 근거리 배달 등에 활용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아워홈이 최근 도입한 ‘픽앤조이’에선 샐러드, 도시락, 국탕찌개, 밀키트 등을 갖춘 무인 판매 플랫폼으로 24시간 픽업할 수 있다. 자사 브랜드뿐만 아니라 밀키트 1위 업체 프레시지의 밀키트 제품도 비치해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구내식당을 대체할 미래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 측은 작년 6월 선보인 무인자판기 ‘헬로잇박스’와 무인 픽업시스템 ‘픽앤조이’로 이원화해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풀무원의 ‘출출키친’은 스마트 자판기 ‘출출박스’와 정기 구독서비스를 결합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도시락을 주문하면 근처 출출박스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고, 10명 이상 구독 시 배달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엔 체중조절식 ‘잇슬림’이나 질환관리식 ‘당뇨케어밀플랜’ 등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건강한 식자재에서 한 발 더 들어가 소비자 개인에 맞추도록 다원화한 것.

육류, 소채류 등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을 무인 자판기로 판매하는 점포인 ‘프레시스토어’도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 외에도 밀키트, 조리식품, 주류까지 판매제품을 늘렸다. 자판기로 신선식품의 신선도, 품질을 유지하고, 사물인터넷기술을 통해 자영업자, 소비자가 재고 관리도 가능하다. 작년 문을 연 서울 서초동 프레시스토어 강남점의 경우 카페형 구조로 구입한 음식을 매장 내에서 취식도 가능하게 됐다. 이곳에선 구입한 음식을 접시에 담는 플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셰프가 상주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인 식품매장에 대한 관심도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대면 위주의 정책이 촉발되면서 키오스크 등 사람 간 접촉을 대체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한 수요 증가로 관심도가 높아졌다. MZ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장소에 스마트 매장이 입점하고 대기업의 스마트 점포 출점이 가속화됨에 따라 소비자의 관심도는 매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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