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단백질을 잡아라” 식품-비식품 선점 경쟁
“대체단백질을 잡아라” 식품-비식품 선점 경쟁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4.04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량 위기 속 미래 신성장 동력…SK그룹·한화솔루션 대규모 투자
글로벌 시장 연 9.5% 신장 3년 내 178억 불 규모
국내도 고성장…작년 155억으로 1년 새 대폭 증가
식품 기업, 배양육 등 스타트업 발굴·전략적 제휴 러시
신기술 영역…명확한 용어·정의 등 정립 안 돼 걸림돌

한화솔루션이 최근 미국 대체육 스타트업 핀레스푸드가 진행하는 3400만 달러(약 420억 원) 규모 시리즈 B(두번째 기관투자)에 참여했다. 핀레스푸드는 생선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뒤 유사한 맛의 인공육을 만드는 기술 기업이다. SK그룹 투자 전문 회사 SK도 작년 말 미국 대체 단백질 기업 퍼펙트데이에 5500만 달러(약 650억 원)를 추가 투자했다. 2020년 약 540억 원을 투자한 지 1년 만이다. 퍼펙트데이는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유 단백질 생산에 성공했다.

식품기업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대체 단백질’을 선택했다. ESG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대체 단백질’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대체 단백질 산업은 건강과 안전,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8년 기준 96억 달러(약 11조 원)로 추산되는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은 연평균 9.5%씩 성장해 오는 2025년 178억 달러(약 21조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대체 단백질 시장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지만 식품기업을 비롯한 타 산업 대기업까지 가세하며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2020년 약 115억 원에서 작년 약 155억 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국내 식품기업뿐 아니라 타 산업 대기업까지 대체 단백질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며 향후 기업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사진은 김강립 식약처장(맨 왼쪽)이 풀무원기술원을 방문해 식물성 대체식품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제공=식약처)
최근 국내 식품기업뿐 아니라 타 산업 대기업까지 대체 단백질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며 향후 기업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사진은 김강립 식약처장(맨 왼쪽)이 풀무원기술원을 방문해 식물성 대체식품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제공=식약처)

상황이 이러자 그동안 전통적 식품에 집중해오던 식품기업들도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대체식품 관련 인수·합병(M&A)은 물론 대체 단백질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전략적 제휴 및 투자를 가속화하며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국내외 스타트업들과 미국 대체 단백 전문 펀드 등 10여 곳에 투자를 했다. 미요코스 크리머리(Miyoko’s Creamery), 플렌터블(Plantible), 시오크밋(Shiok Meats) 등 미래 대체식품 관련 기업이다. 또한 글로벌 대체단백 전문펀드 중 최대 규모인 우노비스(Unovis)에도 투자해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유망 스타트업의 투자 및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배양육 선도기업인 스페이스에프와 배양육 및 세포 배양용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이 구축한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와 배지 원료생산 기술에 스페이스에프가 보유한 세포배양 기술을 접목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

스페이스에프는 동물성 단백질 대체식품 소재를 연구하는 기업으로, 배양육 생산에 필수적인 근육줄기세포 분리 배양, 근육 조직 형성, 무혈청 배지 개발 등에 대한 특허 및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대상은 이에 앞서 무혈청 배지 전문기업 엑셀세라퓨틱스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롯데제과는 식용 곤충산업에 집중해 미래 대체 단백질 산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최근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Aspire food Group)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은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다. 독자적인 귀뚜라미 사육 방식을 개발하고 AI 및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시켜 무인 자동 생산시스템으로 발전시킨 최첨단 푸드테크 기업이다.

아울러 SPC삼립은 식물성 달걀 시장에서 주목받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체 단백질 기업 저스트(Eat JUST)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풀무원은 어류 세포를 배양해 해산물을 생산하는 혁신 식품기업 블루날루(BlueNalu)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농식품부도 오는 2025년까지 대체 식품소재 발굴 및 가공·배양 등 산업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사업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며, 소재 탐색 및 가공적성 연구, 가공·제품화 기술 개발 등은 물론 세포배양 원천기술, 배양액 등 연관 기술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또한 대체식품 연구개발 비용(최대 40%) 및 사업화 시설 투자 비용(최대 15%)에 대한 기업 대상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분야별 연구개발 총괄 과제와 시장조사 사업 등을 활용해 산업 및 기술 동향에 대한 전문적 지식·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경을 고려한 동물복지, 채식주의자 증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식량 위기 등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며 국내에도 대체 단백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이러한 인식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식품산업에서의 성공 여부는 ‘대체 단백질’ 연구개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부재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식품 분야이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명확한 명칭이나 용어, 정의 등이 정립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새로운 트렌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대체식품 분야에 있어 우리나라의 식품산업도 이미 글로벌 식품기업들과의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정립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식약처 식품기준과 관계자는 “새로운 연구개발로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배양육 등의 대체 단백질 산업에 대해 식약처도 대비책을 마련하고 현재 정책 운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용어, 명칭 등 표준화된 가이드라인도 업계, 학계, 소비자 등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