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김치’ 코로나 특수 세계인 입맛 공략
‘진격의 김치’ 코로나 특수 세계인 입맛 공략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4.14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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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출 89개국에 10.7% 늘어난 1억 5900만 불…제품 다양화·거점 확대
대상, LA 공장 본격 가동…세계화 전초 기지
CJ ‘비비고 김치’ 물량 급증…글로벌 공략 박차
풀무원, 국산 김치 미국 공급…월간 30% 고성장
샘표도 출사표 간편한 소용량 캔김치 내세워

‘우리 김치’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상을 위해 날개를 펼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억 5992만여 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7900만 달러에서부터 작년까지 6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치다. 수출국은 일본, 미국, 홍콩, 대만,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 89개국으로 확대됐다. 특히 코로나19의 국제적인 확산 이후 한국 김치에 유산균과 항산화 성분, 면역력 강화 성분 등이 알려졌고, K-문화의 인기로 덩달아 높아진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에 김치를 찾는 세계인은 더욱 많아졌다.

△해외 시장에서 김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김치 생산량 확대 및 제품 다양화 등 수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대상 LA 공장 전경.
△해외 시장에서 김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김치 생산량 확대 및 제품 다양화 등 수출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대상 LA 공장 전경.

이에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김치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입맛에 맞게 김치 수출 제품을 다양화하고 해외 거점을 확대하는 등 업계의 노력이 돋보인다.

대상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 지역에 김치 생산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국내 총 김치 수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함에 발판삼아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 사업의 연간 매출액을 1000억 원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은 연간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 라인과 원료 창고 등 기반 시설을 갖췄다. 대상 LA공장에서 생산하는 김치는 전통 김치의 맛을 살린 종가 오리지널 김치를 비롯해 글루텐프리, 비건 등 미국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비건 김치, 백김치, 비트김치, 피클무, 양배추 김치 등 10종이다.

LA공장 가동으로 대상은 미국 내 종가집 김치의 영업과 유통, 판매 관리 등에 있어서도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자 니즈에 빠르게 대처하고, 원재료 수급에서도 유연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대상은 글로벌 시장용으로 김치 5종을 내놓기도 했다. 종가집 김치 3종은 미국·유럽 현지인이 선호하는 채소인 양배추·케일·당근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매운맛을 싫어하는 현지인들을 위해 개발한 마일드 김치 2종도 함께 선보였다. 대상은 신제품을 앞세워 미국, 유럽을 비롯해 오세아니아, 중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일본, EU,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미국 등에 ‘비비고 김치’를 수출 중인 CJ제일제당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출 규모 또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2021년 전년 대비 40%가량 수출량이 늘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작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고 베트남 현지에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는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단지김치 수출량을 더욱 높여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향후 미국 내 7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 아시안 식품 유통업체에 입점할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핵심 품목이 된다는 목표다.

풀무원은 김치 제품의 제형 변화로 글로벌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젓갈을 빼고 동남아풍 스리라차 소스를 가미해 새콤달콤한 맛을 낸 비건 김치 ‘김치 랠리쉬’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김치 랠리쉬는 양념, 소스 등으로 어디에든 활용할 수 있어 신개념 김치 카테고리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

풀무원은 풀무원은 지난 2019년 5월 전북 익산에 준공한 풀무원 글로벌김치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중 미국 월마트에 가장 먼저 입점한 만큼 미국 김치 시장 43%를 점유하며 전년대비 월평균 30%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샘표는 최근 캔 형태의 김치를 출시하며 유럽, 미주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샘표 캔 김치’는 해외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소용량(160g) 캔 제품으로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냄새가 나지 않고, 맛이 변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샘표 주력 발효에센스 ‘연두’를 가미해 비건 소비자들도 김치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아울러 샘표는 간편 소스·양념 브랜드인 ‘새미네 부엌’을 통해 김치맛 양념 소스로 간편화한 제품으로 현지에 맞게 보완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정체로 해외 시장 확대가 필수적인 데다 과거와 달리 이른바 메인스트림에서도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올해 식품업체들이 수출 품목과 국가를 더 다양화하고 현지 식품 공장 가동을 통해 식품 영토를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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