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서부 가뭄에 세계 식량난 심화 우려
미국 남서부 가뭄에 세계 식량난 심화 우려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05.27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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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한발…식수·농업용수 제공하는 미드호 수위 바닥
옥수수 등 파종 평년의 절반…밀 가격 전례 없는 수준 예상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식량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남서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를 포기한 농가가 속출해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질까 우려되고 있다.

코트라 뉴욕무역관에 따르면, 2000년부터 23년간 가뭄을 겪고 있는 미국 남서부지역이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주요 식수원이자 각종 용수로 활용되는 미드호의 수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에 각 주 정부는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평균 이상의 강수량이 수년간 이어져야 현재의 가뭄을 끝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해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농가들도 위기를 맞고 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과일 소비량의 3분의 2를 생산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최근 3년 극심한 가뭄으로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또 토마토, 옥수수, 멜론 등 매일 소비되는 작물의 생산량이 매년 줄고 있으며 특히 올해 최악의 해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USDA)도 올해 옥수수 파종이 예상 수치의 22%만 진행됐다고 보고했다. 지난 5년간 평균 수치가 50%인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대두는 12%, 밀은 27%가 파종됐으며 지난 5년간의 평균치는 각각 24%, 47%로 역시 절반 수준 정도다.

이에 따라 선물 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식량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 정도 인상됐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 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밀 가격은 전례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마저 자국의 밀 수출 금지를 결정해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한편, 유엔에 따르면 곡물을 전략 자원으로 지정하고 수출을 금지한 나라가 35개국에 달한다. 자원 패권 경쟁이 식량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무역관은 대부분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자구책 마련과 함께 곡물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선물시장에서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등 민첩한 대응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수입 곡물 외에도 국내산 쌀 같은 대체품을 찾거나 생산량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식량 보호주의에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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