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업체, 고성장 외식 사업 도전 잇따라
식품 업체, 고성장 외식 사업 도전 잇따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8.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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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정체 비해 외식은 200조 규모…매출 증대 통해 수익 제고
매일홀딩스 ‘더 키친 일뽀르노’ 6개 매장 운영
오비맥주, 수제 맥주 전문점 이어 레스토랑 개설
농심·풀무원 등 식물성 식품 전문 식당 눈길

식품업계가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극복 방안 일환으로 ‘외식사업’ 영역에 도전을 선언했다. 식품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수익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매출 확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1~2% 성장세에 머무는 국내 식품시장과 달리 외식시장 규모는 약 200조 원으로 추산되며, 매년 7~8%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되며 음식 배달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약 25조6800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2.6배 성장했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며 하락세를 띠고 있으나 이미 소비자들에게 배달이 일상의 문화로 정착해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등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점을 간파한 업계에서도 무리하게 식품 브랜드를 늘리는 것보다는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된 외식 수요를 알맞게 공략한다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식품업계가 매년 성장 중인 외식사업에 뛰어들며 안정적 매출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왼쪽)은 매일홀딩스가 운영 중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뽀르노’와 농심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식품업계가 매년 성장 중인 외식사업에 뛰어들며 안정적 매출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왼쪽)은 매일홀딩스가 운영 중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뽀르노’와 농심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매일홀딩스가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뽀르노(The Kitchen Il Forno)’를 앞세워 재차 외식사업에 시동을 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 2006년부터 여러 외식 브랜드를 내며 외식사업에 집중해 온 매일홀딩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비자 반응이 가장 좋은 ‘더 키친 일뽀르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문을 연 역삼 센터필드점을 포함해 서울 광화문점, 청담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 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도 추가 지점을 낼 계획이다.

매일홀딩스는 지난 13년간 살바토레 쿠오모 브랜드를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맛과 품질에 집중하고, 공격적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오비맥주도 벨기에 전통 음식과 자사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아를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 ‘프리츠 아르투아’ 매장을 오픈했다.

오비맥주는 작년 10월 용산구 한남동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프리츠 아르투아’를 오픈한 바 있다. 당시 소비자 반응이 뜨거워 정식 매장을 연 것으로 풀이되는데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등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를 갖고 있는 오비맥주가 글로벌 식문화를 내세워 본격적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에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수제맥주 전문점 ‘구스아일랜드’의 가맹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본격적인 외식사업에 뛰어 들었다.

농심과 풀무원, 신세계푸드는 코로나19 이후 대세 품목으로 자리 잡은 식물성식품을 사용해 외식을 제공하는 전문 레스토랑을 열어 주목을 끌고 있다.

농심은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잠실 롯데월드몰에 열었다. 기존 대다수 비건 레스토랑이 햄버거,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라는 점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식재료도 지역 농가와 협력을 통해 엄선하고, 재료 본연의 맛과 대체육의 조화를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메뉴를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100% 식물성 식재료로 즐길 수 있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레스토랑 ‘플랜튜드(Plantude)’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건 식문화 확대와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으로 외식업계의 식물성 트렌드를 리딩한다는 계획인데, MZ세대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작년 7월 대체단백 ‘베러미트’를 론칭하며 시장 진출에 나선 신세계푸드는 최근 강남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식물성 정육 델리 팝업스토어 ‘더베러’를 오픈했다.

고기 본연의 풍미는 살리되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 발색제, 보존료 없이 식물성 원료로만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 음식을 만들었다. 특히 ‘더베러’는 젊은 세대들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 연출에 심혈을 기울여 압구정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내수시장 포화상태가 심각해져 식품산업 내에서의 경쟁 자체가 ‘제 살 깎아먹기’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서도 타 영역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며 “특히 외식사업은 진출 장벽이 높지 않고 식품사업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반영할 수 있어 업계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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