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겨자 소스·해바라기씨유 등 식품 품귀 여전…공급망 재편 추진
프랑스, 겨자 소스·해바라기씨유 등 식품 품귀 여전…공급망 재편 추진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2.10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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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생산 1.5배 늘리고 유채씨유로 대체
펫푸드·사료도 부족…가금류 가격 42% 급증
와인은 유리병 모자라 제조 못해 대안 모색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상기후 등으로 심화된 식량 위기가 아직도 여전한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겨자소스와 해바라기씨유, 와인병, 펫푸드 등 일부 식품 소비재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서 정부 차원의 공급망 재편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트라 파리무역관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조금씩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원자재 수급 문제로 일부 식품 품목의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이 겨자소스와 해바라기씨유다. 특히 겨자소스는 2022년 프랑스에서 가장 큰 품귀현상을 일으킨 상품이다. 겨자소스의 품귀현상은 2021년 여름이 시초였다. 프랑스 겨자씨 공급의 80%를 담당하는 캐나다에 폭염과 가뭄이 덮치면서 겨자씨 생산이 30%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프랑스의 주요 겨자 수입국이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원료 공급이 불가능했다. 이에 프랑스의 겨자 상품 생산은 절반으로 줄었고, 2022년 초부터 가격이 급등해 소매 가격이 10~16%까지 치솟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프랑스에서는 업계를 중심으로 겨자 국내 생산량을 점차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 영향으로 2022년 프랑스 국내 겨자씨 생산은 전년 대비 1.5배가 증가했다.

해바라기씨유도 러-우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 세계 80%의 해바라기씨유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프랑스 해바라기씨유의 절반을 담당하는 수출국이다. 공급 차질을 빚은 프랑스 요식업, 식품업계는 해바리기씨유를 유채씨유로 대체해 사용했다. 2023년 현재 프랑스의 해바라기씨유 공급 상황은 나아졌지만 대형유통망에서는 여전히 수요만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보도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러-우 사태 등으로 겨자소스와 해바라기씨유, 와인병, 펫푸드 등 일부 식품의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프랑스 정부는 기업 지원책 마련은 물론 공급망 재편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프랑스에서는 러-우 사태 등으로 겨자소스와 해바라기씨유, 와인병, 펫푸드 등 일부 식품의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프랑스 정부는 기업 지원책 마련은 물론 공급망 재편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프랑스는 자타 공인 와인 강국이자 종주국이다. 전세계 와인 생산량의 4분의 1 정도를 생산한다. 하지만 와인을 담을 유리병이 부족해 와인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프랑스 독립와인생산자연합은 유럽 유리병 생산의 75%를 담당하는 우크라이나 공장들이 2022년 봄부터 일제히 가동을 중단해 현재 와인을 담아 판매할 와인병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앵포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보르도 일부 지역의 와이너리에서는 약 40만 병 규모의 와인이 병입되지 못하고 저장고에 남아있는 실정이다.

와인용 유리병 도매가격은 약 20%가 급증했고,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라벨 포장지, 코르크 마개, 운송비 등이 함께 오르면서 와인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프랑스 와인 유통 관계자는 무역관과 인터뷰에서 "10년이 넘도록 업계에 있으면서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 현재 업계 전체가 예민한 상태다. 배송 며칠을 앞두고 거래가 취소되기도 하고, 소매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의 와인병과 다른 크기나 모양, 재활용 병 등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펫푸드와 사료도 품귀현상에 직면했다. 습식 및 건식사료 원재료의 공급망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러-우 사태에 따른 곡물 가격 폭등이 한몫을 했고, 이에 더해 유럽 내 조류독감과 돼지열병의 유행으로 곡물과 함께 사료의 중요한 재료를 차지하는 동물성 단백질 공급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반려동물사료생산자조합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으로 가금류 가격이 42% 급등했으며, 특히 오리고기는 한때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반려동물 사료 가격이 크게 올라 대체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지만 급등한 운송비와 포장 비용으로 유럽 외 국가로 변경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러한 수급 불안이 인플레이션의 심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프랑스 정부는 단기적인 기업 지원책을 마련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프랑스 및 EU 내 생산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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