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 TRQ 국영무역 공매 제도 폐지를”
“대두 TRQ 국영무역 공매 제도 폐지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5.2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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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경쟁 인한 가격 인상, 자금력 약한 소상공인에 불리
콩가공식품협회 등 8개 단체 국무총리에 탄원서 제출

한국콩가공식품협회, 한국연식품협동조합, 장류협동조합 등 국내 대두 가공 8개 실수요단체가 수입대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방안으로 수입대두 TRQ 국영무역 공매(직배)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매(직배) 제도 도입 후 업계간 불필요한 가격 경쟁으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식용대두 TRQ 물량으로 연 23만 톤가량을 수입하고 있다. 이중 약 1만1000톤가량을 수입권공매를 통해 제공하고, FTA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21만 톤가량을 국내 대두 가공 실수요단체에 배분해 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갈수록 물량 부족 사태가 가속화되자 정부에 물량 증량을 요청했지만 국산대두 소비 확대를 위해 수입대두 공급 물량을 축소하던 정부는 타개책으로 국영무역 식용대두 공매(직배)제도를 도입했다.

2019년부터 도입된 이 제도는 기존 단체에 배분되는 물량 중 10%를 필요한 단체에서 입찰을 통해 추가 구입하도록 한 것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배정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도한 경쟁을 통한 가격인상을 부추기고, 동일한 대두를 인상된 가격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불합리성, 자금력을 비롯한 열악한 경영환경과 낮은 점유율의 영세소상공인 공매는 또 다른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단체 중 한 관계자는 “공매(직배) 제도 이후 현재 2만톤 가량이 줄어든 19만 톤가량의 식용대두를 단체가 배분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물량이 부족한 단체에서는 추가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배분받는 직배가격에 약 15%가량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단체 관계자는 “작년 기재부의 TRQ 물량 증량의 대부분을 공매입찰로 공급했음에도 15%의 입찰 상한가를 제출하지 않는 이상 낙찰받을 수가 없었다. 실제 작년 11월 직배가격의 인상으로 kg당 1400원의 직배가격을 15% 인상된 1610원으로 입찰해야 낙찰이 가능했다”며 “이러다보니 가격경쟁력을 갖춘 큰 단체에서만 물량을 확보하고 나머지 영세한 단체는 물량이 감소하는 양극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 물량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 영세한 단체는 수급 문제로 고초를 겪는다. 거래처와의 계약 문제 등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현행보다 kg당 200원가량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원료를 공급받지만 제품값은 올리지 못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가 되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러-우 전쟁으로 인한 국제곡물가 상승 등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실수요업계는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수출 증가, 내수 판로 확대 등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충분한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공매(직배) 제도를 통한 가격인상 요인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합리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해 건강 트렌드를 타고 각광받고 있는 두부, 장류, 두유 등 다양한 식품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시장에서도 K-푸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영무역 공매제도 폐지’ 탄원서를 대통령, 국무총리, 여야 양당대표, 농식품부 장관,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에게 제출한 상태다.

이러한 주장에 aT 수급관리담당 관계자는 “현재 단체에 공급하는 수입대두의 가격도 수입가 대비 kg당 200원가량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공매(직배)제도는 협·단체에 가입되지 않은 영세한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마련한 것이다. 이 제도가 없으면 이들은 물량 자체를 확보할 수가 없다. 물량이 부족하다면 기재부에 증량을 요청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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