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원대 와인 시장…유통·식품 업체 경쟁
2조 원대 와인 시장…유통·식품 업체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06.08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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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물량 7만1000톤으로 성숙기…이마트 연매출 1500억 넘어
400여 종 갖춘 롯데마트 ‘보틀벙커’ 지방으로 확장
신세계그룹-현대百 수입 유통사 통해 사업 확대
SPC그룹 수입 전문 업체 설립 자사 매장 공급
hy도 주류 수입면허 취득 와인 판매 사업 개시

유통가의 와인 사랑이 엔데믹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와인을 직수입·유통하는 전문 자회사를 인수하거나 해외 와이너리를 사들이는 등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와 신세계가 와인 특화 대형 매장을 선보이고, 주류 수입·유통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와인 시장에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갤러리아도 와인 자회사인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하고 주류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최근 밝혔다. 작년 말엔 미국 법인을 통해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세븐 스톤즈를 인수하며 와인 사업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유통업계가 시장 성숙단계에 접어든 와인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
△유통업계가 시장 성숙단계에 접어든 와인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기준 1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성장했고, 작년엔 2조원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와인 수입량은 2019년 4만3595톤에서 작년 7만1020톤까지 증가했다. 홈술, 혼술이 증가하면서 소맥 중심의 국내 주류 문화가 맥주, 위스키, 프리미엄 증류주 등과 같은 고급주류로 이동하고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수입량 증가율은 20219년 8.0%, 2020년 24.4%, 2021년 41.5%까지 커졌다가 2022년에는 –7.3%에 그쳐 팬데믹 기간에 급성장한 후 성숙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앞서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보틀벙커, 와인클럽과 같은 와인 특화 매장을 선보이며 주류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2008년 설립한 주류 수입·유통사인 신세계L&B를 통해 주류 사업을 본격화했다. 작년엔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아드를 인수하며 고급 와인 경쟁까지 확보했다.

이마트, 편의점 이마트24,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유통 계열사를 통해 와인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4900원 와인 ‘도스코파스’를 출시에 1년 만에 200만 병을 팔며 국내 와인 대중화를 선도하고, 와인 매출 또한 연간 1500억원이 넘어서는 등 성과를 보이자 스타필드 하남 지하 1층에 와인 특화 매장인 ‘와인클럽’을 오픈했다. 400평 규모의 매장에서 와인을 중심으로 위스키와 수입주류 약 7000여 개 제품을 판매한다.

와인클럽은 약 20평 규모의 와인랩을 조성해 와인저문가의 강의를 진행하고 고유의 향을 즐길 수 있는 아로마 체험존을 도입했다. 56종의 다양한 와인을 구매해 맛 볼 수 있는 테이스팅 존도 운영한다.

롯데그룹은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와인을 수입하며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계열사를 통해 와인 사업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4000여 종의 와인 등 주류를 선보이는 ‘보틀벙커’를 제타플렉스에 선보이며 큰 관심을 받았다. 보틀벙커는 제타플렉스점에서만 오픈 이후 4개월동안 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에 창원 중앙, 상무점에도 문을 열었다.

보틀벙커에는 와인 등 다양한 주류를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 탭과 함께 이와 함께 곁들일 푸드 페어링 코너도 별도로 마련해 냉동식품, 치즈, 스낵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연내 국내외 와이너리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은 와인수입유통사 비노에이치 설립 이후 와인 전문 매장 ‘와인웍스’를 확대 운영 중이다. SPC 그룹은 프랑스 와인 수입 전문 업체 타이거인터내셔날을 세우고 자사 매장에 와인을 공급하고 있으며, hy 또한 지난 4월 주류수입면허를 취득하고 와인 수입 유통사업을 개시했다.

식품·유통업계에서 와인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와인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며 지속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엔데믹을 맞으며 유흥시장의 부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자 일각에선 시장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홈술 트렌드를 타고 와인 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엔데믹을 맞으며 유흥시장이 부활하고 와인 시장 성장이 한 풀 꺾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하지만 와인 문화가 일상화, 대중화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이러한 추세는 시장이 성숙하기 위한 과정으로 와인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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