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온라인 판매, 3명 중 2명 찬성 속 부작용 걸림돌
주류 온라인 판매, 3명 중 2명 찬성 속 부작용 걸림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11.17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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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절반, 통신판매 규제 완화 필요성 제기
미성년자 구매 우려…대비책 마련 땐 찬성 68%
성인 인증, 문제 해소…영국선 단계별 연령 확인
영세한 도·소매점 매출 감소로 골목 상권 잠식
전통주 시장 위축 가능성도…보완책 강구 필요
국세청 “보건·산업 등 대립…중립적 입장 논의”

MZ 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며 이커머스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주류에도 소비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 성장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한 온라인 판매가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도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데 있어 미성년자의 구매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하고 관리할지가 가장 주요한 쟁점이 되고 있으며, 대형 온라인 채널의 독과점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보이고 있다.

최승재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APISWA)이 주관하는 ‘주류통신판매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포럼’에서 다수의 정부부처 및 유관 업계 관계자들이 주류통신판매 활성화의 필요성과 실효성 등 관련 쟁점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최승재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APISWA)이 주관하는 ‘주류 통신판매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포럼’에서 다수의 정부부처 및 유관 업계 관계자들이 주류통신판매 활성화의 필요성과 실효성 등 관련 쟁점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지난 10일 최승재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APISWA)이 주관하는 ‘주류통신판매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포럼’이 10일 국회도서관 지하1층 소회의실에서 진행,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된 국내 주류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주류통신판매 허용에 관련된 쟁점 및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엠브레인 김석균 상무는 APISWA의 의뢰로 진행한 주류 소비트렌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주류를 음용하는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1%)이 주류통신판매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긍정했다”며 “온라인 주류 구매 및 배송 허용 시 ‘미성년자 술 구매 증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77%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구매 용이성에 따른 음주 빈도 증가(8%)’ ‘대형 온라인 판매채널 대비 소상공인 경쟁력 약화(5%)’ 등을 우려 사항으로 꼽은 응답자는 전체 10% 이하로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이는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데 있어 미성년자의 구매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하고 관리할지가 가장 주요한 쟁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사에선 전체 응답자의 51%가 주류통신판매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가운데 미성년자의 구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조치가 확보된다면 주류통신판매 허용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68%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설문 결과에 국내 온라인 주류 플랫폼 사업자를 대표해 참석한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는 주류 배달 수령 시 성인 인증을 도입하는 데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기술 발달로 지문이나 얼굴 인식 등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지고 있다”며 “배달된 물건을 수령할 때 앱을 통해 고객에게 생체인증을 요청해 성인인증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류를 구매할 때 신분증 검사 등이 완벽히 이뤄지고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 판매를 통한 성인인증이 오히려 더 정확하게 청소년 주류 구매를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켄트 스카치위스키협회(SWA) 회장은 책임 있는 유통 및 소비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켄트 회장은 “현재 영국은 증류소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에서 주류를 판매할 때는 물론 배송업체가 제품을 배송할 때까지 모든 단계에 있어 연령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며 “미성년자는 물론 만취 또는 알코올 의존증 등 주류 소비가 금지된 소비자에 대한 배송을 제한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잠재적으로 유해한 구매 패턴 또는 비정상적인 배송지를 분석해 평가하고, 사업자와 배달원,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안전한 시장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최근 10년간 11~15세 미성년자의 음주가 꾸준히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앞줄 왼쪽부터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 김석균 엠브레인 상무, 클라스 샤버그(Claas Schaberg)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디렉터, 윌슨 델 소코로(Wilson Del Socorro)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이사,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올리비아 비덴(Olivia Widen)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이사, 마크 켄트(Mark Kent) 스카치위스키협회 회장,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 뒷줄 왼쪽부터 김성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심재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구조개선정책과 과장, 조성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총장, 이완희 국세청 소비세과 서기관,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 (사진=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앞줄 왼쪽부터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 김석균 엠브레인 상무, 클라스 샤버그(Claas Schaberg)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디렉터, 윌슨 델 소코로(Wilson Del Socorro)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이사,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올리비아 비덴(Olivia Widen)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이사, 마크 켄트(Mark Kent) 스카치위스키협회 회장,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 뒷줄 왼쪽부터 김성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심재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구조개선정책과 과장, 조성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총장, 이완희 국세청 소비세과 서기관,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 (사진=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한편 주류의 통신판매를 허용하면 현재 주류를 취급하는 도·소매업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황성필 입법조사관은 “주류 통신판매 허용시 경쟁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편익이 증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주류를 취급하는 도매·소매업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실제 이러한 이유로 종합주류도매업계는 국내 주류시장의 판매 유통 구조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온라인 판매 확대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제조·수입→도매→소매→소비자의 경로로 유통되던 주류가 온랑니 판매를 통해 제조·수입자에서 소비자로 직접 유통되면 영세한 도소매점 매출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유통대기업이 자본과 물류비용 우위를 기반으로 주류 통신판매 시장에 참여하는 경우 중소 골목 상권을 잠식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그는 전통주에 대한 통산판매를 허용한 이유는 이를 보호육성하기 위함인데 주류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대체관계에 있는 전통주 시장의 위축 가능성도 제기했다.

황 조사관은 “주류의 통신판매에 대해 다양한 쟁점과 이해관계가 존재하고 허용 여부에 따른 파급효과도 클 것을 예상되는 바 국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류산업 진흥 및 소비자편익 증대를 위해 점진적으로 주류 통신판매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완희 국세청 소비세과 서기관은 “주류통신판매는 국민 보건 및 산업화 등 다양한 쟁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라며 “국세청은 중립적인 입장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고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신중히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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