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취임 1주년 맞은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
[인터뷰] 취임 1주년 맞은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8.14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션·비전 새로 정립…조직 역량 극대화로 미래 축산 유통 선제적 대응
업무 시스템 정비…조직, 정책·기능 중심 개편 시너지
중요 의사 결정엔 직원과 토론…능동적 수행 기틀 마련
안전·신뢰하는 소비 조성…빅 데이터 활용 부가가치 창출

“축산유통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부 과제 수행기관이라는 틀에 갖춰 정부 정책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는데 애로를 겪었습니다. 이에 취임 후 가장 먼저 조직 혁신을 위한 업무 시스템 정비에 힘써 조직역량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둬 미래 축산유통 정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박병홍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은 지난 1년간 조직 혁신에 큰 공을 들였다. 업무, 구조, 인사, 절차 4가지 분야에서 조직을 진단하고 혁신방안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뒀다. 특히 기관장이라는 직권으로 일방적인 결정보다는 ‘CEO 혁신포럼’ 등을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직원들과 토론을 거쳐 결정하고 있다. 그 결과 직원들 하나하나 정책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결정함으로써 능동적인 축산유통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 원장은 지난 1년간 조직혁신을 통해 미래 축산유통 정책 수행 기관으로서 기틀을 마련했다면 앞으로는 효율적이고 경쟁력을 갖춘 축산유통 체계 확립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축산물 기반 조성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겠다는 포부다. 본지는 박 원장과 대담을 통해 취임 후 현재까지의 축평원의 변화와 미래 청사진에 대해 알아봤다.

- 취임 1년이 지났습니다.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취임 후 조직 혁신을 위한 업무 시스템 정비에 집중했습니다. 공공기관으로서 정부 정책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업무·구조·인사·절차 등 분야에서 조직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업무 분야에서는 축산유통의 관점에서 축평원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미션과 비전을 새롭게 정립했고, 구조 분야에서는 미래 축산유통 정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정책을 지원하고자 조직과 이사회를 개편했습니다.

사업 중심의 조직을 정책과 기능 중심으로 개편함으로써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일례로 축평원은 설립 당시 기관 성격에 따라 이사회가 생산단체 중심으로 구성돼 다양한 분야의 의견수렴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으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당연직 비중을 축소하고 선임직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개편했습니다.

인사 분야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업무에 임하는 기본자세로 5대 핵심가치를 재정립했고, 절차 분야에서는 기관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중요한 의사결정은 ‘CEO 혁신포럼’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직원과 토론을 거쳐 결정하고 있습니다.

- 국내 최초로 저탄소 인증을 받은 한우농가가 탄생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저탄소 인증 축산물 시범사업에 대해 소개한다면?

정부의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구체화되면서 축산분야에서도 환경친화적 축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축산농가의 탄소 감축을 유도하고 환경친화적 축산업으로 전환하고자 정부 주도하에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하게 됐습니다.

지난 1월 저탄소 축산물 인증 기관으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한우 농가를 대상으로 저탄소 인증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범사업에 참여할 한우농가를 모집해 지난달 말부터 일부 유통 전문업체나 백화점 등과 계약을 맺은 농가에서 출하한 저탄소 인증 한우고기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저탄소 인증 축산물은 저탄소 인증마크가 부착돼 구매 시 소비자가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이력번호 조회를 통해서도 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저탄소 한우 인증 농가를 추가 모집할 예정이며, 2024년부터는 양돈, 낙농까지 축종을 확대하고 인증 물량도 늘릴 계획입니다.

환경 친화적 축산 부응…저탄소 축산물 인증 기관 선정 
저탄소 마크 한우 판매 개시…2024년 양돈·낙농으로 확대 
온라인·도매 시장 활성화하고 말련 등에 한우 수출 확대 
벌꿀 등급 판정 정부 중심 일원화로 하반기에 본격 시행

- 벌꿀 등급판정사업이 사업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벌꿀 등급판정 사업은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수입 시장이 개방되면서 국내산 벌꿀의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농가 보호를 위해 201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해왔습니다. 단 정부와 생산자단체간 등급기준에 대한 이견이 있어 한동안 이원화된 등급체계로 운영되다 지난 2021년 정부 중심의 등급체계로 일원화해 본사업을 추진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벌꿀 등급판정 본사업 추진을 위해 법령 개정 등 제반 사항을 지원하고, 품질 및 규격 검사가 가능한 분석장비 23종을 도입하는 등 올해 하반기 본사업 시행을 목표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 중입니다.

벌꿀 등급판정 기준은 현재 축평원이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준과 동일하게 품질에 따라 1+, 1, 2등급으로 분류되며, 벌꿀 등급은 천연꿀과 사양꿀을 구분하는 지표인 탄소동위원소비율, 신선도를 확인하는 지표 하이드록시메틸푸르푸랄(HMF)을 비롯해 수분, 과당·포도당 비율, 결함, 향미, 색도 총 7개 항목을 평가합니다.

벌꿀 등급이 정부 주도의 등급체계로 일원화됨에 따라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가의 고품질 벌꿀 생산을 유도해 농가 소득향상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등급 꿀은 품질검사를 통해 꿀벌이 꽃에서 채취한 천연꽃꿀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사양 꿀의 천연 꿀 둔갑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말레이시아에 한우를 수출하며 한우 세계화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지난 2월부터 한우수출협의회 사무국으로 지정돼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을 개선하는 등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우 수출의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하기 위해 기존 협회, 수출자 등 민간 중심 협의회를 정부 주도로 확대해 정부, 공공이 추가 참여하고 정부·공공·협회를 컨트롤타워로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해외에서도 한우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수출 축산물의 외국어 품질증명서 발급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특히 확인서 발급 시 수출 지연 등의 문제가 없도록 즉시 발급 가능한 시스템으로 구현했습니다.

또한 축산물 이력정보를 QR코드로 조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국어(영문, 중국어, 말레이어, 크메르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한우 공동브랜드 사용과 한우등급(BMS No.), 이력 QR코드 등을 주요 경쟁력으로 삼아 해외 현지 판매장에 표시 판매토록 하는 등 한우 수출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 향후 중점 사업 계획은.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축산유통 체계 확립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축산물 소비 기반 조성을 위해 4가지 사항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선 소비자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벌꿀 등급제 본사업 추진, 자율 등급판정 품목 확대 등 품질평가와 이력제도를 안정화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품질, 이력, 저탄소 인증 등 축산물 특성 정보를 소비자가 정확하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또 축산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입니다. 각 기관에 흩어진 축산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대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겠습니다. 마이데이터, 축산물원패스 등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 데이터의 활용 가치도 높이겠습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축산유통 환경 조성과 경쟁력 있는 유통구조 확립을 위해 축산물 온라인 경매 도매시장을 확대·활성화하고 한우수출 확대, 할당관세, 수급 관측 플랫폼 운영 등 축산물 가격과 수급 안정을 위한 축산유통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ICT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반의 소 품질평가 기계화 장비 도입, 돼지 품질분석 장비 고도화 등 인력중심의 품질평가 업무를 중장기적으로 과학화하는 계획을 추진해 품질평가 업무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높여가겠습니다.

특히 4차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직원 역량을 강화하고, 통합정보 활용도를 높이는 등 각 사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