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권 유통 강자 ‘편의점’ 가격 경쟁 실종
골목 상권 유통 강자 ‘편의점’ 가격 경쟁 실종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09.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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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우유·유제품·탄산음료·컵라면 등 가격 동일
CU 등 3개사, 1+1 등 할인 행사 가격·조건 같아
서비스·PB 개발 등에 역점…소비자 후생 사라져

1인 가구 증가, 소량 구매 트렌드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시장 내 편의점 이용이 나날이 증가하면서 편의점 매장이 골목상권의 대표격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간 할인행사와 조건이 동일해 가격경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남인숙) 물가감시센터는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에서 주요하게 판매되는 제품인 컵밥, 우유 및 유제품, 음료, 컵라면 등에 대해 올해 7월과 8월 가격 조사를 실시한 결과 편의점의 주요 상품인 가공우유 및 유제품, 탄산음료, 컵라면 등의 가격이 편의점 3사 모두 동일했다고 밝혔다.

각 상품을 1개 구매할 때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을 보면 서울우유의 가공우유(초코, 딸기, 바나나 등)는 300ml가 1800원,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등의 가공우유(240ml)는 1700원, 동원 F&B의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275ml)는 2200원으로 모든 편의점에서 동일한 가격이었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편의점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제품군 중 하나인 음료나 컵라면의 경우도 다를 바 없었다. 코카콜라, 펩시콜라, 칠성사이다의 개별 가격 및 할인 판매 가격과 할인조건 모두 동일했다. 즉 코카콜라, 펩시콜라, 롯데 칠성사이다 500ml 제품의 1개 판매가격이 CU, GS25, 세븐일레븐 모든 편의점에서 각각 2300원, 2000원, 2200원으로 같았다. 컵라면도 신라면 큰컵 1400원, 오뚜기 진라면 큰컵 1300원, 팔도 왕뚜껑 1400원, 삼양 불닭볶음면 큰컵 1800원으로 편의점 3사가 동일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요 제품들에 대해 편의점 3사가 동일한 내용으로 2+1, 1+1 행사를 주로 진행하고 있었다. 7, 8월의 할인행사 중 컵밥은 CJ제일제당의 덮밥류와 국밥류를 모든 편의점에서 2+1로 판매하고 있었다. 오뚜기 덮밥류는 7월에 2+1, 또는 1+1로, 8월에는 1+1로 판매하고 있었다.

가공우유 중 서울우유(초코, 딸기, 커피, 바나나)와 발효유 중 동원F&B의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는 7, 8월 모두 2+1로 모든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그 밖에 탄산음료, 컵라면 등 편의점에서 판매율이 높은 품목들에 대해 편의점 3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행사 내용 및 조건은 각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 종류에서만 다소 차이가 있을 뿐 2+1, 1+1과 같이 묶음 단위로 구매해야 할인이 되는 방법으로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은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유통업체라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일상생활 속에 파고들었지만 과점적 시장구조를 가진 편의점 업체들간 가격경쟁은 존재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편의점 업계는 제품의 가격경쟁이 아닌 서비스 및 PB 상품 개발․판매를 통한 경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PB 상품에 의한 경쟁은 한계가 있어 편의점의 고유 역할인 일반 상품의 유통을 통한 다양한 경쟁이 활발히 있어야 시장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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