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의회 “아이스크림 과도한 가격 인상은 부당”
소비자단체협의회 “아이스크림 과도한 가격 인상은 부당”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10.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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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수입 탈지·전지분유 사용…국내산 원유가 변동과 무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빙과업체들이 원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과도하고 부당하게 제품 가격을 올렸다며 인하 조치를 요구했다.

10월 원유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며 아이스크림 가격도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웰푸드와 빙그레가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단체가 반발에 나섰다. 국산 원유를 사용하지 않고 수입 탈지·전지 분유를 사용하는 빙과류의 제품 가격 인상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

국내 원유 가격은 2022년 1월 947원이었고 10월에 999원으로 5.5% 인상됐다. 그러나 다음 해인 2023년 1월 996원으로 0.3% 인하됐으며, 2023년 10월 1084원으로 8.8% 인상된 상황이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남인숙)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빙과업계는 원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매년 가격을 10% 이상씩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이스크림 중 국내산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제품은 투게더 바닐라맛 하나뿐이었다. 월드콘XQ는 외국산 혼합분유를, 메로나는 수입산 혼합탈지분유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산 원유가 변동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수입산 탈지·전지분유의 가격을 분석해보면 지난 9월 기준 가격이 작년 평균 가격보다 미국산 분유는 25.3%, EU산은 2.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올해 2차례나 가격 인상을 실시한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내세우는 원유가 인상에 의한 가격 인상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으며 원유가 부담이 경감됨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타당하고 합리적이라고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장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유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의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원재료인 원유가는 소폭 상승했고, 수입 탈지·전지 분유 가격은 하락해 원가 부담이 경감됨을 확인했다. 원유가 외의 다른 원부자재가, 인건비 등의 영향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업체가 가격 인상 시 공통적으로 주장한 국내 원유 가격은 소폭 상승한 것이므로 원유 상승률의 최대 4배가 넘는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장했다.

빙과업체의 가격 인상이 단행됐던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롯데웰푸드의 월드콘XQ(160ml)는 10.5% 상승했고, 빙그레의 투게더 바닐라맛(900ml)는 14.7%, 메로나는 2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작년 2월 대비 올 2월 원유 가격은 5.2%만 상승한 상황이었으므로, 원유 가격 상승에 비해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폭이 상당히 높다고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분석했다. 또한 올 10월 원유 가격이 88원(8.8%) 오르자 빙그레는 원유가 인상의 이유로 가격을 또다시 인상을 단행했다는 것.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원재료 함량, 가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등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는 정보 격차를 악용해 아이스크림의 주 원재료라고 생각되는 원유가격이 상승하였을 때 이를 빌미로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스크림에 대해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소비자의 부담을 심화시켰다고 추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과점 시장이라 현재 별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빙과업체가 공정한 시장과 소비자를 존중하는 업체라면 반드시 현재의 가격 전략을 바꾸고 가격 인상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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