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럽 식품 트렌드] X세대, 집중력·수면 돕는 기능성 식품에 주목
[2024 유럽 식품 트렌드] X세대, 집중력·수면 돕는 기능성 식품에 주목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1.11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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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보다 비가공·최소가공 선호…발효식 등 취향 맞아
저렴한 비용에 시간 절약하는 효율적 조리 식품에 관심
위안 주는 컴포트 식품 인기…‘필수식품’ 포지셔닝 효과
한국 식품 건강식·간편성·컴포트 강조 땐 성공 가능성

올해 유럽에서는 최소가공식품과 X세대를 위한 건강 기능성 식품, 간편하고 조리가 효율적인 식품, 심신을 안정시켜 주는 컴포트 푸드 등이 식품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KATI가 최근 인용한 민텔의 2024 식품‧음료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유럽 식품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맛과 가격 대비 가치는 필수다. 여기에 초가공식품을 멀리하려는 움직임에 따라 비가공 또는 최소가공 처리된 식품과 중‧노년층으로 접어드는 X세대의 건강을 위한 기능성 식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편의성 및 시간‧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식품과 어렵고 불안한 상황에서도 정신적 안정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컴포트 푸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유럽 식품시장에서는 좋은 맛과 가격 대비 가치를 바탕으로 한 최소가공 식품과 X세대를 위한 기능성 식품, 조리가 편하고 효율적인 식품, 정신적 안정과 기쁨을 주는 컴포트 푸드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올해 유럽 식품시장에서는 좋은 맛과 가격 대비 가치를 바탕으로 한 최소가공 식품과 X세대를 위한 기능성 식품, 조리가 편하고 효율적인 식품, 정신적 안정과 기쁨을 주는 컴포트 푸드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떠오르는 최소가공 식품


현재 건강에 관한 관심과 더불어 초가공식품은 비만, 심장병 등 질병과 현대인의 건강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면서 보건 당국과 언론은 소비자들이 성분과 영양, 생산 방법 등을 확인해 신중하게 구매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초가공식품을 아예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보고서에서는 영국 성인 응답자의 67%와 프랑스 성인 응답자의 54%는 ‘청량음료와 같은 초가공식품도 적당히만 섭취한다면 괜찮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에서는 건강에 대한 과다 정보로 인한 소비자들의 혼란, 저렴한 가격 등으로 인해 초가공식품을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초가공식품 정책도 국가별로 상이하다.

프랑스 정부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초가공식품 섭취량을 20% 감소시킬 계획을 내놓은 바 있으며, EU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계획에 따라 초가공식품에 함유된 설탕, 소금, 포화지방에 대한 규제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규제안은 2023년 4분기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불명확하다. 이 외에도 영국에서는 2022년 10월부터 지방, 설탕, 소금 함량이 높은 제품의 판촉을 제한하는 HFSS 정책 지침이 실행되고 있어 간접적으로 초가공식품에 대한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유럽 내에서도 국가별로, 소비자 상황에 따라 견해가 조금씩 다르지만 초가공식품을 덜 섭취하는 동시에 좀 더 자연적이고 덜 가공된 식품을 먹고자 하려는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는 최근 초가공식품에 반대되는 비가공, 최소가공 식품이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앞으로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증가할 것이고, 특히 가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식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브랜드가 인공 감미료 등 첨가물을 천연 대체 물질이나 식품 성분으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긴 보관시간을 자랑하는 실온 보관 식품들의 경우, 냉압착이나 발효 등 전통적인 가공 방식을 사용해 만든 질 좋은 식품들이 더욱더 소비자 취향에 부합할 것이라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덜 가공된 재료를 이용한 식품을 섭취하려는 욕구로 인해 양조 과정에서 나온 곡물이나 과일 찌꺼기 등 버려질 수 있는 재료를 재사용하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수요와 관련 기술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X세대를 주목하라


X세대가 건강한 노화를 지향하며 기능성 식품을 구입하는 주 소비층으로 등극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을 일컫는 X세대는 그 윗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보다 건강 기능이 추가된 식품을 훨씬 더 잘 받아들인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X세대의 28%가 건강 기능이 추가된 식품을 자연스럽다고 받아들였으나, 베이비붐 세대는 단 19%만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폴란드에서는 X세대의 82%가 기능성 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믿는 데 반해 베이비붐 세대는 68%만이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X세대는 베이비붐 세대보다 피부 건강, 휴식, 호르몬 건강, 정신 건강 등 중년층 건강과 관련된 기능성 식품에 대한 욕구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X세대들은 갱년기 증상과 폐경 등 연령 관련 건강 문제를 겪는 세대이기도 하다. 동시에 일과 가정의 재정을 책임지고, 부양해야 하는 자식과 노부모 등 여러 세대의 가족 구성원을 돌봐야 하는 부담을 품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실제로 독일의 X세대 성인들의 38%는 재정적 문제로 인해 밤잠을 설치며, 48%는 잠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여러 유럽 국가는 고령화와 노동 가능 인구의 감소로 연금 수령이 가능한 퇴직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 때문에 X세대는 예전보다 더 늦은 나이까지 일해야 한다. 결국 젊지 않은 나이에 예전보다 일을 더 해야 하는 X세대들은 업무에서 집중력과 생산성을 도와주는 비타민B나 카페인, 수면을 도와주는 기능성 식품과 음료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간편함에 시간‧에너지 효율성 갖춰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은 소비자들이 보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직접 조리하도록 하는 습관을 지니게 했다. 팬데믹 종식 후에도 이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바빠진 일상에서 더 효율적인 요리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소비자는 식사와 요리 시 시간 절약이나 효율적인 조리에 도움이 되는 식품 및 기구들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고서에서는 배달 서비스가 식사 계획의 상당 부분을 해결해 주었음에도, 많은 소비자는 메뉴 선정, 요리에 필요한 시간 계산, 구입할 식품 리스트 수립 등 식사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어떤 요리를 만들어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답한 소비자의 비율은 스웨덴 47%, 아일랜드 36%, 폴란드 26%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56%의 독일 소비자들은 예산에 맞추어 건강하게 식사하는 방법에 대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원한다고 조사되었으며, 67%의 영국 소비자들은 팬데믹 전과 비교해 현재 조리 시 주방에서 소모되는 전기, 가스 등 에너지 효율성에 더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유럽 시장에서는 슬로우 쿠커, 에어프라이어, 토스터 오븐 등 조리 시 편의성이 높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식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2030년까지 새로운 조리 기술이 소비자가 식사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식품 생산업체는 식품 개발 시 이러한 부분을 참고하여 시장에 제품을 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격 대비 가치가 높고 소비자가 집에서 효율적으로 조리할 수 있는 기술을 식품에 적용한 브랜드가 식품시장에서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위안과 기쁨 주는 ‘컴포트 푸드’


2024년의 또 다른 식품 트렌드로 컴포트 푸드(Comfort food)가 지목되었다. 컴포트 푸드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기쁨을 주며 정신을 안정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현재 인류가 공통으로 직면하는 문제들인 기후변화나 환경위기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UN에서는 기후 위기가 앞으로 더욱 악화할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극한 기후 현상이 표준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계속해서 일상의 불안에 직면하게 될 소비자들은 안정과 편안함을 열망하게 될 것이며, 코로나19처럼 소비자들은 개인에게 의미 있는 컴포트 푸드 섭취를 통해 위안과 기쁨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식품 제조 시 어려운 시기에 안정과 기쁨을 줄 수 있는 ‘필수식품’이라는 포지셔닝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 방법일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에서는 기후 위기에도 불구하고 식품 선택 시 소비자들에게는 친환경 요소 못지않게 편안함과 즐거움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 식품이라도 만약 맛이 없다면 구매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친환경식품 브랜드에서 맛과 질감이 일반 브랜드의 식품과 같이 차이가 없도록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트렌드의 예시로, 보고서에서는 스웨덴 시장에 출시된 대체 닭고기 제품을 들었다. 해당 제품은 육류 대체 브랜드 Oumph! 의 제품으로 ‘군침이 도는 맛과 육즙이 풍부한 질감’이 강조되었다. 또한 브랜드 자체도 비건 브랜드가 아닌 식품 제조 브랜드라고 칭하는 등 친환경적 특성을 다소 약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엿보였다. 영국 시장에 출시된 병아리콩 토르티야 칩 또한 환경친화적인 제품 특징보다는 맛과 질감에 중점을 둔 패키징에 담겨 출시되었다.

한편, KATI는 앞으로 유럽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식품업체의 경우, 맛과 질감이 살아 있는 식품을 비롯해 라면이나 HMR 등 조리가 간편하고 조리 과정에서 전력 소비가 적은 제품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전통적인 가공 방식을 이용한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짐에 따라 한국식품의 강점인 건강식, 채식, 발효식 등의 특징을 살린 제품이나 우리 고유의 스토리텔링으로 기쁨과 위안을 주는 컴포트 푸드의 특성을 강조한 제품을 가지고 유럽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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