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추월한 커피 가맹점…외국계까지 진출 격돌
치킨 추월한 커피 가맹점…외국계까지 진출 격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2.15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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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 늘어 1만 개 눈앞…고가·저가 전문점 시장 양분
1위 이디야 3000개…메가-투썸-컴포즈-빽다방 순
가성비 무기로 확장…고가 전략 스타벅스도 성장세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 국내 진출…미국계도 준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가 매년 커지며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확장세를 보이고 있고, 팀홀튼 등 글로벌 유명 커피 브랜드들이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에 국내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시장에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들은 경쟁력인 가성비 넘치는 가격에 더해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벌이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메가커피의 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과 걸그룹 ITZY(있지), 컴포즈커피의 모델인 방탄소년단의 뷔의 광고 사진. (사진=각 사)
국내 시장에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들은 경쟁력인 가성비 넘치는 가격에 더해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벌이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메가커피의 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과 걸그룹 ITZY(있지), 컴포즈커피의 모델인 방탄소년단의 뷔의 광고 사진. (사진=각 사)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커피전문점은 지난 9월 기준 9만6650개로 전년 동월(9만2468개) 대비 4200개 가까이 증가했다. 작년 전국 커피 가맹점 수는 1년 전보다 20% 가까이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치킨 가맹점 수를 앞질렀다. 작년 전체 매출액은 100조14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8.2%(15조4500억 원) 늘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커피전문점 호황기에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상대적으로 고가 커피전문점과 메가엠지씨커피(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전문점이 국내 시장을 양분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제 커피 원두와 국내 원유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카페 메뉴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에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작년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이디야로 전국에 3005개의 점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고, 그 뒤를 △2위 메가엠지씨커피(1593개) △3위 투썸플레이스(1330개) △4위 컴포즈커피(1285개) △5위 빽다방(971개)으로 저가 커피전문점들이 상위권을 모두 차지했다.

이들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은 가성비 넘치는 가격이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은 각각 2000원, 1500원이다. 메가커피(591㎖)와 스타벅스(4500원·355㎖)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100㎖당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 각각 338원, 1268원으로 4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에 더해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벌이고 있다. 메가커피는 지난 2022년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했고 작년엔 걸그룹 ‘ITZY(있지)’를 모델로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컴포즈커피는 브랜드 출시 10주년을 맞아 방탄소년단의 뷔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는 2022년 매출액 1748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2021년보다 99%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310억 원에 그쳤는데,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46% 늘어 41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스타벅스 등 상대적으로 고가인 커피전문점도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에스씨케이컴퍼니의 2022년 매출액은 2조5939억 원으로, 연간 매출액이 3조원에 근접했다. 에스씨케이컴퍼니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7586억 원으로, 2022년 3분기보다 1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 급증한 4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스타벅스의 대성(大成)과 한국 커피 시장의 증가세를 눈여겨본 유명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도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캐나다 국민 커피’로 불리는 팀홀튼은 작년 12월 신논현역에 1호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어 같은 달 말에는 선릉역에 2호점도 열었다. 이달 말에는 강북 첫 매장인 숭례문그랜드센트럴점과 서울대역점을 오픈 예정이다. 팀홀튼은 5년 내 150개 이상의 국내 매장을 갖춘다는 포부로 드라이브 스루를 비롯한 다양한 타입의 매장 모델로의 확대 또한 검토 중이라고. 팀홀튼은 가성비 브랜드로 알려진 현지와 비교해 2배 비싼 국내 가격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오픈 한 달여만에 도넛 30만개, 커피 10만잔 이상을 판매하며 소비자 선호도에는 큰 문제가 없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커피전문점도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팀홀튼 1호점인 신논현역점의 오픈 첫 날 오픈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팀홀튼)
상대적으로 고가인 커피전문점도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팀홀튼 1호점인 신논현역점의 오픈 첫 날 오픈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팀홀튼)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도 국내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커피 수입·유통 전문 회사인 MH파트너스가 최근 한국에 독점적으로 인텔리젠시아 커피 매장을 열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 미국 서부지역 3대 커피 ‘피츠커피’도 작년 5월 국내에 상표권을 등록하며 국내 첫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또 롯데백화점은 작년 9월 커피계의 명품이라고 불리는 싱가포르 ‘바샤 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체결, 오는 7월 청담동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다.

한편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다소 애매한 시장 지위에 놓인 이디야커피는 국내 커피전문점 치열한 경쟁 속에 해외 공략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디야는 지난달 22일 오픈한 해외 가맹 1호점이자 3900점인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에 이어 올해 중으로 괌 2호점을 낼 계획이다. 이를 발판 삼아 미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원하는 소비자의 스타벅스 선호도가 유지되고 있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메가커피 등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면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국내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맞춤 전략과 현지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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