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류, 변신이 필요하다
[기고] 장류, 변신이 필요하다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4.03.1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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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 세계화 면밀한 준비를…소스화, 요리 활용성 높아져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역사적으로나, 식탁에서 조미료로서의 위치로 보나 장류에 버금가는 음식은 없다.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건강기능식품인 콩을 소재로 한 발효식품의 대명사, 간장과 된장, 고추장 그리고 청국장은 이제 세계인에게도 친숙해진 K-푸드의 대명사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장류가 품고 있는 특수성질인 식물성 단백질과 파이토 케미칼 등은 기능성 원료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이들 특이성분이 더 활성화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간장은 높은 염도로 소비자의 거부반응이 있었으나 염 함량을 최대한 낮추는 노력으로 섭취량을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청국장은 무염으로도 제조가 가능해 섭취량에 제한이 없다. 고추장의 경우 세계적으로 김치와 함께 K-푸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해가고 있으며 매운맛을 선도하는 선두 주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추장의 필수원료로 사용하는 고추는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의 기능성 역할이 부각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생리적 기능 중 세계인의 골칫거리인 비만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고 이 역할은 인체실험을 통해서도 확실히 증명되고 있다. 여기에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그 기능은 더 활성화되고 있다.

이제 매운맛 라면 등 세계화된 우리 식품에 더하여 고추장을 필두로 한 K-푸드가 국제적으로 차별화된 식품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물론 우리의 국력과 K-팝 등 문화 수출의 큰 역할에 힘입은 바가 크나 대한민국의 식품이 지구촌의 인류가 사랑하는 식품으로 발돋움한 것은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한 현상이다.

장류의 국내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출량을 보면 2020년 8600만 불에서 2022년 9500만 불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제 우리 장류가 세계시장에서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외국인의 식탁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확실히 준비하는 것이 업계, 학계, 관계의 역할이다.

음식 강국으로 알려진 태국인들도 한국의 고추장, 된장에 맛 들여 어지간한 마트나 편의점에서 독립 진열대를 갖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런 현상은 태국뿐만 아니고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서서히 우리 장류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발행하는 IFT 식품 분야 전문잡지에서도 올해 1월 발행한 Food News Now를 통하여 고추장을 자세히 설명하고 그 우수성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즉 한식 장류의 세계 진출 가능성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간장은 일본제품에 밀리는 현실이지만 독창성이 있는 된장과 고추장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수요를 창출하는데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느낀다. 특히 고추장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발효 향신조미료로서 소스의 영역으로 진출하여 그 소비 폭을 크게 넓힐 가능성이 크다.

우리 장류는 모두 소스류로, 음식은 주재료의 맛을 바탕으로 소스류가 최종적으로 음식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 그래서 유명 셰프들도 어떤 소스를 어떤 음식에 사용하느냐를 조리의 비법으로 간직하고 있다.

우리도 삶은 국수에 양념한 간장 한 숟갈을 넣으면 환상적인 맛이 창출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비빔밥에 깨소금, 참기름으로 조합한 고추장을 넣어 비비면 조화된 맛은 원부재료가 갖고 있지 않은 새로운 향미를 만든다. 이런 특성이 주목받아 비빔밥은 한국을 대표하는 간편한 한 끼 식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떡볶이는 어떤가, 여기에 고추장소스가 빠지면 그 특성을 살릴 수 없다.

이제 이들 고추장, 된장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되 우리 전통 발효음식에 낯선 외국인들도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 꾸준히 개발되어야 한다. 그 예의 하나로, 매운맛에 적응되어 있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쉽게 수용이 가능한 쌈장류의 변신, 보급이 필요하다.

이미 쌈장류의 소비량이 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제품의 특성은 더욱 다양화해야 한다. 개선점으로는 색택의 개선, 상쾌한 향의 부여 그리고 유럽인에게 친숙한 맛을 창출하여 서양인들의 구미에 맞춰야 한다.

왜 우리 장류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제품은 빵에 발라먹는 버터를 대체할 수 없을까. 충분히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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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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