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플랫폼 기업의 국내 진출과 식품 산업 발전 상생 기대-김태민 변호사의 푸드테크와 산업 톡톡(6)
해외 플랫폼 기업의 국내 진출과 식품 산업 발전 상생 기대-김태민 변호사의 푸드테크와 산업 톡톡(6)
  • 김태민 변호사
  • 승인 2024.03.18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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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경로 다양화, 식품 제조 업체엔 기회
지속성·이익 창출은 별개…산업 영향 지켜봐야
△김태민 변호사(식품위생법률연구소)
△김태민 변호사(식품위생법률연구소)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자율심의기구 심의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우리나라 식품 광고를 과거와 달리 문구 하나까지 꼼꼼히 보고, 해외 직구 제품과 비교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현재 소비자들이 식품을 구매하는 방식을 보면 크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쿠팡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와 이를 통하지 않고 자사 쇼핑몰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광고는 이것과 조금 다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에서 진출한 일부 플랫폼의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접하는 방식은 대다수가 유튜브 숏폼, 릴스, 페이스북에서 노출되는 동영상 광고다. 글보다 영상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보면 편하고, 쉽다. 즉, 광고 효과가 훨씬 높다. 이런 이유로 현재 다수의 식품 대기업들이 중국 플랫폼에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계속 입점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쿠팡을 시작으로 이런 해외 플랫폼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국내 식품 산업에 해가 될지 득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식품 제조업체 입장에서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는 것은 무조건 환영할만한 일이다. 식품전문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온라인교육업,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직업을 통해서 수입을 다변화시키고, 변호사 업무에서도 단순하게 수임료를 받고 사건만 해결하는 것을 벗어나 자문 회사를 늘리고, 상담이나 교육을 통해서 수입 구조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시스템을 12년째 만들다 보니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변호사의 사건 수임이 저조하다는 현실에 크게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시장이 시작되기 전에는 일부 대형마트나 전통시장, 대리점 영업이 전부였던 식품 기업들은 다양한 플랫폼 기업이나 자사몰을 통해서 유통마진을 줄여가면서 수익 증가를 이뤄왔기 때문에 지금은 어떤 변화에도 쉽게 대응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물류시스템의 발전으로 주문과 동시에 하루 만에 배송까지 가능할 정도로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가 향상돼 신선식품 등의 관리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어 이제는 식품 산업계에서 다양한 플랫폼들의 경쟁을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일부 이익만을 생각한 플랫폼들이 가짜 상품이나 위해성이 있는 제품 등을 면밀한 검사 없이 수입해서 소비자에게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어 현재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일부 기업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기업들이 어떤 개선대책을 내놓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또 하나는 현재 정부가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관리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이 직접 입점을 자제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 해외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사용이 얼마까지 증가할지 확인이 필요하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관심과 구매를 유도한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지속성에 대해서 그리고 이익 창출에 대해서는 또 다른 문제다.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고 창출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마켓컬리 같은 업체도 현재 기업가치 하락 등의 문제로 상장이 미뤄지고, 쿠팡 역시 수년간의 투자와 극심한 손실을 딛고 이익을 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소비자든 기업이든, 혹은 정부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호기심도 생기고,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일정 시점이 지나면 장점과 단점, 그리고 문제점까지 파악되기 시작해 정부에서는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은 외면하거나 구매빈도나 구매량이 달라질 것이다.

식품 산업계에서는 다양한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선택지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하게 환영할 일이지만 기업 이미지와 가치 제고가 절실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현재는 새로운 해외 플랫폼 기업이 국내 식품 산업에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지켜보는 것이 맞다.

지금의 정부가 아무리 규제 완화와 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공정한 거래 질서 등을 위협할 경우에는 가차 없는 처벌과 단속이 시행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식품산업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K-푸드 해외 진출이 보다 가속화되고 확산되어 국내 식품의 수출이 증가하는 것이 필수고, 이런 차원에서 해외 플랫폼이 국내 식품 유통 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지원군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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