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스트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건기식협회 권석형 회장
[인터뷰] 포스트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건기식협회 권석형 회장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0.10.27 0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기식진흥원’ 설립해 국내 산업 세계적 도약 뒷받침을”
건기식 국가 성장동력 위해 ‘과학화·글로벌화’ 사업
국산 품질 우수…R&D·판로 개척 지원 땐 성장 가속
원료 수입 의존도 감소세…작년 국내산 14건으로 45%

초 고령화 사회 진입과 웰에이징(Well-aging) 열풍으로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최근 수년간 연평균 10%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 주목해야할 산업 군으로 건기식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1988년 설립 후 관련 법 규정 개선, 산업 활성화, 대국민홍보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수장 권석형 회장을 만나 업계 현안과 향후 진흥·육성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고성장을 거듭하는 건기식 산업의 향후 성장 잠재력은 상당합니다. 식품·의약품 못지않은 수출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타 산업이 진흥원 설립 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건기식 산업도 진흥원 설립이 요구 됩니다”

권석형 한국건강기능식품 협회장은 20일 식품음료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기식 산업의 안정적 성장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및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회장은 “국내 원료 기능성 인정 및 관리체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GMP 제도와 철저한 추적관리 시스템 안에서 생산 유통되는 제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우리 고품질 제품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진흥·육성하는데 총력을 경주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새 기능성원료 개발에 매진하는 각 업체들의 각고의 노력을 전하며 식약처 등 관련 부처의 신속 정확한 개별인정형 심사 발표와 발 빠른 제품 상용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회장은 “명문화된 심사 기간(4개월)과 달리 거의 1년이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연구개발에 수년을 공들인 기업 입장에서 긴 심사 기간은 부담이자 위협 요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에 대해 “정확한 법적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일반식품의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 불충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제도가 시행된다면 소비자들의 피해 양산과 더불어 오랜 기간 자정 노력으로 쌓아온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석형 한국건강기능식품 협회장은 20일 식품음료신문과 인터뷰에서 안정성이 입증된 국내 건기식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하며, 고품질 국산 제품의 대내외 판매망 확대 및 신규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석형 한국건강기능식품 협회장은 20일 식품음료신문과 인터뷰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국내 건기식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전망하며, 고품질 국산 제품의 대내외 판매망 확대 및 신규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사진=권한일 기자)

다음은 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 협회장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먼저 회원사 간 화합과 업계의 안정적 성장에 힘썼다. 특히 임원사 간 불협화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일례로 광고심의위원회를 순번제로 운영해 특정 회원사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고 있고 회장사인 노바렉스는 광고심의위에서 제외했다.

건기식 홍보에도 적극 임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우리나라 건기식 규제는 세계최고 수준이다. 이런 규제 속에서 만들어진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건기식 산업이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오른 뒤, 미래 국가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과학화 및 글로벌화’를 비전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우수한 국내 제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코자 국제식이보충제연맹(IADSA) 제19회 정기회의를 국내에 유치 · 성공리에 개최했다. 또한 국제박람회 참관 지원 및 주요국의 법률과 규정을 담은 수출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지난 8월에는 중국검험검역과학연구원(CAIQTEST)과 MOU를 체결하는 등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협회는 그동안 기능성원료 인정제도 글로벌화를 위한 과학화에 초점을 맞춰, 건기식의 세계 속 비상을 목표로 노력 해 왔습니다. 현재까지 성과에 대한 견해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건기식 글로벌화의 첫걸음은 국내시장서 신뢰받고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건기식 인정·관리체계와 제품 품질은 세계적 수준이다. 우수한 품질의 우리 제품을 잘 알리기 위해 협회는 ‘건강기능식품 바르게 알기’ 대국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해외에 비해 제한적으로 설정된 인체시험 대상과 유의미한 효과의 범위가 아쉽다. 신규 개발 건기식의 인체시험 대상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연구개발과 해외 판로 개척 지원이 선행된다면 머지않아 국내 건기식이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을 것이다.

-작년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7% 증가율을 보이며 수년째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올해 건기식 시장의 성과와 내년 시장 전망은?

▶최근 수년간 일상 속 건강과 노년에 대한 관심 증가로 자기관리 투자비용은 꾸준한 증가세에 있었다. 코로나19로 평소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질병에 대한 경각심도 대두되고 있다.

자가 건강관리는 시대적 흐름이다. 개인 평균 건기식 섭취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고, 대체로 소비자들은 자기만족을 느끼면 건기식 섭취량을 줄이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건기식 산업 성장세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 관련법·수치 근거해 시행돼야
원료 심사 기간 길어 제품화에 제약…재심사 허용해야
대학 연계 미래형 인재 육성…교육원 설립 자체 연수도

-국내 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달리 여전히 원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원·부자재 국산화 및 안정적 수급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과거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수입 원료 의존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개별인정형의 경우 재작년에 국내, 수입 원료가 동일하게 7건을 인정받았다. 작년에는 국내 원료가 14건으로 전체 인정 건수(31건)의 약 45%를 차지해 비슷한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국산 소재를 바탕으로 산업계의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결과다.

신규 기능성원료 연구개발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진입장벽이 높다. 이를 낮추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수년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7월,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원료 활용 및 건기식 산업 이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내산 약용작물을 이용한 건기식 개발 및 실용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들은 향후 5년래 인정 건수 증가 등 괄목할만한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올 초 논란이 됐던 크릴오일 등과 같은 표시·과대광고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건기식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책이 있다면?

▶최근 불거진 표시·과대광고 사례 대부분은 일반식품이었다. 일례로 크릴오일, 노니 등은 건기식이 아닌 일반식품이다. 일반 소비자 뿐 아니라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도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건기식 광고심의는 이미 세계수준 이상이다. 규제와 처벌 또한 강하다. 협회에서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식약처에 등록된 건기식 표시·광고 자율심의기구로서 표시·광고를 심의하고 있다.

매년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식약처가 인정한 건기식 마크와 기능성 정보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표시·광고법에 대한 심도있는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건기식 산업 역시 한층 성장이 예상되는데요,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 확대에 대한 견해는?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의 정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 제도의 긍정적 취지는 이해하지만 법과 과학의 테두리 안에서 적합한 검증법에 따라 시행돼야 한다. HACCP 적용을 근거로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기능성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도가 시행된다면 마케팅 수단의 일종으로 변질돼 소비자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

일반식품 기능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건기식 신뢰도 하락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도는 장기간에 걸친 정부-업계 간 자정노력의 산물이다.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는 건강기능식품법 등 관련법에 의해 정확한 수치와 근거를 바탕으로 시행돼야 한다.

-홍삼, 비타민 등에 국한됐던 국내 건기식 시장이 개별인정형, 프로·프리바이오틱스, 프락토올리고당, 단백질 등 보다 다양화되고 있는 반면 원료 및 제조과정의 안전성 문제 역시 대두되고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업계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내 모든 건기식 제품들은 GMP 제도 안에서 생산 유통되고 있다. 식약처와 연계된 추적관리제도와 자가품질관리를 시행 중이다. 이처럼 국내 건기식 시스템은 체계적으로 선진화돼 있다. 원료·제조과정의 안정성은 이미 확보된 상황으로, 업체들이 현재의 규정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없다.

-소포장 이슈 등 여전히 각종 규제가 건기식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산업의 진흥·육성을 위한 정부(식약처, 농식품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면?

▶기능성원료 연구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각 업체는 수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개별 인정형 심사를 신청한다. 그 후 식약처의 신속 정확한 심사 결과를 기다리지만, 최종 결과는 명문화된 심사기간(4개월)과 달리 거의 1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랜 심사 기간은 제품 상용화까지 시간적 제약 요소로 작용해 경영 부담이자 위협요소가 된다. 식약처 심사 위원 인력충원 또는 외부 전문 인력을 통한 개별 인정형 평가 활성화가 필요하다. 산업계는 인정비용(수수료)을 높이더라도 신속한 인정 심사 결과 확인이 가능하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개별 인정형 심사 탈락 후 재신청 시, 각 탈락 단계에 따라 해당단계에서 재심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수정·보완해 업체 부담을 경감시켜 줄 필요도 있다. 현 제도상, 탈락 후 재심사 신청 시 첫 단계부터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데 이는 업체와 담당부처 모두에 비효율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건기식 시장이 주목 받으며, 국내 업계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시장 다변화와 성공 필요조건이 있다면?

▶건기식은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식품 및 의약품 못지않은 수출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산업 군이다. 현재 매출 규모는 가공식품 및 화장품에 비해 작지만, 이들 산업군도 진흥원 설립 후 대내외 고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건기식 산업에도 진흥원 설립이 긴요하다. 건기식의 안정적 성장과 진흥원 설립의 당위성 제기를 위해 협회 자체적으로 포럼 및 학회지를 만들 계획이다.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저널은 내년 중 창간해 3년래 SCI(Science Citation Index)급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소비자 만족도 향상과 시장 확대를 위해 기능성 원료 연구개발 노력은 계속 돼야 한다. 상당수 업체들이 신규 기능성 원료 인정을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과 비용 부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개발 및 판로개척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향후 건기식 산업 발전을 위한 협회의 계획은?

▶최근 협회는 ‘미래형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이 점차 대형화 · 조직화되고 과학 기술과 융합도 활발히 이뤄지는 등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최근 호서대에 건기식 학과가 설립됐고, 고려대 · 한양대는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우리 협회는 이들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산학 연계교육, 정책연구, 전문가 멘토링 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으로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쓸 것이다.

건기식 협회는 지난 2004년 식약처의 건기식 위생교육기관에 지정된 후 현재까지 영업자에 대한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자체적으로 ‘건강기능식품전문인력개발교육원’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실무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