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 칼럼(187)]중금속의 위해성
[하상도 칼럼(187)]중금속의 위해성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4.08.25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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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카드뮴 크롬 등 체내 축적되면 배출 안 돼
일정량 도달하면 구토·뇌손상 등 독소 작용

△하상도 교수
최근 화장품 립스틱에 중금속이 다량 함유돼 소비자를 깜짝 놀래켰던 보도가 있었다. 식품에 있어서도 낙지머리 카드뮴 사건, 수입 김치에서 검출, 수입 꽃게 납 혼입, 참치 수은검출 등 자주 이슈가 되고 있다. 중금속은 체내에 흡수되면 거의 배출되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일정량에 도달하면 체내에서 독작용을 하기 시작한다.

‘중금속(heavy metal)’은 비중 4 이상의 무거운 금속원소를 말한다. 중독되면 신경 손상은 물론, 발암성, 불임, 실명 등 치명적인 증상을 보이게 된다. 중금속 중에서도 카드뮴, 납, 수은, 크롬 등이 가장 치명적인데, 특히, 카드뮴과 수은은 이따이이따이병, 미나마타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금속이 인체에 흡수되면 체내 단백질과 결합해 변성시키거나 그 기능을 마비시키고, 뼈 조직에 분포해 칼슘을 무력화시킨다. 또한 혈액으로 이동해 태반과 태아에게 전이돼 기형아를 출산케 하거나 신생아의 신경발달 저해, 저체중, 조산 등 중독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중독증상은 이외 구토, 설사 등 경증상부터 신장장애, 세뇨관장애, 행동장애, 뇌손상,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고 다양하다.

중금속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산업화시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슈화됐지만, 그 전부터 전쟁과 독살 등 인류의 역사와 함께 중금속 중독은 계속돼 왔다. 나폴레옹은 비소중독으로 사망했는데, 사망 후 머리카락 중 비소 함량이 일반인의 100배에 달했다고 한다. 중종임금 또한 비소를 넣은 타락죽을 먹고 호혹병에 걸렸었다. 중세 서양에서도 귀족들이 납으로 만든 맥주잔을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했었는데, 그 댓가로 납중독으로 큰 고통을 받았었다. 또한 중세 신도시를 건설할 때 수도관을 납으로 만들어 납중독에 시달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꽃게 납 혼입·낙지머리 카드뮴 사건 등 발생
수거율 낮은 수은전지 토양 오염 심각
중금속 제거한다는 건기식·약 광고는 허위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도자기에 무늬와 그림을 넣을 때 맑고 예쁜 색깔을 내기 위해 중금속을 유약에 많이 사용했는데, 술, 김치 등 산성으로 중금속을 용출시키는 음식을 담아 중금속 중독에 자주 노출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기생들이 많이 사용하던 맑고 화려한 색을 가진 화장품도 대부분 중금속이라 그 중독으로 기생들은 늙어서 중독으로 고생을 많이 했었다는 이야기가 전례되어 오고 있다.

유명한 “이따이이따이병”의 원인인 카드뮴중독은 일본 도야마현에서 발생했었는데, 광산 폐수가 농업용수로 사용되면서 벼와 같은 농산물에 다량 함유돼 피해를 일으켰다. 카드뮴은 칼슘대사에 장애를 일으켜 골연화증을 발생시키고, 신장 기능에도 장애를 유발해 피부 청색증을 유발한다. 또한 골절을 유발해 심한 경우 기침에도 갈비뼈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다.

다행히도 중금속은 다른 독과 달리 급성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만성적으로 체내 축적돼 서서히 몸을 망가뜨리면서 사망시켜 급성의 “살해용 독”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소비자는 검사를 통해 체내 축적된 중금속의 양을 판단해 중독을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중금속 제거법은 흡착제를 이용하거나 석회석 등으로 흡착, 제거함으로써 식품이나 환경으로부터의 노출을 줄일 수 있으나, 이미 인체에 흡수돼 축적된 중금속은 제거가 불가능하다.

만약 체내 축적된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다고 광고하며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이 있다면 근거 없는 허위광고로 보면 된다. 즉,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 삼겹살, 장류 등등 중금속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은 중금속과 함께 섭취했을 때 인체 흡수율을 줄여 중금속의 노출량과 위험성을 줄여주는 것이지 체내 이미 축적된 중금속을 분해, 흡착 또는 배출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중금속 문제는 수거율이 20%에 불과한 수은전지에 의한 토양과 하천 등 환경오염이 가장 심각하다. 소비자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중금속 오염과 중독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선 수은전지의 수거에 적극 동참해야 하며, 중금속이 함유된 가전제품 등 폐기물을 자연에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기업은 공장폐수의 정화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 먹이사슬로부터 축적돼 사람의 목숨을 조이는 환경오염의 감소와 환경정화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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