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리스코어’ 라벨링, 네슬레 유럽 확대 도입에 일부 국가 강력 반대
‘뉴트리스코어’ 라벨링, 네슬레 유럽 확대 도입에 일부 국가 강력 반대
  • 배경호 기자
  • 승인 2019.07.23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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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EREN 개발 새로운 영양표기 라벨…5단계 신호등 컬러
벨기에 4월 시행-스페인 연내 의무 표시…프랑스 2021년 의무화

소비자 접근성과 이해를 최적화하기 위해 영양표기 라벨을 5단계 신호등 컬러로 표기하는 ‘뉴트리스코어’ 라벨링을 유럽 각국에서 의무적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세계적인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가 그동안 일부 국가의 판매 제품에만 한정돼 적용하던 것을 2019년 말까지 유럽 전역으로 확대해 도입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각국의 반응이 서로 엇갈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코트라 밀라노무역관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이미 2019년 법안을 채택해 대응 기간을 거쳐 늦어도 2021년부터 표기가 의무화 될 예정이다. 또 벨기에에서는 2019년 4월 2일 자로 공식 사용을 발표했으며, 스페인에서도 2018년 보건복지부 발표를 통해 2019년 연내 의무 표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국가에서는 ‘뉴트리스코어(NutriScore) 라벨링’ 사용 의무화가 추진되고 권장됨에 따라 네슬레의 이번 발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 각국에서 새로운 영양표기 라벨로 채택되고 있는 ‘뉴트리스코어’(가운데)와 이를 사용하고 있는 각 기업들. (출처-Santé Publique France)
△유럽 각국에서 새로운 영양표기 라벨로 채택되고 있는 ‘뉴트리스코어’(가운데)와 이를 사용하고 있는 각 기업들. (출처-Santé Publique France)

이탈리아 강력 반대…“단순한 기준 지중해식 식단 가치 입증 못해”
올리브유 다량 함유 E 등급…치즈·프로슈토 등 식품 산업에 타격

이와는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탈리아 농식품 협회와 농부연합, 식품산업 연합 등 농식품 관련 단체들은 네슬레사가 ‘뉴트리스코어 라벨링’을 이탈리아 판매 제품에도 적용하는데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뉴트로스코어가 지나치게 단순화된 측정 기준으로 과일, 채소, 견과류 등 섬유 및 단백질 수치가 높은 것은 건강에 ‘좋음’으로, 지방과 설탕, 소금, 칼로리가 높은 ‘나쁨’은 구분한다는 것이다.

또 세계적인 회사에서 이와 같은 라벨링을 자국내 시장에도 사용할 경우, 소비자에게 단순화되고 왜곡된 영양 정보를 줄 수 있어 기존에 구축된 식생활 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라벨링의 분류기준이 이탈리아 식품산업의 주력 품목 중 하나인 올리브유, 프로슈토, 치즈 생산자들에게 불리한 기준으로 작용해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식품산업연합 관계자는 “모든 주요 건강 지표의 기준은 평균수명 및 장수에 관련된 것으로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장수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는 지난 50년간 효과가 입증된 지중해식 식단에 의거한 것으로 뉴트리스코어가 분류하는 식품 분류 체계는 이러한 실증적 가치를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올리브유를 예로 들면서 “심혈관 예방 등 건강에 유익하다고 알려진 올리브유의 함유량이 많을 경우 단순히 지방으로 인식해 최하등급인 E에 근접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소비자에게 건강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주는 체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트리스코어’는 프랑스 대학의 연구기관인 EREN에서 개발한 새로운 영양표기 라벨로 녹색에서부터 빨간색까지 점진적으로 5단계의 신호등 컬러로 표기하는 것이다. 분류 기준은 제품 100그램에 함유된 섬유소 및 단백질, 포화지방, 열량, 소금, 설탕 등을 기준으로 가장 건강한 식품에 녹색 A 등급을 부여하며 가장 건강하지 않은 식품에 빨간색인 E등급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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