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피자’ 급작스런 요동…시장 재편 움직임
‘냉동피자’ 급작스런 요동…시장 재편 움직임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8.0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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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300% 성장서 올해는 32% 감소…원인 찾기 분주

최근 300% 이상 성장을 하며 국내 식품산업의 또 다른 돌파구로 주목받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이 급격하게 감소해 업계에서 원인 찾기에 나섰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6억 원) 32% 줄었다.

2016년 198억 원에서 2017년 880억 원, 2018년 952억 원을 형성하며 승승장구하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이 30% 이상 감소한 것이다. 감소폭이 너무 커 업계에서도 당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 미만 감소는 시장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30% 이상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상태면 올해 전년대비 50% 이상 감소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 및 업체별 시장 점유율(단위=억 원·%)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 및 업체별 시장 점유율(단위=억 원·%)

소비자 선택 폭 확대 속 가성비 기대에 못 미쳐
오뚜기 점유율 50%대로 뚝…신제품 개발 나서

실제 이 여파에 국내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뚜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5월까지 누계 매출 261억 원을 기록한 오뚜기는 올해 같은 기간 161억 원에 그쳐 41.4%가 줄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처음으로 50%대로 내려앉았다. 오뚜기는 그동안 2017년 75.6%, 2018년 63.2%를 유지해 왔다.

오뚜기가 잃은 점유율은 CJ제일제당으로 넘어갔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10.8%에서 2018년 27.2%로 올라가더니 올해 5월까지 누계 점유율 32.6%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역시 올해 5월까지 누계 매출이 94억 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09억 원) 보다 13.7% 감소한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품목의 다양화를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가구 내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이 높아지며 집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 가운데 냉동피자는 에어프라이어 조리 비중이 낮다보니 시장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냉동피자를 구입해 맛 본 고객들이 맛·품질 면에서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이며 재구매율이 급격하게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냉동피자는 전문점과 달리 얇은 도우로 인해 조리 시 딱딱해지는 현상과 토핑이 풍성하지 않아 가성비가 낮다는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제품으로 외식·배달피자에 대한 수요를 흡수해 시장을 다시 한 번 활성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최근 출시해 선보인 ‘고메 하프 피자’가 대표 사례인데, 이 제품은 크기를 절반으로 줄여 피자 전문점 수준의 맛·품질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숙성과정 없이 만들었던 이전 제품들과 달리 도우를 장시간 저온 숙성해 갓 구워낸 피자처럼 도톰하고 푹신한 도우의 식감을 살렸고, 통베이컨과 통웨지감자 등 원물감이 살아있는 큼직한 토핑을 얹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올 초 인수한 미국의 가공식품 기업 쉬완스에서 축적된 냉동피자 기술 제휴를 통해 고품질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제품 다양화 전략을 내세운다. 다양한 기호를 가진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한 복안이다. 종류를 다양화하고 기존 냉동피자의 맛을 한층 높인 신제품 개발로 역성장 시장상황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CJ 크기 줄이고 품질 높인 ‘고메 하프 피자’ 공세
신세계푸드 신규 참여…‘베누’ 브랜드로 이달 시판

△최근 2년간 고성장세를 유지하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이 급격하게 감소한 가운데 신세계푸드가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해 업계에선 냉동피자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제공=신세계푸드)
△최근 2년간 고성장세를 유지하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이 급격하게 감소한 가운데 신세계푸드가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해 업계에선 냉동피자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제공=신세계푸드)

그런가하면 최근 신세계푸드는 최근 오산2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냉동피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선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신세계푸드의 가세로 주춤했던 냉동피자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다.

신세계푸드 오산2공장은 기존 오산1공장에서 생산해오던 샌드위치, 김밥류, 도시락 등 프레쉬 푸드의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냉동피자의 생산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2017년부터 600억 원을 투자해 준공됐다.

냉동피자 생산라인에서는 연간 1만2000톤, 금액으로는 500억 원의 냉동피자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선 자체 브랜드인 베누(venu)의 냉동피자뿐 아니라 B2B용 냉동 완제품과 반제품 피자 등 맛과 위생에 있어 수준을 대폭 높인 제품을 생산한다. 이를 위해 냉동피자 신제품 23종의 개발을 완료했으며 식약처로부터 오산2공장 냉동피자 생산라인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도 획득했다. 판매는 이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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