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 냉동피자 파이 전쟁…순위 바뀌나
HMR 냉동피자 파이 전쟁…순위 바뀌나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2.04 0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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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점 피자 가격 오르자 수요 늘어…올 1000억 시장 재편 나서

냉동피자 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배달료 인상 등 피자 전문점의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이 가성비에 품질까지 갖춘 냉동피자를 찾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835억 원, 2018년 943억 원으로 지난 3년간 376% 증가했다. 물론 작년 11월 기준 587억 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했으나 업계에서는 2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도 R&D를 더욱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 구도가 한창이다. 현재까지는 오뚜기가 ‘떠먹는 컵 피자’ ‘오뚜기 사각 피자’ 등을 앞세워 2019년 11월 기준 56.2% 점유율로 냉동피자 시장에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2017년 75.6%에서 2018년 63.2%로 떨어지더니 작년에는 50%대까지 내려왔다.

△지난 3년간 376% 증가하며 냉동HMR 시장 돌풍을 몰고 온 냉동피자 시장이 잠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업계에선 R&D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 구도가 펼치고 있어 올해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각 사 제공)
△지난 3년간 376% 증가하며 냉동HMR 시장 돌풍을 몰고 온 냉동피자 시장이 잠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업계에선 R&D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쟁 구도가 펼치고 있어 올해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각 사 제공)

CJ ‘고메’ 점유율 30% 넘어…1위 오뚜기 넘봐
풀무원 ‘노엣지·크러스트’ 물량 달려 성장 낙관
신세계푸드·청정원 신제품 출격 채비…경쟁 가열

최근에는 CJ제일제당이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고메’ 피자를 전면에 내놓으며 2017년 11%에 불과하던 점유율은 2018년 27%까지 치고 올라가더니 2019년(11월 기준)에는 30% 고지를 넘었다.

이에 오뚜기는 저온 숙성 반죽과 자연 치즈를 내세운 ‘오뚜기 피자’를 리뉴얼하는 등 1위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CJ제일제당 역시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의 대표 제품인 ‘레드 바론(Red Baron)’을 국내에 출시하고, 50년 동안 축적된 슈완스의 피자 연구개발 및 제조 기술 노하우와 CJ제일제당의 냉동식품 역량 교류를 통해 기존 ‘고메’ 피자 제품을 전면 개선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올 하반기 진천 BC에서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며 국내 냉동 피자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복안이어서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을 어디까지 빼앗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런가 하면 풀무원도 지난 2년간 냉동 HMR R&D에 집중 투자한 결과물 ‘노엣지·크러스트 피자’로 경쟁에 뛰어 들었다. 치즈 크러스트는 대량생산 냉동피자에서 첫 시도다. 풀무원은 이를 위해 미국과 이탈리아 등지에서 설비를 수입해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아직까지는 시장 점유율이 1% 대 미만이지만 출시 한 달도 안 돼 물량 공급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올해 히트 제품인 ‘얇은피만두’보다 초반 판매 수량이 많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풀무원은 지난달 커머스포털 11번가와 공동마케팅 협약을 체결하고 온라인으로도 채널을 확장했다. 11번가의 약 3400만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해 타깃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유통가에서는 신세계푸드가 작년 오산2공장에 냉동 피자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600억 원을 투자한 오산2공장은 연간 1만2000톤에 달하는 냉동 피자 생산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자체 브랜드 ‘베누’의 냉동 피자와 B2B용 제품 생산 등 현재까지 23종의 개발을 완료했다.

대상 청정원 역시 발효 숙성한 도우에 다양한 토핑을 올려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한 ‘오리지널 콤비네이션 피자’ ‘스파이시 콤비네이션 피자’ 2종을 새롭게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처럼 냉동 피자의 성장세가 정체기를 겪고 있음에도 업계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냉장 HMR이 성장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냉동 HMR과 동시에 시장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동한 급성장하던 냉동피자 시장이 다양한 제품으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문점과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강점으로 인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특히 업계에서도 소비 트렌드 맞춤형 메뉴 개발에 몰두하면서 올해 시장은 1000억 원 시장을 훌쩍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냉동피자의 한계점으로 지적받던 맛·품질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그는 “냉동피자 성장 초기 당시 가성비 트렌드로 소비자가 많이 유입됐지만 전문점과 비교해 눅눅하고 딱딱한 도우와 빈약한 토핑 등으로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냉동피자는 만두, 핫도그 등과 달리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품목이 아니다보니 제조 기술력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냉동피자의 성장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R&D를 통한 전문점 수준의 맛·품질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업계의 노력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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