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또 ‘가짜 분유’ 파동…국산 분유 수출 증대 기대감
중국 또 ‘가짜 분유’ 파동…국산 분유 수출 증대 기대감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5.2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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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물량 7370만 불로 전년비 6.6% 감소
매일유업·남양유업·롯데푸드 3사 수혜 예상

중국에서 또 다시 가짜 분유 파동이 일어나면서 부작용 사례가 속속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시장에 진출 중인 국내 분유업계의 호재가 전망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對)중국 제조분유 수출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수출 물량이 반토막이 난 뒤 3년째 답보 상태인데다 코로나19로 수출길마저 꽉 막혀 있어 국내 분유업계는 이번 중국 `가짜 분유` 파동이 수출 전환점이 될지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에서 가짜 분유 파동이 일면서 부작용 사례가 속속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에 진출 중인 국내 유업계의 분유 수출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사진=매일유업, 남양유업, 롯데푸드)
△중국에서 가짜 분유 파동이 일면서 부작용 사례가 속속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에 진출 중인 국내 유업계의 분유 수출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사진=매일유업, 남양유업, 롯데푸드)

지난 13일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중국 후난성 천저우시 융싱현에서 아기들이 저질 분유를 먹고 두개골이 기형적으로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아동만 5명으로, 두개골이 기형적으로 커지거나 뼈의 변형, 성장 장애를 겪고 있다.

중국의 가짜 분유 파동은 고질병처럼 반복돼 왔다. 2004년 첫 사고 이후,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2013년 중국 한 수입업체가 가짜 분유를 네덜란드산 분유라고 속여서 판 사건, 2016년 미국 유명 분유 브랜드 상표를 붙여 유통시킨 싸구려 원료 분유 사건까지 문제가 된 제품은 상당수 회수되지 못해 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4~5년에 한 번씩 터지는 가짜 분유 사건에 올해는 중국 후난성 융싱현에서 파동이 또 다시 일었다. ‘베이안민’이라는 이름의 이 가짜 분유는 영유아용품점에서 ‘특수 분유’로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영양성분이 거의 없어 영유아의 식사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국내와 중국 시장의 경쟁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 영유아 분유 시장일 뿐 아니라 매년 빠르게 성장해 2018년 기준 34조원 규모다. 중국 분유시장 50% 이상은 외국산이 차지하고 있고, 네덜란드·뉴질랜드·프랑스·아일랜드·독일 5개국이 전체 82%를 점령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대중국 제조분유 수출금액은 전년(7900만 달러)대비 6.6% 감소한 7377만 달러(한화 904억원)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자국·수입 분유업체 대상 허가등록제를 시행하는 영유아 조제분유 등록관리법을 발표해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품질관리를 엄격히 해왔다. 분유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기관이 직접 공장을 점검한 뒤 허가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며, 1공장당 3개 브랜드만 허가를 내주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현재 매일유업, 남양유업, 롯데푸드의 각 3개 브랜드 9개 제품만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 3개사는 이번 사태 등으로 분유 수출길이 다시 열릴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국 수출분유로 ‘앱솔루트명작(애사락명작)’ ‘매일 궁’ ‘희안지’ 3개 브랜드가 등록돼 있다. 중국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도 철저한 안전 관리에 기반한 고품질 분유로 입소문이 나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일유업은 2007년 국내 분유업계 최초로 ‘앱솔루트명작’을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중국 GMP(우수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인증을 획득하며 품질과 안전성을 검증받았고, 2015년 12월 누계 기준 국내 유업계 최초로 수출액 ‘오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분유 수출금액상으로는 2016년 459억 원을 보인 뒤 2017년에는 270억 원, 2018년 400억 원, 2019년 350억 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 등 유업계는 현재 중국 분유 시장 상황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과 현 분유 파동 이슈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이 경쟁사의 오너리스크 악재와 이번 이슈로 반사이익에 대한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강원도 횡성 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분유 브랜드인 ‘위드맘’과 ‘그랑노블’ ‘희안지’ 등 3개 브랜드를 등록했다. 위드맘은 안전성이 높은 식물성 DHA를 사용한 프리미엄 분유로 먹거리 불안이 심한 중국인에게 품질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매일유업과 롯데푸드는 각각 아산 공장과 평택포승 2공장 제품 배합비 등록을 준비 중이나 중국 측의 실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남양유업도 ‘아기사랑 수’ ‘워스마마’ ‘희안지’ 등 3개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으며, 수출 금액으로 2016년 510억 원을 달성, 2017년에 308억 원, 2018년 350억 원, 2019년 414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가격보다도 분유의 품질과 성분을 중시하고, 수입산 분유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분유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아직 시장점유율은 다국적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5월에 중국 상황이 호전되며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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