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米안하다 사랑한다⑤-세계 속 飛上하는 쌀가공식품
[기획] 米안하다 사랑한다⑤-세계 속 飛上하는 쌀가공식품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10.29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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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가공식품 본격 성장 궤도…수출 작년비 두 자릿수 급증
컵떡볶이 등 간편 조리떡-볶음밥 등 가공밥 3400만 불 규모
코로나 사태 속 쌀과자·쌀음료 각광…다양한 맛 세계화 도전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하는 중국 제품 맞서 품질력으로 승부
농식품부 ‘쌀가공품수출협의회’ 구성 브랜드 개발·상품화·마케팅 지원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식품음료신문 공동 기획

작년 국내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억 달러(1157억 원)를 돌파했다. 2015년과 비교해 약 2배가량 증가한 실적이다. 올해 역시 8월 기준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7% 오른 8500만 달러를 달성하고 있어 올해 1억3000만 달러 수출이 예상된다. 이는 가정간편식의 성장, 한류문화 확산 및 쌀가공업체의 노력, 정부의 지원 등이 뒷받침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성장세가 두드러진 품목은 컵떡볶이 등 간편 조리 떡류 수출액이 3430만 달러로 전년대비 39.4% 증가했고, 가공밥류가 35.9% 성장한 34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국은 간편식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여전히 한류문화 영향력이 큰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이다. 작년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미국 3600만 달러, 일본 1610만 달러, 베트남 1310만 달러 등 전년대비 수출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달한다.

한류문화의 영향이 큰 일본·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젊은 층 사이에서 떡볶이의 인기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고, 미국은 아시아계·중남미계 이주민 사이에서 단시간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한국산 냉동볶음밥·즉석밥 등이 인기다.

최근 가장 기대되는 품목은 쌀과자와 쌀음료다.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돼 간식거리도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고, 다양한 통곡물로 만든 쌀과자 역시 각광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Technavio에 따르면 글로벌 쌀과자 시장은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8% 성장이 예상된다.

쌀음료는 대체 유제품 중 가장 주목받으며,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17%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의 경우 건강과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국내 쌀가공식품 수출의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업체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맘모스제과(대표 신성범)는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더 리얼’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전 세계 19개국에 수출하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연간 쌀 소비량만 600톤(MMA 포함)에 달한다.

해외 소비자들도 쌀가공식품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식품연구소를 설립해 R&D에 집중 △딸기 △요구르트 △바나나 △애플 시나몬 △허니버터 △메이플 시럽 등 다양한 맛을 개발하는 등 쌀 과자도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 국가인 미국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대형유통업체와 입점 계약을 맺고 수출액을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 시대에 맞춰 온라인 중심 마케팅 강화에 주력한다. 수출 주력국인 미국에선 맘모스 글로벌 현지법인에 온라인 사업부를 신설, 아마존 등과 접촉하고 있으며, 바이럴 홍보 영상도 제작해 유튜브, SNS 등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해외에서만 월 매출 5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맘모스제과 제품들이 영국 마트(위)와 미국 마트 매대에 각각 진열돼 있다.
맘모스제과 제품들이 영국 마트(위)와 미국 마트 매대에 각각 진열돼 있다.

 중국, 미국, 호주, 대만 등을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는 떡류 제조기업 맛찬들 백미식품(대표 양동규)은 벤더사를 통해 B2B 판매를 하고 있다. 연간 쌀 소비량 4000톤(국내산 10%) 중 400톤가량이 수출 물량으로 나가고 있다.

김재영 영업팀 부장은 “최근 전 세계적인 떡볶이 열풍과 코로나 19 사태로 수출량이 늘면서 생산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월 60톤가량이 수출되며, 8월말 기준 작년 전체 수출액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우려는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이다. 국내 제품 가격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저가 제품과 승부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 김 부장의 설명이다.

맛찬들 백미식품은 떡 제조과정이 보통 2단계만 진행하던 것에서 3단계로 강화했다. 떡의 찰진 식감을 내기 위해서는 떡매로 치는 것 같은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3단 제조공정을 고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시루에 찌듯이 찌면서 뜸을 들이는 과정도 포함돼 있다.

유통기한도 강제로 늘리지 않는다. 최근 일부 떡류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상온에서 떡류 유통기한을 6개월 이상 실시하고 있지만 맛찬들 백미식품은 40~60일에 불과하다.

김 부장은 “주정을 통해 유통기한을 강제로 늘리면 식감 등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출 시에도 보관온도 3℃를 설정해 냉장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짧더라도 품질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맛찬들 백미식품은 올해 수출로만 작년 매출 2배 이상 증가한 2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내려 온 레시피대로 최상의 맛을 구현하고 있는 세준푸드의 제품들
전통방식으로 내려 온 레시피대로 최상의 맛을 구현하고 있는 세준푸드의 제품들

 우리 전통음료인 식혜를 전통 제조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세준푸드(대표 문완기)는 전 세계인 누구나 대한민국 식혜를 즐길 수 있도록 ‘식혜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미국, 캐나다,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을 중심으로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에 있으며, 특히 베트남에선 식혜공장 건립을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원료 쌀은 경기쌀 계약재배를 통해 연간 70여 톤을 소비하고 있으며, 올해는 100톤을 계약한 상태다.

세준푸드의 강점은 무엇보다 품질의 일관성 유지다. 전통방식으로 내려 온 레시피대로 함량을 측정한 엿기름과 증미기에서 나온 고두밥을 최적 배합한 뒤 당화과정을 거쳐 최상의 맛을 구현하고 있다. 유통시스템도 혁신적인 ERP시스템을 도입, 철저한 위생 포장 및 깐깐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현재 식혜보다 아미노산이 2배 이상 풍부한 쌀 음료도 개발 중이다. 유럽 일대 시장 조사를 거쳐 쌀 음료의 가능성을 확인한 세준푸드는 제품 개발에 착수, 현재 맛·품질 테스트를 거쳐 제품 시판을 앞두고 있다. 세준푸드는 올해 수출 목표액으로 8억 원을 책정했다.

농식품부는 우리 쌀가공식품이 해외시장에서 더욱 비상할 수 있도록 ‘쌀가공품수출협의회’를 구성해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고 상품화 지원, 박람회 특별 홍보관 운영, 소비자 체험 행사 개최, 미디어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한 지원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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