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간장 분류‘발효·조미간장’으로 유형 통합을
[기고] 간장 분류‘발효·조미간장’으로 유형 통합을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0.12.0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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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학교·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장류는 우리 식생활의 기반으로 한식을 차별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면서 독특한 식문화를 형성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장류 식용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제 반찬의 차원을 넘어 주요한 단백질원으로, 그리고 다양한 기능성 물질을 함유한 우리 민족의 건강지킴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근래 1인 가구의 증가 등 가족 구성원의 변화와 아파트 보급으로 주거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장류를 각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가 급격히 감소하고 대부분 상품화된 장류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 장류 관련 업체 수는 2,047개로 경기, 전북, 전남, 경남, 경북 지역에 각각 200개 이상이 집중되어 지역편중 현상이 심하다. 이들 업체의 총생산능력은 350만 톤에 이르나 실제 생산량은 68만5천 톤에 그쳐 가동률은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장류 제품 출하액은 1조1천억 원에 이르고 수출액은 6천1백만 불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수입도 계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2019년 2천만 불 수준을 조금 넘고 있다. 수출량 증가는 K-Food의 영향으로 보이며 이런 흐름에 부응하여 장류의 국내 생산 판매와 함께 수출 활성화에 노력할 때이다.

근래 식품공전 중 간장 규격에 대한 국가 기관과 업체 사이에서 논의가 일고 있는데 업계 간 이해관계와 맞물려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간장은 다른 장류 제품과 다르게 식품공전에서 너무 세분되어 있어 분류에 따른 생산 업체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분류에 따르면, 간장은 한식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혼합간장 등 가공특성에 따라 5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분류를 재검토하여 기업이 폭넓게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분류 영역을 넓혀 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발효에 한식·양조간장 포함…혼합간장 등은 조미간장
신제품 개발 여지 넓히고 표시 기준 내 자유롭게 설명

기존 분류에 따른 간장의 국내판매액(2019)을 보면 한식간장 234억 원(2%), 양조간장 1,184억 원(19%), 산분해간장 399억 원(21%), 혼합간장 1,785억 원(58%)으로 비율을 보면 산분해간장과 혼합간장이 전체 판매액의 79%를 점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가정용보다는 외식업체에서 사용량이 많기 때문으로 보이며 가정식보다는 외식 혹은 배달음식의 비율이 증가하는 지금의 추세에서 이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분야에서 산분해 간장과 혼합간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진한 감칠맛과 가격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가정에서도 종류별 간장의 용도가 다르지만, 가정용의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장류 생산업계는 대량 수요처의 요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식품 유형의 분류는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정부의 기준은 유사한 특성의 식품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며 세부 품목까지 고려해 구분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이런 원칙에 따라 계속 식품군의 유형통합을 시행하였고, 좋은 예가 볶은 커피, 인스턴트커피, 조제커피, 액상커피를 묶어 커피로 하였고 밀가루도 강력, 중력, 박력을 묶어 밀가루로 통합하였다. 이렇게 묶었다 해도 표시기준의 범위 내에서 해당 업체는 제품 설명에 자유롭게 자사 제품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유형 통합의 개념에서 간장류도 2가지 유형으로 묶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발효간장과 조미(혹은 양념)간장으로 크게 분류하고, 지금의 분류로 구분된 한식간장, 양조간장은 발효간장 구분에 넣고 조미간장 속에는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혼합간장을 포함하도록 한다. 물론 생산 업체마다 제품설명서에 자기 제품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전통 제조방법에 따라 제조한 간장은 전통 방법으로 만든 것이라고 제품에 더 상세히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산분해산물을 간장으로 분류하는 것에 이의를 달 수 있으나 코덱스(CODEX) 간장의 규정에 비발효 대두소스(non-fermented soybean sauces)로 분류하여 대두박을 산분해(염산이용)한 후 수산화나트륨으로 중화한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산분해간장으로 통념상 받아들이고 있고 수요량이 많고 수요처의 요구가 있으면 이를 허용해야 할 것이다. 대전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보증되어야 한다.

간장 분류방법을 개선하여 더는 업계나 관련 국가기관 간 이견이 없으면 하고 소모적 논쟁보다는 장류업계와 정부기관이 협력하여 국내외 시장 확대에 노력하여 전체 파이를 키우는 쪽에 노력을 집중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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