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태블릿(모바일)…식품 선호 달라지나?-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의 트렌드 캐처③
컴퓨터와 태블릿(모바일)…식품 선호 달라지나?-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의 트렌드 캐처③
  • 엄하람 연구원
  • 승인 2021.03.0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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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터치 ‘쾌락적 식품’ 선택 가능성 높아
감성적 의사 결정…다각도 사진 정보 터치 유발
△엄하람 연구원(푸드비즈니스랩 박사과정)
△엄하람 연구원(푸드비즈니스랩 박사과정)

연구자들은 온라인 상황에서 다른 형태의 기기(컴퓨터vs태블릿)를 사용할 때, 소비자들이 어떤 속성의 식품을 더 선호하는지 연구를 수행했다. 우리는 ‘온라인’이라고 종종 하나로 인식하지만, 태블릿은 화면에 직접 손가락을 사용하고(direct-touch), 컴퓨터는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한다(indirect-touch)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다른 환경은 쾌락적(hedonic) 식품과 실용적(utilitarian) 식품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게 할까?

연구자들은 대학생을 모집해 다섯 번의 실험을 수행했다. 그 중 핵심적인 실험결과를 소개한다. 첫 번째 실험에서 85명의 참가자를 무작위로 컴퓨터 환경과 태블릿 환경에 배정하고, 치즈케이크(쾌락적)와 과일 샐러드(실용적) 중 더 선호하는 식품을 선택하게 했다. 선택하기 위해서 컴퓨터 사용 그룹은 식품 사진을 마우스로 클릭해야 하고, 태블릿 사용 그룹은 사진을 손으로 터치해야 한다. 컴퓨터 그룹의 73%가 치즈케이크를 선택했고, 태블릿 그룹 중 무려 95%가 치즈케이크를 선택했다. 즉, 태블릿 그룹이 쾌락적 식품을 더 많이 선택한 것이다.

첫 번째 실험결과를 연구자들은 다양한 인지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했다. 사람은 태블릿 화면을 통해 식품을 손으로 만지는 행동(touch)만으로도 그 식품의 섭취 상황(만지거나 먹는 상황)을 연상하는 사고 회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의사결정에 있어 인간은 외부요인에 따라 감정적 혹은 이성적 사고방식으로 다르게 발현되는데, 감각기관을 사용할 수록 의사결정에 감정적 사고방식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으로 화면 속 사진을 터치하게 되면 쾌락적 상품인 치즈케이크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즉 태블릿을 통해 해당 식품의 이미지에 손대는 것만으로도, 섭취하는 상황으로 사고 회로가 연결되며, 결과적으로 구매 의사결정에 감정적인 부분이 더 많이 작용하게 되므로 상품의 종류에 따라 판매 성과가 달라 질 수 있다.

연구자들은 더욱더 정교하게 두 번째 실험을 설계했다. 228명의 참가자를 컴퓨터와 태블릿 환경에 무작위로 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을 선택하는 화면을 두 가지(A, B)로 랜덤하게 제시했다.

A화면은 식품사진과 사진 선택버튼이 딱 붙어 있고, B화면은 멀리 떨어져 있다. 즉, B화면에서는 태블릿 환경이라도 손가락이 식품 이미지를 터치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A의 경우는 식품 이미지를 터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험물은 핫초코(쾌락적)와 홍차(실용적)로 설정하고, 첫번째 실험과 같은 방식으로 선호 식품을 선택하게 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B화면에서는 태블릿과 컴퓨터 환경에서 선택의 차이가 없었고, A화면일 때 태블릿 환경에서 핫초코를 선택한 실험자가 더 많았다. 이번 실험에서는 한 가지 질문 ‘식품 섭취 상황을 얼마나 떠올렸나요’를 추가했는데, 마찬가지로 A화면이면서 태블릿 사용 참가자가 섭취 상황을 더 잘 떠올렸다.

본 연구는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지 2016년 10월호에 실린 ‘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직접 터치 효과: 아이패드는 쾌락적 식품 선택을 증가시킬까? (Computer Interfaces and the "Direct-Touch" Effect: Can iPads Increase the Choice of Hedonic Food?)’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불과 2014년만 해도 국내 온라인 B2C 시장에서 모바일을 통한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33%였으나,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에는 67%를 차지했다. 이 현상은 식품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무려 2020년에 72%를 기록했다.

본 연구결과는 모바일 환경의 중요성이 지속해서 높아지는 상황에서 식품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고민하는 제조사 및 유통사에게 힌트가 될 수 있다. 모바일 상황에서 쾌락적 가치를 지닌 식품은 다각도의 사진을 삽입해 스크린을 통한 터치를 유발하고, 감성을 소구하는 정보를 기재해 소비자가 구매까지 도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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