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값 2배 폭등 식품 업계 원가부담 가중
옥수수값 2배 폭등 식품 업계 원가부담 가중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5.1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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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황 부진에 중국 사료용 수입 늘어…톤당 175달러서 350달러에 계약
도입 물량도 6만5000톤서 5만 톤으로 줄어
전분당 가동률 20~30% 떨어지고 가격 상승
원료로 쓰는 제과·음료 타격…특단의 대책 호소

미국 최대 경작물인 옥수수 가격이 올 들어 50% 이상 폭등하며 하반기부터는 국내 식품업계도 원가부담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연간 약 4000만 톤 이상의 옥수수를 수출하며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옥수수 수출 최대 국가 중 하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농산물 선물 시장인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선물 가격은 부셸당 7.73달러 올랐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2년(8.31달러)를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우리나라의 연간 옥수수 수입량은 약 220만 톤으로, 전 세계 옥수수 수입국 중 5위에 해당한다. 수입된 옥수수는 사료를 제외한 식용 옥수수 대부분이 전분과 전분당 원료로 사용된다. 한해 생산되는 82만 1000톤의 전분 및 전분당 중 69%가 옥수수다. 이는 제과·제빵·음료·주류 등 식품 원료로 사용된다.

이처럼 옥수수 수입 의존이 절대적인 국내 식품업계 입장에서 국제 옥수수값 폭등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본지 취재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상, 삼양사, 인그리디언코리아 4개사는 종전 톤당 175달러에 수입하던 옥수수를 최근 톤당 350달러에 공동구매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도  이들 업체가 매년 계약 수입하던 물량 약 6만 5000톤에서 5만 톤으로 줄었다. 이번 계약한 물량은 오는 7~8월 국내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데, 하반기부터는 식품업계 원가부담 및 물량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 옥수수 생산량과 재고량 급감으로 인한 원가 상승과 수요 감소로 인해 공장 가동률이 전년대비 70~80% 수준으로 줄고 옥수수 도입량도 7%가량 감소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전분 당 업계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분당업계는 생산원가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신시장 개척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으나 원료값의 2배 이상 폭등은 업체 노력만으로도 한계가 있다. 실질적 원가부담이 작용하는 하반기부터는 식품 가격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 옥수수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옥수수 주산지인 남미 작황 실패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미국 대표 곡창지대인 아이오와주에서 작년 가뭄과 태풍이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ASF(아프리카돼지열병)로 인한 돼지 사육량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데, 돼지 사료로 옥수수를 사용하는 중국은 ASF 이후 정부가 돼지 사육량이 감소하자 옥수수 농장에 최저가격을 보장해주는 제도를 없애 옥수수 농장들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ASF가 진정되자 돼지 사육량이 크게 증가한 중국은 옥수수 수입량이 기존대비 4배 이상 늘며 세계 옥수수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옥수수 자체 생산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전까지 수입 옥수수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본 관세율 3%인 식용 옥수수 관세율을 연말까지 0%로 인하하기로 결정하며, 식용 옥수수 총 128만 톤은 올해 말까지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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