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식품안전 사전 경보의 중요성-C.S 칼럼(365)
효율적인 식품안전 사전 경보의 중요성-C.S 칼럼(365)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1.08.2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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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식중독, 예측지도 활용 땐 예방 가능
국민 건강 지키고 사회적 손실 비용 절감도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어려서부터 자주 들어왔던 유명한 이솝 우화 중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있다. 한 양치기 소년이 심심해 ‘늑대가 나타났다’는 소리를 지르면 동네 사람들이 다 몰려와 나타났다는 늑대를 찾다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을 알고 다시 돌아가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이후 진짜 늑대가 나타나 동네 사람들에게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쳤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도 소년이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아무도 오지 않아 양과 소년까지 모두 늑대에게 해를 당했다는 내용이다.

어떤 경보든 위험이 예측되는 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적기에 발령되지 않고 자주 반복한다면 처음에는 긴장해 확인하고 자신이 조치할 바를 찾아 행동하지만 별다른 변화없이 계속 반복만 하면 우화 속 양치기 소년의 외침같이 여겨지기 십상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 동선 등을 알려주는 긴급재난문자는 확산 초기에는 모든 국민이 긴장한 가운데 오는 대로 확인했으나 1년여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느새 긴급재난문자 등 코로나19에 대한 알림이 일상화돼 점차 확인하지 않고 귀찮아지는 것을 국민 대부분은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식약처는 ‘식중독 예측지도(poisonmap.mfds.go.kr)’를 통해 전국의 식중독 위험지수 단계별 상황을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식중독 예측지도는 지역별 예측 정보 위험 수위에 따라 관심, 주의, 경고, 위험 등 4단계로 색깔별로 구분해 표시되고 있다.

여름은 식중독 ‘주의’ 수준을 넘어 경고와 위험 단계를 가리키는 때가 많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경보가 적기에 국민들이 인지하기 쉽게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활용되지 못하고 묻히고 만다.

실제 지난 7월 부산의 한 유명밀면집에서 500여 명에 가까운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는가 하면 경기도 분당의 김밥전문점에서 200여 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역학조사 결과 식중독 원인균이 살모넬라로 밝혀져 김밥전문점과 분식집 등 3000여 곳에 대한 현장점검이 8월 9일부터 20일까지 시행됐다. 이는 식중독 예측지수 등 예방경보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모든 정보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로 하는 때에 제공돼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 습하고 고온이 지속되는 여름철에는 바로 직전부터 ‘식중독 예측지도’와 같은 정보들을 전 국민에게 대중매체나 SNS 등을 통해 널리 알려야 한다. 특히 김밥집이나 분식점 등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업소들에 대한 교육 및 위험경보 발령 및 민·관 합동 긴급 점검을 통한 사전 예방 차원의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동절기에 발생하기 쉬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사고 등 계절별로 자주 발생되는 식중독 예방에 관한 시의적절한 예방 활동이 절실해 보인다.

경영학에서 널리 알려진 법칙 가운데 ‘1:10:100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개발 단계에서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해 해결하면 1의 비용만 들지만, 그다음 생산 단계에서 발생한다면 10의 수습비용이 든다. 또 문제 제품이 팔려나가 고객 클레임으로 접수돼 수습하려 하면 100 이상의 비용 들게 된다는 의미다.

식중독 예방 및 식품안전 점검 행정도 역시 마찬가지다. 사전에 관련 정보를 때에 맞게 국민과 업소들에게 제공하고 사전 점검을 통해 예방하게 되면 사회적 손실비용이 크게 절감될 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건강관리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정보제공과 행정으로는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손실이 너무 커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급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식중독 사전 예방효과와 식품안전 확보 효과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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