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이어 식물기반 ‘대체 해산물’ 부상
대체육 이어 식물기반 ‘대체 해산물’ 부상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9.1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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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족 자원 고갈 우려에 미세 플라스틱·공장식 양식 문제점 대안
대체 식품 중 29% 차지…돼지고기 대체육보다 높아
작년 매출 23% 고성장…상반기 투자액 7000만 불

올해 3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러시(Seaspiracy)’가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남획 등 현재의 조업 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2048년에는 바다에 어족 자원이 씨가 마를 것이라고 소개하는 등 인간이 해양 생물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재조명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공장식 양식은 심각한 바다 수질 오염과 항생제 남용을 불러올 수 있어 해산물 안전도 갈수록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서는 ‘해산물 소비’가 해양 생태계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해산물 섭취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며, 관련 식품업계 역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대체육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언론에서는 ‘대체 해산물’이 또 다른 화두로 떠올랐다. 언론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까지 대체 해산물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가운데, 소비자의 해양 생태계에 관한 인식 또한 점차 높아지면서 대체 해산물 식품 분야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코트라 LA무역관에 따르면, 급속히 성장한 식물기반 대체 식품 시장의 틈새에서 대체 해산물 분야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식품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성장을 거듭한 대표 분야 중 하나가 대체육을 포함한 식물기반 대체 식품 시장이다. 우유·크림·요거트·치즈 등 유제품에서부터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는 물론 각종 가공식품 및 과자류에 이르기까지, 본래의 식품 원료 대신 식물을 기반으로 한 대체재를 사용하는 이 시장은 환경과 동물복지를 중시하는 사회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유제품과 육류의 대체 식품들이 크게 주목받는 이면에는 적색육 섭취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 유제품과 육류의 공급원인 가축들의 항생물질 섭취 문제, 여기서 기인하는 각종 환경적인 문제와 기후 변화 등 매우 광범위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해산물의 경우, 일반적인 육류보다는 건강에 훨씬 이롭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기에, 굳이 해산물 대체 식품에는 크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해양 생태계 파괴나 중금속 및 미세 플라스틱 섭취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해산물 역시 다른 원료로 대체하려는 ‘대체 해산물 식품’ 분야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료: Statista
자료: Statista

식물을 기반으로 한 대체 해산물 식품은 아직은 조금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그러나 대체 해산물 분야는 생각보다 꾸준히 입지를 다져왔다.

시장 및 통계 전문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대체 해산물은 2020년 미국 소비자가 구매한 전체 식물기반 대체 식품 중 약 29%나 차지했다. 이는 26%를 기록한 돼지고기 대체육보다 비중이 더 크며, 30%의 식물기반 계란과 거의 맞먹는 수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물기반 대체 식품’이라고 하면 막연히 소고기를 흉내 낸 햄버거 패티나 돼지고기를 흉내 낸 소시지 제품만을 떠올렸던 이들에겐 흥미로운 사실이다.

대체 해산물 시장의 전망 역시 매우 밝은 것으로 보인다. 굿푸드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내 식물기반 해산물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약 1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미국의 식물기반 해산물 분야 투자액은 약 7000만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해당 분야의 지난 2개년 투자액 규모와 맞먹는 수치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자료: Good Food Institute, Bloomberg Businessweek,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Good Food Institute, Bloomberg Businessweek,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 미국이 주목하는 대체 해산물 식품

식물 기반 새우·크랩 케이크·참치·햄버거 패티 등
글루텐프리·non-GMO에 비건…채식주의자 선호
본래 식품의 맛에 영양 구현…임산부 섭취해도 안전
 

미국의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서는 최근 주목받는 식물기반 해산물의 대표적인 예로, 초밥에 올라가는 참치회를 토마토로 구현한 ‘Tunato Nigiri’를 꼽았다.

이 제품은 스페인 스타트업인 Mimic Seafood가 개발한 대체 해산물로써 올리브유와 조류 추출물(Algae extract), 향신료, 간장 등을 가미한 건조 토마토 과육으로 만든 대체 참치회다. 여기에 약간의 밥에 얹으면 겉보기에는 완벽한 참치 초밥이 되며, 다른 채소·과일·소스와 함께 장식하면 근사한 참치회 샐러드가 된다.

또 프랑스 식품기업 Odontella의 식물기반 훈제 연어 ‘Solmon’ 역시 대체 해산물 식품의 또 다른 예로 들 수 있다. 조류와 완두콩 단백질을 주원료로 한 이 대체 연어 식품 역시 해양 환경에 주는 영향을 줄이며 오메가-3 등 영양까지 챙긴 훌륭한 해산물 대용품으로 알려져 있다.

상기 제품들은 비록 미국의 사례는 아니지만, 최근의 대체 해산물 열풍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대체 해산물 식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Spy.com에서 소개한 올해 미국에서 주목받는 대체 해산물 식품 브랜드를 소개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해양 생태계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해산물 섭취를 줄이려는 움직임과 함께 식물기반 대체 해산물 식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관련 식품업계 역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식물기반 참치와 연어, 생선 필레 등 다양한 대체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사진=각 사)
△최근 미국에서는 해양 생태계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해산물 섭취를 줄이려는 움직임과 함께 식물기반 대체 해산물 식품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관련 식품업계 역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식물기반 참치와 연어, 생선 필레 등 다양한 대체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사진=각 사)

이 매체는 우선, 글루텐프리 식물기반 대체 해산물 식품 브랜드 ‘Sophie’s Kitchen’을 꼽았다. ‘생선만큼 맛있는 식물기반 해산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 기업은 식물기반 생선 필레, 새우, 크랩 케이크, 연어, 참치 통조림 등 다양한 대체 해산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모든 제품이 글루텐프리일 뿐만 아니라 콩 성분도 함유하지 않았으며, Non-GMO와 비건이라는 특징 또한 갖춰 채식주의 식단을 따르는 많은 미국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식물기반 치킨, 돼지고기, 햄버거 패티 등 대체육 식품들로 유명한 ‘Gardein’에서도 식물기반 해산물을 판매한다. 비건 인증뿐만 아니라 코셔 인증까지 갖춘 가데인의 식물성 크랩 케이크나 골든 필레 제품은 유제품을 전혀 포함하지 않은 데어리 프리이기도 해 채식 인구 중에서도 좀 더 세부적인 소비자층까지 타깃으로 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식물기반 참치로는 노스캐롤라이나의 ‘Atlantic Natural Foods’의 ‘Loma Lindo Tuno’ 제품이, 식물기반 새우 분야에서는 캘리포니아의 ‘All Vegetarian’의 ‘Vegan Shrimp’가, 식물기반 햄버거 패티 중에서는 역시 식물기반 해산물 브랜드 ‘Good Catch Foods’의 ‘Plant-based Fish Burgers’가 베스트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이 식품들은 모두 본래 식품의 맛과 식감을 비슷하게 구현하면서도 영양이나 환경 영향 측면에서는 오히려 본래 식품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대체 해산물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이제는 소위 ‘빅 푸드’라고 불리는 글로벌 식품 대기업들도 이에 동참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 예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육류 가공 및 판매기업인 미국의 타이슨 푸드는 씨스피러시 다큐멘터리에서도 소개된 식물기반 해산물 전문 기업 ‘New Wave Foods’에 투자한 바 있다. 또 네슬레는 식물기반 참치 브랜드 ‘Vuna’를 작년에 출시한 바 있다.

한편,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식품 유통관계자는 “식물기반의 대체 해산물은 글리텐프리, GMO프리, 데어리 프리 등 최근 식품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다양한 특징은 물론 원료가 복잡하지 않고 해산물 섭취 시 우려되는 중금속에 대한 걱정이 없어 임산부와 태아가 섭취하기에도 안전하다는 장점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체 해산물’이 미국 식품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무역관은 우리 기업들도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해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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