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 고통받는 ‘대형마트’ 해외진출로 성장 동력 모색
의무휴업 고통받는 ‘대형마트’ 해외진출로 성장 동력 모색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7.28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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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영업 위축…매출도 백화점·편의점에 뒤지고 소비 시장 비중 하락
롯데마트, 베트남·인도네시아 신시장 공략…분식·가공식품 등 K-푸드 상품 강화
이마트, 몽골 이어 필리핀에 노브랜드 마트…미국엔 독자 브랜드 ‘뉴파운드마켓’ 1호 개점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지각 변동, 의무휴업 규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대형마트가 해외 진출로 저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지각 변동, 의무휴업 규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대형마트가 해외 진출로 저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베트남 빈시에 문을 연 롯데마트 15호점. (사진=롯데쇼핑)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지각 변동, 의무휴업 규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대형마트가 해외 진출로 저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베트남 빈시에 문을 연 롯데마트 15호점. (사진=롯데쇼핑)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는 2012년부터 시행돼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현재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다. 점포를 이용한 새벽배송 서비스도 할 수 없고 의무휴업일에는 일반배송조차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접근성을 앞세운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매출 상으로도 타 유통업에 비해 대형마트의 악화일로가 눈에 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순서가 유지됐지만 작년에는 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 순으로 바뀌었다. 작년 소비시장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7%로 2015년의 263%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대한상의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도 편의점(96→103)만이 기준치를 상회했고 대형마트(97→86) 등 타 오프라인 유통업태는 지수 하락을 면치 못해 실적 하락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해외 확장 전략을 기존 중국에서 동남아로 튼 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선 지난 2008년 12월 호치민시 남사이공점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총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5일엔 베트남 중북부 빈(Vinh)시에서 15번째 매장을 열었다. 베트남 중북부의 빈은 라오스, 캄보디아 접경에 위치한 국경무역도시로 정부가 주도해 육성 중인 인구 약 50만명의 신도시다. 롯데마트 빈점은 시 중심부에 위치해있으며 3층 구조의 단독건물로 영업면적 약 4000평(1만3223㎡)의 규모다.

복합 쇼핑공간이 부족한 주변 상권을 고려해 기존점 대비 식품 비중을 10%가량 늘린 그로서리 중심의 매장을 구현했으며, 한국 분식과 가공식품 등의 K푸드 상품을 강화했다. 또 해안관광 및 국경 인접지역 고객을 겨냥한 대용량 상품 및 다양한 PB상품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인도네시아에도 추가 출점을 검토 중이다. 2008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재 4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매장들과 합치면 해외에서만 6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출점 대신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2016년부터 몽골에 진출해 현재 울란바토르 지역내 총 3개 매장을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는 2015년에 진출해 현재 고밥 지역 1개 점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현지 대형유통업체인 타코그룹과 전략적제휴를 맺고 프랜차이즈로 전환했다. 또 이마트의 PB상품 전용 매장인 노브랜드마트는 필리핀에 2019년 상륙해 현재 프랜차이즈 형태로 13호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이마트는 그동안 국내 유통채널들이 취약했던 미국 시장 공략을 추진한 바 있다. 2018년 미국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 홀딩스’를 3075억 원에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을 공식화했다.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팜즈, 레이지 에이커스 등 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점포는 총 52개다.

또한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선보인 독자 마트 브랜드 ‘뉴파운드마켓’ 1호점을 캘리포니아에 내고 미국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은 지역 특산물과 유기농 제품 위주의 프리미엄 식료품을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향후 LA지역에 PK마켓도 오픈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각종 규제와 함께 코로나19까지 이어지며 업계의 어려움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성장가능성이 큰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소통창구 ‘국민제안’에 접수된 청원 중 정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10개를 선정된 가운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포함돼 제도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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