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주(酒)도권’ 잡기 한창…주류 마니아 공략 사업 확장
유통업계 ‘주(酒)도권’ 잡기 한창…주류 마니아 공략 사업 확장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5.17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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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원대 데일리 와인서 초고가 위스키까지 전문 매장 개점…문화·경험 제공
롯데마트 와인 매장 ‘보틀벙커’ 잠실점 이어 지방 진출
신세계, 미국 와이너리 인수…주류 수입 2년 만에 2000억
현대백화점, 와인 유통사 설립…이마트24는 주류 편의점

유통업계가 주류 마니아를 겨냥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유통기업은 1만원대 데일리 와인부터 수천만원대의 초고가 위스키까지 다양한 구색을 갖춰 전문매장을 내놓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순 수입과 판매에서 벗어나 와인을 중심으로 문화와 경험을 접목한 전문매장을 선보이는가 하면 와이너리 인수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가 문화와 소비경험을 접목시킨 주류 전문매장 등으로 '주(酒)도권'을 잡기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의 보틀벙커. 보틀벙커에선 테이스팅탭(오른쪽)을 통해 다양한 와인의 시음이 가능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유통업계가 문화와 소비경험을 접목시킨 주류 전문매장 등으로 '주(酒)도권'을 잡기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의 보틀벙커. 보틀벙커에선 테이스팅탭(오른쪽)을 통해 다양한 와인의 시음이 가능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와인은 맥주를 제치고 주류 수입 1위를 차지했다. 실제 2020년 와인 수입액은 3억3000만 달러(약 4040억 원)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상반기(1~6월)에만 3억25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와인 수입액 기준 역대 최대치다.

와인 수입액은 2012년 1억5000만 달러(약1800억 원) 수준에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가장 인기를 얻는 것은 레드와인(2020년 수입비중 65.6%)이며, 화이트와인(17.8%)과 스파클링와인(14.1%)도 호응을 받고 있다. 주된 수입국은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칠레 △스페인 등이다.

롯데쇼핑에서는 최근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 등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특히 주류소매업 추가는 와인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와인 관련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고, 올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가 된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로 주류 유통 시장을 이끌고 있다. 보틀벙커는 롯데마트의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면서 선보인 와인 특화 매장으로 작년 12월 잠실 제타플렉스점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에 잇따라 문을 열었다. 40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 구색은 물론 일명 ‘테이스팅탭’을 통한 시음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주목 받고 있다.

오는 7월 초에는 ‘와인그래프’와 제휴를 맺고 상품 구매와 픽업이 가능하고 고객별로 구매 이력에 기반한 개별 맞춤 와인 추천, 상황과 날씨 등에 따라 추천해주는 콘텐츠 등이 포함된 애플리케이션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이와 더불어 시그니처 와인 'LAN멘시온'도 선보이고 ‘동묘830’ 등 와인 전문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신세계도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를 3000억 원에 인수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는 와인을 직접 생산해 와인 수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세계의 주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L&B는 와인을 중심으로 한 주류 수입 사업의 성장 속에 매출이 2019년 1070억 원에서 지난해 2000억 원으로 2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신세계 프라퍼티 관계자는 “이번에 인수한 곳은 나파 밸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인 힐사이드 셀렉트를 비롯한 5개의 럭셔리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와이너리로 사업적인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최근 와인 유통사 ‘비노에이치’를 설립,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비노에이치는 현대그린푸드가 47%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유기농·프리미엄 와인 등 특화 와인을 주로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소비자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들도 주류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25와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은 주류 특화 매장을 선보였고, CU와 GS25는 온라인 주문·예약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특히 이마트24는 지난달 주류 전문 편의점 1호점을 오픈했다. 이마트24 강동ECT점을 리뉴얼한 형태로 매장 3분의 1을 700여 종의 주류와 안주류로 채운 것. 쉽게 만나볼 수 있는 1만원 이하 주류부터 30~60만원대의 와인·위스키, 수제맥주, 전통주 등 일반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제품들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후 고객이 자주 찾는 상품을 목록화해 지속적으로 트렌드를 반영할 계획이다.

주류 전문 편의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대로 된 관리를 위해 와인 소믈리에가 점장을 맡는다.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매장을 관리하고 고객에게 상품도 추천한다. 또 매장에 비치된 스마트 월패드로 실시간으로 온도·습도를 파악해 주류의 관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소형 디지털 화면을 통해서 매장 내 와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24는 1호점 오픈에 그치지 않고 주류에 대한 니즈가 높은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외식대신 홈술로 바뀌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술을 마시는 것은 국경이 닫혀 있는 동안 일종의 이국적인 경험을 즐기는 방법이 됐다. 유통 대기업과 와인업체 등에서 대량 수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와인, 위스키 등 수입 고급주류의 접근성이 개선돼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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