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조, 분말식품의 안전성 확보 필요
[기고] 건조, 분말식품의 안전성 확보 필요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2.08.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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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코덱스, 건조식품 유해 미생물 안전성 경고
곡물 가공식품에 살모넬라·포도상구균 등 발생
전처리 위생 병행 초고온 살균 처리 등 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적어도 30억 년 이전에 우주의 작은 행성, 지구에 생명체로 처음 출현한 대상은 미생물이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지금으로부터 25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출현한 후 미생물과 공생이 시작되었다. 생명체의 시조인 미생물과 함께 모든 동식물이 생존에 가장 좋은 특성을 갖도록 변화됐으며 지금도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미생물의 종류와 수는 그 누구도 헤아릴 수 없지만, 일부 학자는 사하라 사막의 모래 수보다도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생명체로 숫자가 가장 많은 미생물은 크게 인간에게 무해, 무익한 집단(가장 수가 많다), 유익한 작용으로 인간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미생물, 반대로 해를 끼치는 대상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두고 실체를 알고자 노력한 대상은 17세기 이래 유익 미생물과 유해 미생물로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해 미생물은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거나 식품을 변질 혹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작용을 하기에 의학계와 식품과학자들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식중독 미생물은 계속 관련되는 속과 종이 밝혀지고 있으며 해를 끼치는 양상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등 사람의 생명과 관계되어 이에 관한 깊은 탐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FAO/WHO 산하 Codex 위생분과위원회에서는 그동안 수분함량이 낮아 크게 관심 두지 않았던 건조식품에 존재하는 유해 미생물에 의한 안전성을 경고하고 있다. 보고 내용을 보면 수분함량이 낮아 식중독 미생물의 위험성이 가려져 있었던 건조식품에 대한 식중독 위험성을 거론하고 있다. 또 대상 건조식품을 구분하며 유해 미생물오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상은 저수분 식품으로 분류되는 Aw 0.8 (Aw: 수분활성도, 순수 물을 1로 기준하여 미생물이 이용할 가능성을 비교한 수치) 이하인 식품을 대상으로 오염되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을 제시하고 있다,

대상이 되는 건조식품의 위해도는 위해 정도가 높은 순으로, 곡류가공품 낱알 곡물, 건조 단백질 식품, 향신료와 허브, 견과류와 견과류 제품들, 과자나 스낵들, 건조 과실류와 채소류 그리고 직접 섭취하는 종실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식생활에서 자주 먹는 식품들로 선정기준은 질병 유발 정도, 생산량, 소비량, 국제교역 순으로 선정하였다. 이들 식품은 섭취 전 열처리 등을 포함, 혹시 오염되어 있을지 모르는 위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전 처리 공정이 허술하고 대부분 건조된 상태에서 섭취하고 있다.

제시된 건조식품에서 많이 검출되는 식중독 미생물은 분말 초콜릿의 살모넬라, 여러 건조식품 특히 곡류 가공식품에서 번번이 검출되는 바시러스 세리어스 등이다. 전체적으로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 사고가 가장 잦고, 바시러스 세리어스는 쌀이나 곡류 식품에서 빈도가 높다. 포도알 구균은 우유가 함유된 제품에서 자주 발생한다. 세 번째로 빈도가 높은 향신료와 허브의 경우 살모넬라 원인 식중독이 가장 빈번히 일어나나 이들 외에 바시러스 세리어스, 클로스트리디엄 퍼프린겐스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식품공전에는 건조식품의 위해 미생물 기준이 잘 제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고춧가루 소비량이 많고, 이용하는 음식이 많은데 이 향신료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미생물의 오염은 검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잘못 관리된 고추 분말을 이용하는 식품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선식 등 곡류 가공제품의 위해 미생물오염은 오염된 상태에서 식중독 미생물을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장 바람직한 위생 처리 방법은 원료의 철저한 세척 관리와 가공 기계 및 전 공정의 안전 관리다. 최종제품에 대한 살균처리 또한 검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초고온 증기(superheated steam)를 이용하여 130~135℃에서 순간 살균하는 방법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밀가루에 대한 미생물 기준은 없으나 그 외 대부분의 곡류 건조제품이나 향신료 제품들은 식품공전 상 지켜야 하는 미생물 기준이 있으므로 이를 따르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제시된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한 전처리 위생관리와 함께 제품 생산의 최종 처리 단계에서 적절한 살균처리는 권장할만한 방법이다.

분말 제품의 가열처리에 의한 살균은 품질 열화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초고온에서 최단 시간 살균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일부 제품에 방사선 조사를 허용하고 있으나 소비자의 거부반응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보편적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건조 후 직접 섭취하는 여러 건조 유통 식품(수산 제품 포함)의 미생물 안전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식중독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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