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만금을 동남아 겨냥 종합식품 가공단지로
[기고] 새만금을 동남아 겨냥 종합식품 가공단지로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2.05.1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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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윤 대통령도 좋은 입지 인정…식량 비축·가공단지 활용을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새만금이 다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전북 서해안인 부안, 김제, 군산지역에 걸쳐 위치한 새만금 국가사업 단지를 둘러보면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견줄만한 곳이 없을 만큼 좋은 입지이고 국내외 기업을 유치해서 개발을 못 시킨다면 우리 잘못”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극히 옳은 지적이므로 새 정부가 들어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야 할 충분한 당위성이 있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 기공식 이후 30여 년이 흘렀으나 뚜렷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권마다 여러 공약은 했으나 실질적으로 수행된 사업은 물막이 보를 완공했고 부수 사업이 일부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새만금은 총면적 409㎢(용지 291㎢)에 달하는 넓은 용지가 조성되는데 이 단지의 일부를 식량 비축 및 국제종합 식품 가공단지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사료곡물 포함)은 21.7%에 불과하고 식용으로 사용하는 식량 자급률도 46.7%에 그쳐 매년 1600∼1800만 톤의 옥수수, 밀, 콩 등을 수입해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하는 비용은 28억 불에 이른다.

지금 겪고 있는 곡물파동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언제든지 수시로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심각한 국가적 문제이다. 국방에 버금가는 식량안보는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결코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국내 현실에서 가용 토지 등 곡물 생산 여건을 감안할 때 곡물자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실현되기 어려우므로, 부족한 곡류 자원은 계속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사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수입되는 곡물을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새만금 지역은 곡물 수입, 비축, 이용을 복합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천혜의 여건을 갖췄다. 5∼10만 톤급 곡물수송용 배가 접안 할 수 있는 항구가 구축될 예정이고, 단지 배후에 국산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농지가 있어 수입 곡물과 국산 원료를 이용한 복합가공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요지이다.

수입되는 곡물은 사일로(Silo)에 저장해 곡물 수요에 대비한 비축기능을 갖고, 같은 단지 안에 복합가공공장(콤비나트)을 건설해 항구에 구축된 사일로에서 필요량의 곡물을 공급받아 현지에서 처리, 가공해 제품화하면 수송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손실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밀 등 수입되는 곡류 대부분은 제분한 후 용도별로 가공해 최종 제품을 만드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을 한 단지 안에서 일괄 진행할 수 있다. 즉 공기이송장치(뉴메틱 시스템)로 곡물수송선에서 바로 제분공장으로 이송된 밀과 옥수수는 제분돼 밀가루와 옥분으로 저장되며 이 제품은 뉴메틱 시스템을 통해 인근에 있는 라면, 제빵, 제과, 물엿 공장으로 손쉽게 이송해준다. 밀가루와 옥분을 받은 공장은 용도에 맞게 가공 제품화한 후 인근에 위치한 보세창고로 이송, 세계 각 지역으로 바로 수출 길에 들어선다.

또한 같은 단지 내에 있는 사료공장은 제분, 제유 공장에서 나오는 박 등 부산물과 옥수수를 이용해 필요한 사료 제품을 단지 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 그리고 가공제품생산에 필요한 포장재와 기계 제작업체도 단지 내에 관련 공장을 설립하면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할 것이다.

이 식품가공 콤비나트를 전용 면세수출단지화해 생산품의 80% 이상을 동남아 지역에 수출하는 특화단지로 육성하면 세계 유례가 없는 국제 복합식품 가공단지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곡물메이저와 중국, 일본 자본을 유치할 가능성도 있다.

동남아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51%에 달한다. 식품시장 규모는 1조5천억 불로 세계시장의 51%를 점하며 연 성장률은 4.9%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새만금 지역에 구축되는 식품가공 콤비나트는 지역발전은 물론이고 동남아 식품 산업의 메카로 육성, 발전시킬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일본과 중국까지 포함해 3국 국제 공동식품 가공단지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새만금은 천혜의 항만과 공항, 넓은 용지, 그리고 배후 원료권 등 많은 이점이 있다. 이를 잘 살려 국가생명산업인 식량 비축과 이 원료를 이용한 복합가공산업을 육성하면 사업성 높은 국가사업이 될 수 있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획기적 사업으로 발전시킬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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