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적자 누적 이유로 갑작스런 사업 종료…업계 당혹
푸르밀, 적자 누적 이유로 갑작스런 사업 종료…업계 당혹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10.19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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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이상 매출 감소에 적자 누적…직원 400명 정리해고
유통업체 12월까지 공급 계약…대체 협력사 발굴 나서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내달 30일 사업을 종료한다. 모든 임직원은 모두 해고된다.

푸르밀은 18일 전 직원 약 400명에게 사업 종료를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4년 이상의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알렸다.

실제로 푸르밀의 영업 손실액은 지난 2020년 113억 원에서 작년 124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LG생활건강과 인수를 추진했으나 지난달 끝내 무산됐다.

푸르밀은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 발표에 임직원과 관련 유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푸르밀 노동조합은 신동환 대표이사를 비롯한 오너 일가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에서 "신준호·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끼고 배신감이 든다”며 “강력한 투쟁과 생사기로에 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적자 원인이 오너 경영 무능함에서 비롯됐지만 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어떤 제시나 제안도 듣지 않고 노사 간 대화 창도 닫았다”고 비판했다. 또 “시대의 변화되는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른 사업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 영업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푸르밀은 11월 말 사업 종료시 CJ푸드빌,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SPC그룹, 롯데GRS, 롯데제과 등 다수의 식품 기업들, 국군복지단, 군지사, 군납대행, 단체 급식업체 등 30여 개 관계사와 공급 계약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사업을 종료할 경우 업체별로 재고 회수 비용 및 반품 비용이 예상되며 해당 비용에 대해 정확히 추산이 어려운 만큼 배상액은 더 커질 수 있다.

기존 PB상품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다수의 유통업체와도 오는 12월 말까지 제품 공급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관련 업체들은 푸르밀의 사업 종료와 관련된 별도 통지를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이마트(이마트24), CU 등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PB로 푸르밀의 유가공 제품이 공급되는 것은 우유, 가공우유, 요거트 등으로 20여 종 이상에 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푸르밀로부터) 일방적으로 사업종료를 통보받은 상황”이라며 “내달 말까지만 영업을 지속한다고 밝힌 만큼 사업 중단에 따른 대체 협력사 발굴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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