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장에 대비한 ‘대체식품’의 정의·안전관리 기준 마련-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21)
미래 시장에 대비한 ‘대체식품’의 정의·안전관리 기준 마련-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21)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1.1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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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대체육 등 신식품 성장 기반

최근 식품시장에서는 ‘대체음식’이 대세다. 여기에 건강을 상징하는 ‘식물성’, 코로나사태로 면역의 중심으로 부상한 ‘단백질’ 바람이 불면서 대체육이 핫한 미래 먹거리로 뜨고 있다. 작년 12월 22일 식약처는 ‘대체식품’ 시장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효율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정의 및 안전관리 기준 신설을 행정예고 했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대체식품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식품을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 미생물, 식용곤충, 세포배양물 등을 주원료로 사용하여 식용유지류(식물성유지류는 제외한다), 식육가공품 및 포장육, 알가공품류, 유가공품류, 수산가공식품류, 기타식육 또는 기타 알제품 등과 유사한 형태, 맛, 조직감 등을 가지도록 제조하였다는 것을 표시하여 판매하는 식품”으로 정의했고 여기에는 기존에 적용하던 개별 식품유형의 기준·규격에 더해 신설된 대체식품의 공통 기준·규격(산가, 과산화물가, 대장균군, 세균수, 대장균)까지 적용된다. 예를 들면 기존에 대두를 주원료로 사용해 불고기의 식감, 성상, 조직감 등과 유사하게 제조한 식품의 유형은 ‘두류가공품’으로 해당 기준·규격을 적용했으나, 앞으로 대체식품으로 제조했다는 것을 표시한 경우 ‘두류가공품’의 기준·규격과 신설되는 ‘대체식품’의 기준·규격을 함께 적용받게 된다.

대체(代替)식품이라고 하면 아직 익숙한 단어는 아니지만, 사실 이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인류가 음식을 먹기 시작한 원시시대부터 늘 함께해 왔다. 인간이 수렵으로 생명을 유지하던 때에는 제철 농산물과 수산물, 날짐승 등을 잡아먹고 살았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면서 제철 음식이나 날짐승을 구할 수 없거나 열악한 날씨로 농산물이나 과일의 공급량이 줄어들면 다른 대체음식을 찾아야만 했다. 요즘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대체 음식의 발생 이외에도, 대체 원재료를 속여 넣거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싼 원재료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전 세계 식품업계의 신제품 개발 타겟이 비거니즘, 대체육 등 신(新) 식품의 혁명에 맞춰져 있다. 특히 ESG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환경을 크게 손상시키며 얻어왔던 가축 단백질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축산업으로 단백질을 얻는 데에는 식물에 비해 물이 4~25배 더 필요하고 화석연료도 6~20배 더 들기 때문이다.

최근 동물성 고기를 식물이나 미생물, 곤충, 배양육 등으로 대체하는 ‘대체육(肉)’, 우유를 대체하는 식물성 ‘대체유(乳)’, 대체 계란 등이 각광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되면서 3D 프린팅을 활용하거나 다양한 소재들로 육류를 대신하는 대체단백질의 빅 마켓도 열렸다. 여기에는 단순히 기존 먹거리 대체에 그치는 산업적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 전염성 질병의 주원인인 육류에 대한 거부감 해소, 고기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 감소, 환경보존, 동물복지, 지속 가능한 개발 등 많은 장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육류 대체식품 시장이 선두 주자로 급성장 중인데, 2040년이 되면 전체 육류 시장의 3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까지 전망된다. 현재 이 시장은 영국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롯데, 대상, 풀무원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대체육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배양육 제품까지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아직은 의문이다. 물론 이번 대체식품의 정의 및 안전기준 신설로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되긴 했으나 아직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 예를 들면 방사선조사식품이 법적으로 허용돼 있긴 하나 아직 어떤 제품도 우리 식품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비록 배양육의 시장 진출이 허용되긴 했지만 가축이 아닌 실험실서 배양된 고기(肉, meat)를 농식품부나 축산업계가 인정할지, 또한 고기(meat), 우유(cow milk), 계란(chicken egg) 등의 용어 사용을 반대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시장에 이런 용어로 나간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때를 만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신식품의 혁명인 대체식품, 대체음식의 거센 바람에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 이번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규제를 개선해 시장을 열어놨으니, 기업들은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은 이들 표시(label)를 보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된다. 즉, 무엇으로 만들어진 대체식품 인지를 표시하고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만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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