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계묘년을 시작하며-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19)
2023 계묘년을 시작하며-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19)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1.02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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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리적 규제엔 칭찬-불합리 땐 비판
새해에도 식품 관련 이슈 균형추 역할할 것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열렸습니다. 지난 2022년은 3년 가까이 인류를 괴롭혀 왔던 코로나가 거의 종식된 해로 식품산업계에는 득(得)도 실(失)도 가져다 준 다사다난했던 해였습니다. 올 계묘년은 부활, 다산의 상징인 토끼의 해라 크게 성장할 식품산업계에 큰 선물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0년 9월부터 시작된 식품음료신문의 하상도 칼럼, 만 12년이 넘은 작년 2022년에도 ‘식품바로보기’를 통해 식품산업계에 발생했던 주요 사건·사고나 이슈거리에 대해 객관적 논평과 해설을 하려 노력했습니다. 여기서는 비만세, 설탕세, 플라스틱세, 밀가루·설탕·소금·물 등 식재료 가치의 재조명, 막걸리, 식물성 열풍, 가공식품, 라면, 팝콘, 식품첨가물, 계란, 우유, 커피, 이산화탄소, 설탕 대체 감미료, 냉동·냉장식품,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발효식품, 메디푸드, 기능성식품, 미세플라스틱, 미세먼지 납·수은 등 중금속, ESG경영에 따른 탈플라스틱화 등에 대해 다뤘습니다.

작년엔 식품 관련 사건·사고가 많지 않아 한성 불량김치 사건, 개구리 열무김치 위생문제, 냉면, 계란 지단 살모넬라 식중독 사건, 당(糖)알코올 첨가 젤리 자발적 리콜, 원숭이 두창과 식품안전, 된장 곰팡이독 아플라톡신 검출 사건, 노로바이러스 주의보 등에 대해서 논평했습니다. 식약처 등 우리 정부의 식품 관련 정책·제도, 규제에 대해서도 논평해 왔는데, 합리적이고 시의적절한 정책에는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불합리한 규제엔 비판과 제언을 덧붙였습니다. 여기서는 식품 등의 재검사 제도, QR코드 스마트 라벨(표시), GMO 식품 규제, 영·유아용 이유식의 불합리한 기준·규격, 일반식품 기능성표시제도의 바람직한 관리 방안, 소비기한 제도, 농약 PLS 재검토, 건강기능식품 표시제도 등을 다뤘습니다.

지난 해 12월 3일 제 27회 소비자의 날을 맞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올 한해 화제가 됐던 소비자 10대 뉴스를 선정했는데, 그 중 식품 관련 뉴스가 3개나 포함돼 있었습니다. 첫째가 ‘식품과 원재료 가격 폭등’입니다. 각종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고 고환율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품 도미노 가격 인상이 연 초부터 이어졌습니다. 라면은 물론 두부, 콩나물, 고추장, 커피,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었습니다. 국제 원맥(밀가루) 가격이 인상되면서 빵, 과자 등 가격 인상으로 번졌고 연말엔 원유 가격 인상 여파로 치즈, 버터, 발효유 등 유제품 가격까지도 올라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습니다.

두 번째 뉴스는 소비기한 표시제입니다. 소비기한 표시제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식품에 표시하는 제도로 올 2023년 1월 1일 시행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만 연장되는 소비기한 제도의 도입으로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고, 식품폐기물 감소 효과도 크지 않다고 봅니다. 유통·판매단계에서 콜드체인 도입, 개방형 냉장고에 문 달기, 온도-시간 감시자인 TTI 스티커 활용 등을 통해 보관온도를 안정적으로 준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소비자의 인식과 행동인데요, 섭취 전까지 소비기한 표시를 잘 확인하고, 장보기 후 식품 보관·섭취 시 취급상의 주의사항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세 번째 뉴스는 식품 이물입니다. 햄버거에서 고래회충이 나온 데 이어 비닐이 감긴 채 치킨을 튀겨 문제가 됐고, 백화점 식품관 초밥에서도 벌레가 나와 충격을 줬습니다. 이물은 가공식품의 제조·가공 공정에서는 어느 정도 해결됐는데, 식품접객업소에서 제공되는 음식에서 발생하는 이물까지도 신고하게 해 최근 이물신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엉터리 신고를 하는 블랙컨슈머나 언론 공개나 신고를 미끼로 업체를 협박하는 소비자도 많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식품정보의 취득이나 판단 시 방송이나 언론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방송에 출연한 쇼 닥터나 검증되지 않은 가짜 전문가들의 말을 여과 없이 믿습니다. 물론 정부나 학계에 대한 불신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양심을 버리고 이해 당사자의 입 역할을 해 온 사례가 많았고 정부도 효율성이나 국익은 따지지 않고 힘 있는 사람이나 목소리 큰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받아 주면서 만들어진 정책과 규제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SNS 등을 활용해 잘못된 식품시장과 정보의 감시자, 누명 쓴 음식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해결사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생산자-소비자, 정부-산업계 등 이해관계와 찬반 논란이 불붙었을 때 객관적이고 공정한 포청천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계묘년에도 ‘하상도의 식품바로보기’ 코너가 뉴스와 SNS를 달구는 식품 관련 이슈의 중심에 서서 흔들림 없는 균형추 역할을 하는 길라잡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저를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애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식품음료신문과 식품바로보기가 식품분야 지식의 원천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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