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엿기름 제조법 표준화로 공정 단축
농진청 엿기름 제조법 표준화로 공정 단축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6.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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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생산-가공-소비’ 산업화 체계 구축…10일 소요를 6.3일로 줄여
겉보리 신품종 ‘혜미’로 제조 효소 역가·당화력 상승
혜미 엿기름 식혜 소비자도 만족…고추장 등에 이용
군산시농업기술센터 올 생산 4배 증가한 80톤 예상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이 국산 엿기름용 겉보리를 사용해 엿기름 표준화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국산 엿기름의 ‘원료생산-가공-소비’ 산업화 체계를 구축한 것.

기존 엿기름은 일반적으로 보리를 물에 담갔다 건지기를 2일 동안 반복하고 6일간 싹을 틔워 5~7일간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만드는 데만 총 10일 이상이 걸리지만 이번에 농진청이 개발한 표준화 제조공정은 엿기름을 만들면 8시간 물에 담가 5일간 싹을 틔우고 24시간 건조함으로써 제조 시간을 6.3일로 줄일 수 있다.

농진청의 표준화 제조공정에 따라 2006년 엿기름용으로 개발한 겉보리 ‘혜미’로 엿기름을 만들었을 때 시판제품보다 효소역가(β-amylase)는 1.7배, 당화력(DP°)은 1.8배 높았다.

 

현재 ‘혜미’ 엿기름으로 제조한 식혜가 시판되고 있으며, 소비자 반응조사(성인남녀 200명)에서 ‘혜미’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를 맛본 소비자의 75%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

농진청의 표준화 제조공정은 군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가동된다. 이 곳은 연 250톤에 달하는 엿기름을 생산할 수 있는 대용량 엿기름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어 국산 엿기름용 보리원료 생산기반이 탄탄하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혜미’ 재배 농가(25헥타르 규모)와 계약재배를 통해 원료곡 약 100톤을 확보했다. 이렇게 생산한 엿기름 전량을 식혜 제조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식혜 제조업체도 기존 소비하던 엿기름 원료를 국산 엿기름용 보리 품종 ‘혜미’로 대체해 올해 ‘혜미’ 엿기름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4배 증가한 8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품종과 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 보리원료로 만들어지던 엿기름과 이를 이용한 식품 제조 품질의 표준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 엿기름(맥아) 생산시설 현황
군산시농업기술센터 엿기름(맥아) 생산시설 현황

김선주 군산시농업기술센터 먹거리정책과장은 “군산시는 표준화된 엿기름 제조 방법을 접목한 고품질 엿기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엿기름용 보리 생산에 최적화된 지역”이라며 “안정적인 판로 확보로 재배 농가의 소득 보전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영 농진청 수확후이용과장은 “엿기름용 ‘혜미’ 품종은 식혜뿐 아니라 고추장, 한과, 엿류 등 전통 식품 제조에 적합하고, 이용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도 식량작물의 식품 원료 가치를 과학적으로 밝히고 산업화 소재로 개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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