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미식 여행’ 일본 관광 핵심 키워드로 떠올라…식품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
[글로벌 트렌드] ‘미식 여행’ 일본 관광 핵심 키워드로 떠올라…식품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6.15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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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외국 관광객 673만 명으로 작년비 28배 급증
초밥·생선회·튀김서 카레·덮밥·돈가스 등 일상식에 관심
체험형 수요 늘어…샤부샤부·야키니쿠, 가정 내 요리 인기
‘미식 투어리즘’ 지방 도시 혜택…표고버섯 등 판매 활발
식품 수출 작년 14.3% 증가…일본 정부 2030년 5조엔 달성 박차

코로나19 종식과 엔화 약세로 일본 관광 수요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창조산업의 한 분야로 강조되던 ‘미식 여행’이 일본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발표에 따르면, 올 1~4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673만9500명으로 지난해보다 28배나 늘어나는 등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들은 여행비용 중 숙박비 다음으로 식음료에 큰 비용을 지불하는데, 이들이 일본 여행에서 가장 기대하고 즐기고 싶어 하는 것 중 하나가 ‘일본의 식문화’다.

즐기는 양상은 예전과 좀 달라졌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관광지에서 대접받던 전통 일식 스타일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에서 먹는 음식에 관심이 많으며 직접 체험해보길 원한다. 그래서 최근엔 문화 관광의 일종인 ‘미식 여행’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작은 소도시까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즉 독특한 경험을 중시하는 추세에 따라 미식이 더욱 강조되면서 지역과 일본 식품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라 경제연구소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2023년 외국인 일본 관광 소비 규모는 5조 엔을 돌파해 코로나 이전 4조8000만 엔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히는 등 일본 식품 산업의 활황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음은 무역관이 소개한 최근 식품 관련 일본 관광 트렌드를 정리했다.

△최근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미식 여행'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식품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진: Unsplash의 chi liu)
△최근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미식 여행'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식품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진: Unsplash의 chi liu)

● ‘리얼 일식’ 관심 높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먹는 일본 음식이라고 하면 그동안 초밥과 생산회, 튀김 등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카레, 돈가스, 덮밥, 라면 등 현대 일본인이 일상적으로 먹는 ‘리얼 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전통 요리 관련 체험형 여행 웹사이트인 테이스트 아틀라스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전통음식’에서 카레는 일식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돈코츠라면이 21위, 가다랭이가 30위, 간장라면 44위, 만두가 47위에 올랐다. 돈가스는 요식업 프랜차이즈인 구시카츠 타나카 HD가 작년 6월에 미국 포틀랜드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구미권에서 ‘KATSU 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튀김 덮밥이나 달걀‧닭고기 덮밥 등 덮밥류도 비슷한 양상인데, 유튜브 등 SNS 보급으로 관광객용이 아니라 리얼 일식을 알게 될 기회가 늘어난 것이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체험형 인기

일식을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들어본다는 체험형 니즈 또한 늘어나고 있다.

수산물 요식업 프랜차이즈인 ‘낚시배 식당 자우오’는 점포 내에 대형 어장을 만들고 손님이 낚은 물고기는 할인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유니크한 시스템을 제공해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직접 낚시하는 것이 필수인 것은 아니다. 이자카야 체인인 ‘홋카이도’에서는 해물탕을 먹은 다음에 남은 국물에 우동을 넣어 마무리 식사를 즐기는 ‘시메’라는 방식이 베트남 관광객 사이에서 큰 인기라고 한다.

또한 대형 요식업 회사인 레인즈 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야키니쿠 체인인 ‘규가쿠’와 ‘샤부샤부 따뜻 야채’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담당자에 따르면 테이블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먹거나 데쳐먹는 야키니쿠와 샤부샤부를 일종의 체험형 식문화 상품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또 ‘무제한 고기‧음료’ 메뉴도 이국적 식문화 체험 및 저렴하게 다양한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선택지로서 만족도가 높아 관광객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이 외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의 일반 가정에서 주부와 함께 일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요리 체험 서비스 ‘에어키친(airKitchen)’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키친에서 체험할 수 있는 요리로는 우동과 초밥, 다코야키, 캐릭터 장식 도시락 등이 있으며 참가비는 대략 5엔에서 2만 엔 범위다. 또한 이렇게 체험한 일식을 모국에 돌아가서도 즐기고 싶다는 관점에서 일본 조리기구를 구매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상당하다. 일본 최고의 주방용품 거리인 갓파바시에는 일식 부엌칼이나 일식 식기를 구매하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는 소문이다.

●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로컬 미식’

식문화 체험 여행을 의미하는 ‘미식 투어리즘’이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미식 투어리즘은 문화 관광의 일종으로, 여행을 하며 즐기는 식문화의 문화적 측면을 함께 향유하는 콘셉트 여행 유형이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하여금 지방 도시를 방문하게 만드는 기폭제로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가고시마 현이나 미야자키 현의 닭고기 회, 구마모토 현의 말고기 회 등 그 지역만의 개성이 있는 독특한 식문화가 존재한다. 닭이나 말의 생육을 먹는 것에 반감을 느끼는 외국인들도 많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메인 콘텐츠화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보다 깊이 있는 일식 문화 체험을 희망하는 일부 마니아 수요를 끌어들이는 차원에서 일식 콘텐츠의 깊이와 폭을 확보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감칠맛의 근원 ‘표고버섯’ 큰 인기

일본의 주요 식재료인 표고버섯이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견인차가 된 것은 미야자키산 표고버섯을 판매하는 ‘스기모토 상점’이다. 아마존에서는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데 어떤 음식에 뿌려도 풍미가 살고 맛있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폭발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 성장의 원인은 해외에서 일식 레스토랑의 대중화와 구미권을 중심으로 베지테리언, 비건 식습관의 증가에 있다. 일식의 맛의 비밀인 ‘감칠맛’이 세계 시장에서도 대중적으로 인지되면서 그 근원인 표고버섯 제품이 주목받고 히트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감칠맛과 표고버섯의 영어 표기는 Umami와 Shiitake인데, 이는 일본어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한편, 무역관은 관광 활성화에 발맞춘 식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발굴과 홍보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식품 산업에도 대규모 경제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식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푸드 다이버시티의 대표도 이에 대해 “식문화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며 다양한 식문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일본 음식점 입장에서는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식문화의 다양성 관점에는 4가지 기본 축이 존재한다고 한다. 예컨대 할랄 음식점이 생기면 우선 △일본에 사는 외국인 거주자가 반응해 가게를 방문하고 그 정보를 전 세계로 발신한다. 그리고 이것을 본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 가게를 방문해 소비하고 점점 더 그 정보는 확산된다. 그러면 해당 가게에서 일하고자 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모이며 인재 확보 및 할랄 대응 일본 식문화의 전파로 이어진다. 나아가 할랄 대응 일식을 통해 일본 식품의 △해외 수출 가능성까지 열린다는 흐름이다. 실제로 할랄 메뉴에 매력을 느낀 무슬림 유학생들이 할랄 대응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희망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즉 식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대응이 개별 음식점의 매출 증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고용 창출 및 수출 확대 등 식품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일본 농수산물 및 식품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농수산물 및 식품 부문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조4148억 엔으로 10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갱신 중이다. 2021년에는 제1차 아베 정권이 2006년 제시한 수출 1조 엔 목표를 달성했으며, 일본 정부는 2025년 수출액 2조 엔, 2030년 수출액 5조 엔 등의 목표를 조기 달성한다는 기세로 매진 중이다.

[자료: 일본 농림수산부 자료 기반해 도쿄 무역관 작성]
[자료: 일본 농림수산부 자료 기반해 도쿄 무역관 작성]

품목별로 보면, 가리비(910억 엔), 위스키(560억 엔), 청과(474억 엔), 방어(362억 엔) 등의 수출액 상승이 눈에 띈다. 이들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세계적인 일식 붐과 인지도 상승, 고가지만 품질이 좋고 맛이 좋은 점을 평가받음, 해외 현지소비자의 취향‧니즈에 부합, 해외 현지생산 감소(대체 수요) 등의 요소가 존재한다.

관련 업계 현장의 목소리에서도 “판매가 호조이며 시장 내 지명도 상승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일본산 제품의 지명도가 상승했으며 품질과 맛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등 긍정적인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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