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겨냥 주류 업체 알코올 빼고 한 판 승부
Z세대 겨냥 주류 업체 알코올 빼고 한 판 승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06.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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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대 보다 덜 마셔…주류세 안 붙는 혼합음료 수년 내 2000억 시장 예상
오비맥주 ‘카스 0.0’ 30%대 점유율로 가정용 부문 1위
무알코올 ‘하이트제로0.00’ 용량 다양화 등 빠른 성장
수입산·수제맥주 가세…일화도 ‘발왕산막걸리제로’ 선봬

주류기업들이 주류 소비를 줄이는 Z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알코올을 뺀 비·무알코올(알코올 함량 1% 미만: 비알코올, 0%: 무알코올)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주류기업들이 주류 소비를 줄이는 Z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알코올을 뺀 비·무알코올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선 알코올을 뺀 제품이라 혼합음료에 속한 이유로 온라인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고, 주류에만 붙는 주류세도 적용되지 않아 기존 주류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장이 커졌고, 품질 또한 더욱 술처럼 바뀌었다. (사진=각 사)
주류기업들이 주류 소비를 줄이는 Z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알코올을 뺀 비·무알코올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선 알코올을 뺀 제품이라 혼합음료에 속한 이유로 온라인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고, 주류에만 붙는 주류세도 적용되지 않아 기존 주류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장이 커졌고, 품질 또한 더욱 술처럼 바뀌었다. (사진=각 사)

코로나 시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세계 주류 소비는 줄어들었다. 이러한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들고 과도한 음주문화가 사라지면서 줄어드는 알코올음료 소비와는 반대로 비·무알코올 음료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증가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알코올을 뺀 제품이라 혼합음료에 속한 이유로 온라인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고, 주류에만 붙는 주류세도 적용되지 않아 비슷한 용량의 맥주보다 30%는 저렴한 덕에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제품의 품질 역시 더욱 ‘맥주스럽게’ 변했으며 종류도 다양해졌다.

특히 Z세대는 구세대보다 술을 덜 마신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이전의 그 어떤 세대보다도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라이프스타일의 Z세대는 억지로 술을 타인에게 강권하지도, 몸에 맞지도 않은 알코올을 일부러 섭취해 건강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 맥주와는 달리 알코올을 뺀 맥주들은 가정용 시장에서만 유통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NAB, Non-Alcohol Beverage) 맥주 시장 규모는 300억 원대로 추정된다. 81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10년 전보다 2배 넘게 성장했다. 국내 주류 기업에 이어 수입 맥주 브랜드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3년 안에 시장이 2000억 원대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맥주가 주류인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오비맥주 카스의 비알코올 버전인 ‘카스 0.0’은 지난 1분기 논알코올 음료 가정시장에서 각각 제조사와 개별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스 0.0이 올 1분기 논알코올 음료 가정시장에서 30.2%로 브랜드 점유율 1위, 38.6%로 제조사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카스 0.0는 작년 8월 논알코올 음료 가정시장에서 처음 1위에 오른 이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카스 0.0 외에도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제로’ 등 오비맥주의 기타 논알코올 브랜드들도 같은 조사에서 가정시장 점유율 상위 10개 제품에 올랐다.

‘하이트제로0.00’을 제조하는 하이트진로음료는 알코올 맥주맛 음료 시장 성장에 따라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를 겨냥해 올 여름 성수기를 맞아 소용량(240mL), 대용량(500mL)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하이트제로0.00’는 알코올이 일절 함유되지 않은 0.00% 무알코올 제품이다. 칼로리는 100mL당 4kcal 미만으로 식약처 기준에 따라 무칼로리에 해당되며 국내 NAB 시장에서 가장 낮다. 하이트제로0.00은 대체 감미료마저 첨가돼 있지 않은 제로슈거 제로칼로리 제품으로서 웰빙 탄산음료서의 확장성까지 갖췄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21년 알코올, 당, 열량 모두 제로로 한 ‘올프리’ 리뉴얼을 거친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출시 첫 해 판매량 600만캔에서 리뉴얼 이후인 작년에는 2700만캔으로 4.5배 가량 증가했다. 또 올해 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1000만캔을 넘어섰다.

해외 맥주 브랜드 중 비어케이가 수입 판매하는 칭따오맥주는 비알콜 음료 신제품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을 출시했다. 칭따오 라거 중 가장 깊고 청량한 ‘필스너’를 베이스로 칭따오 브루어리 공법을 거친 후 알코올만 제거해 라거 본연의 맛을 그대로 담았다. 공정 마지막에는 진한 레몬주스를 더했다. 싱싱한 레몬을 갓 짜낸 듯한 상큼함을 구현하기 위해, 인위적인 레몬 맛이 아닌 진짜 레몬주스를 첨가했다.

이번 신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하며 모델로 소녀시대 출신 가수 태연을 발탁했다.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인지도와 팬덤을 보유한 태연의 긍정적이고 상큼 발랄한 이미지가 신제품의 특성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어케이는 '칭따오 논알콜릭'의 작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칭따오는 수입 맥주 브랜드 중 논알콜릭 제품을 국내에 처음 출시한 후, 한 분기 만에 52%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맥주가 알코올 함량 0.05% 미만인 ‘넌강서’ ‘넌한강’ 등 논알코올 수제맥주를 선보였고, 일화는 비알코올 막걸리 탄산음료로 평창군의 특산물인 ‘발왕산막걸리’를 알코올 함량 1% 미만으로 낮춘 ‘발왕산막걸리제로’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한 음주를 지양하는 문화와 함께 논알코올 맥주의 맛을 따지는 소비자도 늘어났기 때문에 실제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는 게 점점 관건이 될 것”이라며 “가정용 시장 뿐만 아니라 업소용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논알코올 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일선 식당에도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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