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한계 직면한 식품, 수익 구조 바꾼다
내수 한계 직면한 식품, 수익 구조 바꾼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8.07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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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영업이익 하락…글로벌 시장 집중한 CJ·농심 등은 만회
CJ, 조직개편 통해 글로벌 사업 대폭 강화
롯데웰푸드, 해외 사업 비중 50%로 확대
해외 진출 소극적 기업도 경영 전략 선회

식품업계가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글로벌시장에 포커스를 맞췄다.

올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 본 결과 내수시장에서의 성장 한계가 도화선이 됐다. 식품업계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내수시장에서는 대부분 영업이익이 하향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 본 식품업계는 해외시장에서 호실적을 얻자 어려운 사정의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 본 식품업계는 해외시장에서 호실적을 얻자 어려운 사정의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국제 곡물가 상승 등 어려운 경영을 이어오던 식품업계 입장에선 내수시장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자연스럽게 시선을 글로벌시장을 향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보더라도 글로벌시장에 집중한 CJ제일제당, 농심, 삼양식품 등은 호실적을 내며 내수시장에서의 적자를 상당부분 만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는 내수시장은 더 이상 수익 창출을 내기 힘든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그동안 해외진출에 소극적이었던 업체에서도 올 하반기부터는 글로벌시장 공략을 제1 경영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는 글로벌시장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까지 단행하는 등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조직 간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규모를 고려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최은석 대표는 임직원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 “수평적·혁신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진화하는 데 있어 조직명의 변화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글로벌사업 가속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의 일환으로 CJ제일제당은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에 위치한 슈완스 피자 공장을 약 4만㎡ 증설하며 총 9만㎡의 세계 최대 규모 냉동피자 생산시설을 완성했다. 살리나 공장 내 물류센터도 확장하고 있다. 2025년에 완공될 물류센터는 냉동피자와 함께 비비고를 포함한 K-푸드 제품들의 미국 내 유통을 책임질 예정이다.

대상은 미국의 식품업체 럭키푸즈를 인수했다. 작년 완공한 LA공장에 이어 미국 현지 식품업체까지 인수하며 생산기지를 추가 확보하게 된 것.

대상은 이번 럭키푸즈 인수를 통해 글로벌사업의 핵심 카테고리인 김치를 비롯해 소스류, HMR 등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럭키푸즈에 대한 공장 증설 및 설비 투자도 단행한다. 코로나19 이후 매출 성장을 이룬 ‘서울’ 김치의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공장의 자동화 설비를 확충한다. 또 영업조직을 강화하고, 마케팅과 R&D를 강화해 김치를 비롯한 소스류, 스프링롤 등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상 종가 김치는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롯데웰푸드도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을 통해 현재 20% 수준인 해외 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인도 자회사 ‘하브모어’에 약 700억 원 투자를 집행하는 등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기 진출한 파키스탄, 미얀마, 인도 등에서 내실을 다지고 앞으로 미국, 유럽 등으로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주력 수출국인 미국 시장에서 현재의 3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농심은 올 1분기 미국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40.1%, 영업이익 604.1% 성장을 이뤘다.

이미 미국 제2공장 완공으로 생산능력이 70% 향상된 농심은 2년 내 미국 제3공장까지 착공해 공급량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라면시장 점유율 1위까지 넘는다는 포부다.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 비중을 넘어선 삼양식품 역시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물류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글로벌사업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것인데, 해외사업 확장에 주력하기 위한 Go-to-Market 전략을 담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불닭’ 브랜드 성공에 힘입어 향후 건면 등으로 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소스 및 냉동식품부문을 확대하며 핵심사업 강화에 나선다. 실제 삼양식품은 해외전용 건면브랜드 탱글(Tangle)을 론칭하고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지역 판매를 위해 초도 물량 선적을 완료했으며, 추후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아시아 등으로 판매 국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효율적인 물류망 구축과 해외 직접 진출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식물단백질 및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소재 개발과 품질 R&D 강화로 신성장동력도 확보한다는 포부다.

최근에는 일본, 미국, 중국에 이은 4번째 해외법인 인도네시아 판매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삼양식품이 무이(MUI) 인증을 취득하며 일찌감치 진출한 주력 수출국 중 하나다.

업계 한 관계자는 “K-푸드의 인기가 연일 주가상승하고 있어 그동안 해외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까지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분위기다. 향후 식품업계 경영방침은 글로벌시장을 염두한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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