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국내보다 ‘아메리칸 드림’ 박차
식품업계, 국내보다 ‘아메리칸 드림’ 박차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6.20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수 시장서 수익성 악화 직면…해외 사업선 매출·이익 호조
글로벌 사업 시험대…풀무원 국외 매출 절반 창출
CJ 슈완스 피자 공장 증설…농심 제3공장 검토
대상도 김치 라인 확충 3년 내 외형 1000억 목표
롯데웰푸드 종합식품 도약 위해 판매 법인 설립

식품업계의 ‘아메리칸 드림’이 한창이다. 갈수록 침체의 늪이 깊어지는 내수시장 보다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올 1분기 식품업계는 글로벌시장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성적표가 갈렸다. 해외 시장에 집중한 곳은 호실적을 낸 반면 내수시장에 집중한 곳은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으나 내수 소비 부진과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가 부담 등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영업이익은 21% 감소했다. 반면 해외 식품사업은 매출(15%)과 영업이익(50% 이상)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는 비비고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고, 비용 구조·생산성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도 개선됐다.

미국 캔자스 살리나 슈완스 피자공장의 새로운 생산라인에서 피자가 생산되고 있다.(제공=CJ제일제당)
미국 캔자스 살리나 슈완스 피자공장의 새로운 생산라인에서 피자가 생산되고 있다.(제공=CJ제일제당)

대상도 매출은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이 41.8%나 줄었다. 단 글로벌시장에서는 조미료, 장류 등 주효 품목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웰푸드 역시 해외 사업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75%가 각각 증가했다. 농심은 미국사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농심 전체의 영업이익 증가분 가운데 미국법인의 증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풀무원 또한 미국 법인 외형 성장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01.2%가 증가했다. 미국법인인 풀무원USA는 올해 1분기 매출액 957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대비 22% 성장했다. 풀무원은 전체 해외 매출 절반 이상이 미국법인에서 창출되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만두와 가공밥, 치킨, K-소스, 김치, 김, 롤 등을 ‘7대 글로벌 전략제품(Global Strategic Product)’으로 선정하고 올해 해외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미국 내 슈완스 피자 공장을 약 4만㎡ 증설해 미국 식품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살리나 공장 내 물류센터도 확장하고 있다. 오는 2025년 완공될 물류센터는 냉동피자와 함께 비비고를 포함한 K-푸드 제품들의 미국 내 유통을 책임질 예정이다.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돼 나오고 있다.(제공=농심)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돼 나오고 있다.(제공=농심)

대상은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는 등 매출 비중이 높은 북미를 중심으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로 완공됐으며, 연간 약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과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대상은 순차적으로 자동화 설비 및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웰푸드도 기존의 제과 이미지를 벗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국을 선택했다. 미국 판매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것인데, 미국에서는 국내 생산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농심은 미국에 제3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미국 내 대형마트 샘스클럽에서 117%, 코스트코에서 57%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갈수록 커지는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농심 관계자는 “1분기 미국 1, 2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70%대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의 성장률을 감안한다면 수년 내 제3공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생면공장인 풀러튼 공장을 400억 원 들여 증설한 풀무원은 올 하반기 길로이와 내년 아이어 공장 증설엔 500억 원가량을 투입한다. 면과 포장재 설비를 증설해 매출 성장과 함께 물류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까지 잡겠다는 것.

이 경우 그동안 면과 소스를 한국에서 수입한 뒤 미국에서 포장하던 풀무원은 현지에서 면과 소스를 생산할 수 있어 원가절감뿐 아니라 해상운송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은 더 이상 수익 창출에 있어 어려운 구조다. 내수 투자보다는 K-푸드 인지도가 높으면서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업계 입장에서도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갈수록 출산율 감소로 인구수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해외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당면과제다. 소비심리가 역대 최저인 상황에서 올해 업계는 해외시장에 더욱 공을 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