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한 인니 영유아 식품 시장 한국산엔 미개척지
유망한 인니 영유아 식품 시장 한국산엔 미개척지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10.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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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세 인구 2230만 명에 출산율 2 넘어…GDP 상승 구매력 높아져
상품 고급·다변화…영양·유기농·외국 브랜드 선호
분유 큰 비중…상온 보관에 유통기한 긴 제품 인기
맞벌이 부부 많아 밀키트 형태·건조형 식품 고성장
다국적기업 할랄 적용…현지 생산 통해 가격 경쟁력
팬데믹으로 온라인 성장…이커머스 구매 비율 증가

최근 코트라 수라바야무역관은 다국적 기업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이하 인니) 영유아 식품시장을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도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유망 시장으로 꼽았다.

인니는 2022년 기준 0~4세의 영유아 인구가 2239만여 명으로 아세안에서 제일 많은 영유아를 보유하고 있으며, 빠른 GDP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2021년 기준 출산율이 2.17로 이전보다는 줄어든 추세이나 여전히 2 이상의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며 영유아 식품의 잠재고객 확보가 용이한 시장이다.

아울러 인구 2억 7천만 명의 거대 잠재 소비자는 소비재 시장의 수요 창출 기반이 되고 있으며, 평균연령 29.9세, 중위연령 31.1세 등의 인구적 특성은 인니 영유아 식품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젊은 인니 부모들은 유기농, 건강식 등 보다 높은 품질의 프리미엄 영유아 식품을 찾고 있으며, 비스킷과 쌀과자 등 일반적인 분유에서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영유아 식품을 소비하고 있다.

이처럼 인니는 영유아 식품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지속적인 수요 창출과 많은 잠재고객이 매년 태어나는 매력적인 지역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영유아 식품은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종류의 제품이 진출해있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K-콘텐츠와 한류에 힘입어 한국문화와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도가 최근 최고조에 이르고 있어, 우리 영유아 식품도 인니 현지에서 충분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무역관은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무역관이 전한 현지 시장 상황을 정리했다.

△인도네시아 영유아 식품시장은 아세안에서 제일 많은 영유아 보유와 함께 높은 출산율, 젊은 인구, 빠른 GDP 상승 등으로 전망이 매우 밝아 다국적 기업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한국산 식품은 큰 인지도를 얻지 못하고 있으나 한류와 K-푸드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지에서 판매되는 주요 영유아식품들. (사진=각 사)
△인도네시아 영유아 식품시장은 아세안에서 제일 많은 영유아 보유와 함께 높은 출산율, 젊은 인구, 빠른 GDP 상승 등으로 전망이 매우 밝아 다국적 기업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한국산 식품은 큰 인지도를 얻지 못하고 있으나 한류와 K-푸드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현지에서 판매되는 주요 영유아식품들. (사진=각 사)

● 다양화 및 고급화 추세 뚜렷

인니의 1인당 GDP 성장은 영유아 식품시장의 상품 다변화와 고급화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현지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소비의 선택 기준은 가격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인니 1인당 GDP는 1000달러 내외였고,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가격 민감성이 매우 높았다. 이에 따라 영유아 식품도 양이 많고, 가성비가 좋은 로컬 제품들이 주로 소비되었다. 또한 해외 브랜드의 인니 미진출, 해외 상품에 대한 수입 규제, 몇몇 로컬 식품 대기업 위주로 획일화된 영유아 식품 생산 등으로 소비자들은 상품에 대한 선택권이 넓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인니는 인구를 바탕으로 하는 거대 소비시장, 저렴한 노동력, 풍부한 자원 등을 바탕으로 포스트 차이나 진출 시장 등으로 꼽히며, 많은 기업이 진출 및 투자유치를 이뤄 빠른 성장을 이어나갔다.

이에 인니의 1인당 GDP는 2008년 처음으로 2000달러를 넘었으며, 2010년에는 3000달러, 2019년에 4000달러을 넘겼고, 올해는 5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스포트는 2027년 인니 1인당 GDP가 7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가계소득이 늘어나며 여유가 생긴 인니의 영유아 부모들은 더 이상 양이 많고 가성비 좋은 로컬 영유아 식품을 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농, 다양한 맛, 풍부한 영양소, 해외 유명 브랜드, 트렌디한 디자인과 라벨 등 보다 다양하고 가심비 위주의 영유아 식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 분유와 멸균우유 강세

인니 영유아 식품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 비중을 가지는 제품은 분유이다. 다른 영유아 식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와 휴대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고, 물과 섞으면 바로 섭취가 가능하다는 간편성 때문에 많은 현지 부모에게 애용됐다. 특히 냉장고 등 저온 보관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고 콜드체인 발달이 미비한 인니에서는 식품을 상하지 않고 위생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큰 이슈이기에, 상온 보관이 쉽고 보존기간이 긴 분유류 제품들이 인기가 많다.

또한 완제품 형태의 우유 제품도 선호도가 높다. 별도의 조리과정이 필요 없고 즉시 제품 섭취가 가능하며, 멸균처리 등으로 상온 보관이 가능해서 휴대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조, 반조리 형태의 영유아 식품 인기

최근에는 건조 형태의 영유아 식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건조식품의 경우, 1회분으로 소포장 되어 즉석에서 섭취하거나 전자레인지 등으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맞벌이 부부, 워킹맘들이 늘어나는 현지 시장 상황에 적합하다. 또한 건조식품의 경우 턱관절을 이용한 씹는 행위, 수저 등 도구를 이용한 섭취 등이 영유아 두뇌 및 오감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수요 증가의 이유 중 하나이다.

따라서 건조 형태의 영유아 식품은 2026년까지 연간 시장 규모가 평균 8.6% 성장하는 등 인니 영유아 식품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조리, 반조리 형태의 영유아 식품도 근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다 다양한 맛, 형태, 재료 등을 활용한 영유아 식품을 자녀들에게 먹이고 싶은 수요에 맞춰, 다양한 기업들이 밀키트 형태의 영유아 식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또 쇼피, 토코피디아 등 현지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그랩, 고젝 등 퀵서비스 등을 활용한 실시간 조리 및 판매하는 영유아 식품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에는 인니 조리식품 배달업체 C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유아 식품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매월 필수 영양소와 맛을 고려한 영유아 식품 식단을 만들고, 구독 서비스를 가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매일 배달 서비스를 진행한다. 매일 다른 음식 섭취를 통해 아이들에게 질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현지의 모 영유아식품 생산업체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인니의 많은 젊은 부모들이 영유아 시장의 주요 소비자들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맞벌이가 많아진 요즘 부모들이 직접 아이의 이유식이나 영양식 등을 챙기기 어려워졌기에 조리가 쉬운 형태의 영유아 제품이나 완제품 위주 영유아 식품을 구입하면서 영유아 식품에 대한 소비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 다국적 기업의 성공 진출 요인

인니 영유아 식품시장은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매력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어 현지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제품의 현지화를 통해 시장진출에 성공하고 있다.

인니는 인구의 약 87.1%가 무슬림으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할랄 제품을 소비 및 섭취해야 한다. 그렇기에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일찌감치 제품의 현지화를 염두하여 무슬림들이 섭취하지 못하는 돼지고기 성분 등을 뺀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별로 할랄 인증을 획득하여 무슬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제품 현지화를 추진했다.

또한 현지 영유아들의 식습관을 분석하고, 선호하는 현지 맛 등을 영유아 식품에도 적용하여 영유아들이 거부감 없이 제품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제품군도 다변화해 충성 고객층을 양성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지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해 내수시장을 공략한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인니의 경우, 관세를 산정할 때 제품의 가격뿐만 아니라 배송비 등을 고려해 세금을 부과한다. 그렇기에 분유 캔과 같이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운 영유아 식품은 완제품 수입 시 높은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인니로 수입되는 모든 식품의 경우, 제품의 품목, 함유 성분, 용량 등에 따라 별도로 인니 식약청 인증(BPOM)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해당 인증 획득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현지 수입업체에게 5년간 독점 수입 및 유통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사업부담이 있다.

따라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을 통해 자사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거나, 직접 생산시설을 인니로 이전하여 원가 절감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제품의 경쟁력을 높였다.

● 비중 높아진 온라인 구매

팬데믹은 전자상거래 사용 비중 확대 등 전 세계 유통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인니 영유아 식품도 그 변화의 바람에 큰 영향을 받았다.

팬데믹 이전, 인니 영유아 식품은 전체 유통에서 99.2%가 오프라인으로 판매되었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판매가 어려워지자, 영유아 식품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현지 이커머스채널 등에 공식 브랜드 숍을 개설하는 등 판매 채널을 다변화해 대응하였다.

또한 팬데믹 시기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고객 확보를 위해 무료배송 서비스, 할인쿠폰 제공,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소비자 혜택 행사를 진행함에 따라 온라인 구매가 오프라인 구매보다 훨씬 저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고 정보검색이 빠른 젊은 부모들을 중심으로 구매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했으며, 2018년 0.8%에 불과했던 이커머스 채널을 통한 영유아식품 판매 비중은 2023년 7.1%까지 급성장하게 되었다. 또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제품 홍보와 정보검색이 일상화되며, 점차 온라인을 통한 영유아식품의 구매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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