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에 빠진 인니, 식품에 ‘한글 마케팅’ 열풍
한류에 빠진 인니, 식품에 ‘한글 마케팅’ 열풍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7.14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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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브랜드 파워 영향 한국식은 프리미엄 품질 인식
수입품 번역 않고 포장지 그대로 살려 한국산 강조
자국 생산 제품 라벨·광고에 사용…상호도 한글 작명
‘아리랑’ 브랜드 라면에 한글 이름 핫도그 프랜차이즈

K-브랜드가 세계적으로 도약하면서 ‘한글’이 인도네시아 식품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코트라 수라바야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한류 열풍이 연예, 문화, 제품을 넘어서 한글과 한국어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한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들이 내수시장을 겨냥해 생산한 제품명에도 한글로 쓰인 ○○라면, □□음료 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제품명만이 아니다. 제품 라벨과 광고문구, 심지어 자사 브랜드 이름에까지 한글을 직접 사용해 자사 기업과 제품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즉 ‘한글’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 요소로 인도네시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글인가? 한글이 주는 K-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제품에서 한글을 접한 소비자들은 해당 상품을 한국산 혹은 한국의 방식으로 만든 제품이라 여긴다. 또 한글이 적힌 제품을 보고 K-콘텐츠에서 봤던 그 제품 혹은 한류스타가 먹고 쓰던 제품이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또한 한글이 적힌 제품이니 한국 스타일이 반영돼 맛과 디자인도 힙하고 트렌디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아울러 한글이 적힌 제품은 한국 기술이나 방식을 접목하여 만들었으니 품질도 좋고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연결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2억7000만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수많은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점차 많은 기업이 ‘한글의 브랜드화’를 통해 새로운 차별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 한글 적용 방식은?

◇한국산 제품의 한글 표기를 그대로 사용

△K-브랜드 열풍이 ‘한글’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산 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의 내수용 제품에도 '한글'을 사용해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한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한글 포장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한국 라면. (사진=코트라 수라바야 무역관)
△K-브랜드 열풍이 ‘한글’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산 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의 내수용 제품에도 '한글'을 사용해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한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한글 포장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한국 라면. (사진=코트라 수라바야 무역관)

가장 자주 보이는 형태는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 표지 등에 표기된 한글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제품의 브랜드명, 한국어 설명 등을 현지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에서 출시된 한글 표기 그대로 사용해 해당 제품이 한국산 제품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아직 낯선 한국산 제품을 최대한 상세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현지화된 디자인과 인도네시아어로 적힌 수출용 표지를 별도로 만들어 달라던 바이어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의 한글 포장지를 최대한 그대로 유지해 한국의 흔적을 많이 남기고 한국에서 만들고 바로 배송된 제품임을 최대한 어필하는 것이 셀링 포인트라고 다수의 바이어들이 말하고 있다.

◇제품 설명이나 브랜드 상호명까지 사용

△인도네시아에서 한글이 적힌 제품은 한국 기술이나 방식을 접목해 만들었으니 품질도 좋고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현지 로컬 소주와 라면, 핫도그 프랜차이즈가 한글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사진=각 사)
△인도네시아에서 한글이 적힌 제품은 한국 기술이나 방식을 접목해 만들었으니 품질도 좋고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현지 로컬 소주와 라면, 핫도그 프랜차이즈가 한글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사진=각 사)

로컬기업이 현지에서 현지인들을 타깃으로 상품을 생산·판매하지만 제품 설명이나 브랜드 상호명에까지도 한글을 사용해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는 마케팅 방식도 있다.

현지 식품기업 J사는 최근 ‘아리랑’이라는 라면 브랜드를 출시해 한국의 제조 방식을 반영한 인도네시아 라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당 제조사는 현지의 치열한 인스턴트 면류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시작한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제품 차별화를 위한 한국 스타일의 라면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매운 비빔면, 김칫국 라면, 사골국 라면 등 한국에서 유행한 스타일의 라면 등을 현지 입맛에 맞게 바꿔 출시했으며 제품 브랜드명을 아예 한글로 ‘아리랑’이라고 만들어서 한국 스타일임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라면시장 2위 제조사 S사는 현지 시장에서 불었던 불닭볶음면 등 매운 라면 열풍에 동승하기 위해 자사 라면브랜드 Mie Seddap의 메인 상품 라인으로 한국 스타일의 닭갈비 라면, 얼큰 국물맛 라면을 새롭게 출시하였다. 또 제품 출시와 함께 현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개별 제품의 명칭을 한글로 ‘대한민국 매운 닭갈비맛’, ‘대한민국 얼큰한 국물맛’으로 표기해 한국 스타일임을 강조하는 한글 마케팅을 활용하였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 기업은 한국 연예인을 내수시장 메인 광고모델로 내세워 인도네시아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식 스타일의 제조법으로 인도네시아 최대 핫도그 프렌차이즈가 된 M사의 경우에는 전국 프렌차이즈 점포의 상호명 간판을 한글로 적어 자사 제품이 한국의 맛임을 소비자에게 부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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