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 大역전극 펼쳐진다…외식 수준 맛·품질로 가심비 잡아
‘냉동식품’ 大역전극 펼쳐진다…외식 수준 맛·품질로 가심비 잡아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11.0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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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저렴한 가격에 오랜 보관…코로나 이후 꾸준한 성장 3조 육박
CJ ‘차세대 글로벌 전략 제품’ 선정 큰 성과
냉동 피자 1600억대…오뚜기·풀무원 등 경쟁
유통 업계 PB 간편식·디저트 등 라인업 강화

냉동식품 위상이 요즘 같았던 적이 없다. 맛도 맛이지만 위생 관련 이슈도 잊을만하면 터졌기 때문에 믿을만한 음식이 아니라고 평가받던 ‘냉동식품’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후 생산액, 소비량도 해마다 치솟고 있다.

실제 연도별 냉동식품 생산액은 지난 2017년 2조2248억 원에서 2020년에는 2조8950억 원으로 30.1% 상승했다. 2020년 기준 냉동만두는 28.4%(8128억 원)를, 그 외 냉동조리식품은 71.6%(2억823억 원) 비중을 차지해 2017년과 비교해 각각 12.1%, 38.8% 증가했다.

게다가 최근 계속되는 고물가 기조 속 치솟은 외식물가가 서민들의 고충을 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오랜 보관이 가능한 냉동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는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냉동식품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냉동식품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업계는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냉동식품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CJ제일제당은 차세대 글로벌 전략 제품 ‘넥스트 비비고’를 위한 제품군으로 냉동식품을 점찍었다. 이에 최근 냉동치킨, 볶음밥 등 신제품들을 다수 선보였고, 이들의 성과도 대단하다. 지난 4월 출시한 CJ제일제당의 ‘고메 소소바치킨’은 출시 반년 만에 매출 300억 돌파로 냉동치킨의 메가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냉동만두 히트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보다도 같은 기간 2.7배 더 높은 성과다. 인기비결은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된 맛이라는 평이다.

또 미국에선 냉동 볶음밥 제품으로 K-볶음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CJ의 냉동 볶음밥 제품 매출은 올해 누적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19년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한 이후 4년새 매출이 3배 증가했다. 연말까지는 1300억 원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이와 함께 CJ제일제당이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냉동밥 판매도 크게 늘었다. CJ제일제당의 냉동밥 수출액은 최근 3년간(2021~2023년) 연평균 22% 성장했으며, 2017년 7개국이었던 수출 국가는 현재 대만, 베트남 등 17곳으로 증가했다.

외식메뉴 중 가격 상승폭이 최고로 꼽히는 피자에 대항한 ‘냉동피자’ 제품군의 성과도 눈에 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피자 소비자물가지수는 122.75로 1년 전보다 12.3% 상승해 외식 부문 39개 세부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1080억 원에서 작년 1590억 원으로 47.2% 커졌다. 이에 업계에선 더 외식같이, 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냉동피자 제품 개발에 혈안이다.

오뚜기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낭하고 냉동식품의 단점 등을 보완한 냉동피자를 지난 2016년 출시한 이래로 올해는 1억개 판매를 돌파했고, 3분기 누적 매출액만 약 370억 원을 달성했다. 오뚜기는 최근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고려해 컬리플라워 채수를 이용한 건강식 피자와 화덕 피자, 치즈 피자까지도 선보였다. 또 오리지널 피자와 프리미엄 피자를 출시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8월 냉동피자 라인업에 신제품들을 추가했다. 풀무원 냉동피자의 특징은 ‘엣지’. 이번 신제품도 풍성한 토핑과 36겹 식물성 크로와상 엣지로 풍미를 살린 ‘크로엣지 피자’ 2종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풀무원에 따르면 올해 냉동피자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냉동 피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세분화한 니즈를 포착해 노엣지 피자를 비롯해 크러스트 피자, 시카고 피자까지 다양한 제품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결과라는 평이다. 여기에 리뉴얼 출시한 크로엣지 피자를 더해 냉동피자 라인업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매출 향상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유통업계도 자체브랜드를 통해 냉동식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냉동된 원재료를 동봉한 밀키트부터 치킨, 떡갈비, 전, 볶음밥 등 여러 간편식 메뉴에 이어 디저트까지 냉동으로 내놓았다.

이마트는 PB인 피코크를 통해 약 200여 종의 냉동 식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를 통해 냉동 밀키트 상품군을 14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PB ‘시그니처홈밀’을 통해 통닭, 떡갈비, 오징어 부추전, 새우볶음밥, 낙지볶음밥 등 냉동 간편식 26종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 PB ‘요리하다’로 버터 소금빵·롤케익 2종·미니슈 2종 등 냉동 디저트 5종을 추가했다. 전문 베이커리 못지 않는 맛과 품질을 갖추기 위해 일본 제과 전문기업 파스코(PASCO)와 기술 제휴를 맺었다.

CU에선 가장 인기를 얻었던 것은 PB 득템시리즈의 냉동피자 ‘피자득템’이다. 피자 득템은 냉동간편식 상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출시 직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CU는 득템시리즈로 냉동 김치볶음밥을 선보였고, 향후 연내 냉동 순살치킨을 득템 시리즈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GS25 역시 최근 쿠켓과 함께 냉동 특화상품 ‘ㅃ피자’를 선보였다. ㅃ피자는 1인이 먹기 적합한 7인치 사이즈의 피자 2판이 들어간 상품이다. GS25는 올해 초 냉동식품 중 수요가 가장 많은 만두 카테고리를 겨냥해 ‘ㅋㅋ만두’를 선보였는데 출시 후 한 달간 냉동만두 카테고리에서 전통 강자 비비고와 고향만두 등을 꺾고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인상으로 식비 부담이 크게 커지면서 냉장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관이 편한 냉동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불황에 대비한 아이템으로 업계는 냉동식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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