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위기 대응 콤비나트 시설 구축 서둘러야
식량 위기 대응 콤비나트 시설 구축 서둘러야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12.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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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도 건설-민간 기업 돈 버는 모델 필요
기후 문제로 세계 식량 위기…탄소중립 필수
식습관만 바꿔도 탄소 배출 31% 저감 가능
저탄소 캠페인에 30개국-540여 단체 참여
aT·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 ‘2023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기후변화와 지역간 분쟁, 인구 증가와 사료곡물 수요 증가 등으로 식량 수급 불안감이 날로 커지며 우리나라도 수요 물량을 적정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없는 식량 위기 시대의 경고음이 지속적으로 울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5.8%로 해마다 하락추세에 있고,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도 20.2%에 불과해 세계 식량안보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32위에 머물고 있다.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와 불안정한 국제정서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곡물 수출을 금지하거나 무기화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돈이 있어도 식량을 살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국제 동향은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안보의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국방안보에 경제성을 따질 수 없는 만큼 식량안보 문제도 경제성을 따져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안보전략산업이다.

식량위기에 충분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 안보는 중대하고 복합적인 위기에 놓일 수 있다. 국내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생산 기반을 다지는 노력과 동시에 안정적인 해외 도입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각계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량안보의 원천인 기후위기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저탄소 식생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식량 위기를 대비해 식량 확보가 중요한 만큼 식량 콤비나트 시설 구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 22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현재와 미래’ 2023 대한민국 식량안보 심포지엄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김춘진 aT 사장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식량안보를 위한 과제로 이같이 주장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오늘날 식량안보는 국가안보의 중요요소다. 현재 전 세계는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는 물론 러-우 전쟁. 이-팔 전쟁. 예맨의 해상 선박 공격 선포 등 국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각 국에서는 곡물 수출 금지 등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며 식량안보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향후 10년간 곡물 20% 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수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고, 세계 쌀 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인도도 일부 쌀 품목 수출을 통제하는 등 세계 양대 식량국의 폐쇄 정책으로 인해 세계 식량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반 전 총장은 이러한 식량 안보 위기의 근원을 기후 문제로 꼽았다. 결국 기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식량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는 지구온난화 시대를 넘어 지구과열화 시대라고 볼 수 있다. 각 국의 탄소중립 정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는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우리 국민이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춘진 aT 사장 역시 식량안보를 위한 선결과제로 기후위기 예방을 강조하며 저탄소 식생활 실천을 해결과제로 주장했다.

이미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주요 온실가스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해 탄소 배출량을 집계·관리하고 있다. UN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의 31%는 먹을거리에서 배출된다. 즉 식습관만 바꿔도 탄소 배출량을 31%까지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사장은 “기후위기의 원인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이 변하지 않고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 기후위기가 오면 1차적으로 먹을거리 위기가 온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농산물”이라며 식생활 습관의 변화를 강조했다.

aT는 먹을거리 탄소중립을 위해 세계인이 참여할 수 있는 저탄소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0개국 54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 유럽 까르푸, 일본 이베이 등 기업들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전 세계적인 저탄소 식생활 실천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김 사장은 “저탄소 식생활 실천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농수산물을 소비하고, 축산물 소비 시 큰 동물보다 작은 동물을 소비하는 식이다. 탄소 배출을 줄여 생산한 농수산식품을 선택해서 먹을만큼 요리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식습관이 자리 잡을 경우 기후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과제가 선제적으로 조치된 후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곡물을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직결되는데, 식량 콤비나트의 시설을 필히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곡물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작년에만 1800만 톤 이상의 곡물을 수입했다. 수입된 곡물을 확보해 우리 기업들이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벌크 전용 항만을 보유한 식량 콤비나트의 구축이 시급하다. 단 이 부분은 국가 주도로 건설돼 민간이 돈을 버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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