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플레이션 영향 가격 중시에 가성비 선호
건강·환경 관심 증가로 대체육 21억 불 예상
조리 로봇·드론 배송 등 리테일테크 수요 급증
트레이드 파트너스 안지정 박사 발표
무알코올 음료와 K-푸드 등이 인기를 끈 2023년 미국 식품시장은 전년 대비 약 4% 성장한 975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4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1.5%로 전망하는 등 올해 미국 경제는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소득감소와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주요인이다. 이러한 시기에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다. 그런 만큼 업계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한편 가격에 걸맞는 제품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 고민하고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작년 12월, aT가 주최한 ‘2024 글로벌 농식품 시장 트렌드 및 전망’ 웨비나에서 ‘미국 식품시장 2023 분석 및 2024년 전망’에 대해 발표한 트레이드파트너스 안지정 박사도 물가 상승을 염두하고 올해 미국 식품시장 주요 키워드로 ‘가격’과 ‘가심비’를 꼽았다. 이와 함께 건강과 환경에 관한 관심 증가로 대체육 시장 성장을 예상했으며, 리테일테크도 광범위하게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 박사의 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2023 미국 식품시장 분석
간식·스낵 30%로 큰 비중…육류-유제품-과채 순
후불 결제 이용 증가…현금 유동성 낮은 소비자 애용
전자상거래 1000억 불…한국 식품 판매에 새로운 기회
김밥·핫도그 등 K-푸드 인기…무알코올 음료도 호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식품시장은 연평균 4~5%의 지속적인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비중이 큰 품목은 간식‧스낵류로 2023년 기준 전체 식품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건강하고 즐거움을 주는 간식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일상적인 식사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육류와 유제품, 채소와 과일 순으로, 특히 유제품과 채소에 대한 높은 성장률은 건강상의 이점과 웰빙라이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전자상거래 식품시장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약 287억 달러였던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000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2023년 기준 연평균 약 40%의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도 간식과 스낵류다. 시장의 약 37%를 차지하고 있다. 소스와 향신료, 스프레드, 영유아식품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자상거래 식품시장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 수출 기업으로서는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판매전략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미국 온라인 식품 배달 시장도 상당한 성장을 경험했다. 2019년 약 913억 달러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2670억 달러까지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성장은 소비자들의 구매 편의성과 식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온라인 배달 시장은 크게 식료품 배달과 식사 배달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2023년 기준식료품 배달은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약 68%를 차지하는 식사 배달 부분으로, 최근 30%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어 성장 잠재력에 크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3년 미국 식품시장의 주요 소비 관련 이슈는 크게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식품 구매 시 후불 결제(BNPL)에 대한 이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가 상승이 발생하면서 확대되고 있는데, 특히 현금 유동성이 낮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서비스가 인기다. 후불 결제는 소비자들이 식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더 큰 유연성을 가지고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소비자 행동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는 후불 결제와 소비자 행동 측면을 잘 활용하면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는 김밥, 핫도그 등 K-푸드의 인기다. 특히 김밥의 인기는 한국 문화에 대한 영향력 증가는 물론 건강한 식단에 관한 관심과 함께 김밥이 가지고 있는 편의성과 다양성이 현지 소비자의 욕구에 맞았기 때문이다. 또한 김밥은 휴대가 쉽고 다양한 맛과 재료를 변형해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으므로 바쁜 미국인들에게는 건강하고 편리한 한 끼 식사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식품 수출 기업들도 건강과 편의성,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제품 전략을 구상하고 관련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현지 시장 진출에 굉장히 주요할 것 같다.
셋째는 무알코올 음료 시장의 성장이다. 건강과 웰니스에 관한 큰 관심으로, 알코올음료 대신 무알코올 음료를 선택하는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2023년 미국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전년 대비 약 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현재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으며, 영양가 높은 재료와 천연 원료에 대한 사용 등을 강조하면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2023년 발표된 미국의 식품 관련 주요 규제 및 정책 중 두 가지는 유의해야 한다.
첫째, 작년 1월부터 알레르기 유발 성분으로 ‘참깨’가 지정되었다. 따라서 참깨를 함유한 일반식품 및 식이보충제는 라벨의 성분 목록에 표시하거나 성분명과 인접한 위치에 ‘포함된(Contains)’ 문구를 함께 표시해야 한다.
둘째는 캘리포니아주가 2027년 1월1일부터 브롬화 식물성 기름, 브롬산 칼륨, 프로필파라벤, 적색 색소 3호 등 식품첨가물 사용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들 첨가물은 주로 식품에 대한 보관 기간을 연장하거나 맛을 향상하기 위해서 사용하는데, 캘리포니아주에 식품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해당 규제 내용을 주의 있게 살펴야 한다.
2024년 미국 식품시장 주요 키워드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식품시장 규모는 약 1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여전히 간식과 육류, 유제품에 대한 시장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올해 가격을 중시한 소비 행태와 가심비 선호 트렌드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 건강과 환경에 관한 관심으로 식물 기반 식품의 성장과 유통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테일테크에 대한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가격과 가심비
올해 미국 식품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행태에 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22년 가정 내 식품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1% 상승했고 작년 대부분 식품이 전년 대비 약 5%~6% 정도 증가했다. 올해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져 2024년 가정 내 식품 가격은 1.6%, 외식 가격은 4.3%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 인플레이션이 계속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식품 구입 및 외식을 줄이는 대신 가정 요리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대량 구매 등을 통한 가격 중시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의 작은 사치를 통해 심리적 안정과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 선호 트렌드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최대한 만족감을 주는 제품, 예를 들어 고급스러운 포장의 초콜릿이나 디저트류 등의 제품군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 건강과 환경 그리고 대체육
건강과 환경, 동물 복지에 관한 관심 증가로 올해 미국 대체육 시장은 약 2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아마존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대체육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식물성 육류 제품에 대한 다양화와 시장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 또 비욘드 미트 등 유명 브랜드들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식물성 계란 등 혁신적인 제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세포 배양육 시장도 주목할 만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작년 미국 농무부가 세포 배양 닭고기 제품에 대한 상업적 판매를 승인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성장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또한 세포 배양육에 대한 더 구체적인 제도가 앞으로 계속 도입될 예정이라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은 지속적으로 시장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리테일테크
현재 미국 식품 유통업계에서는 리테일테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4차 산업 혁명을 대표하는 기술들을 소매 유통 시장에 적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스마트 쇼핑 카트와 조리 로봇, 스마트 배송 시스템, IoT 물류 창고 관리 등 리테일테크가 2024년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엔 주요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가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작년 8월 일곱 개 주의 약 36개 이상 매장에서 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시범적으로 도입을 시작해 점차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신선하고 건강한 제품을 찾고 편리한 구매를 추구한다. 이에 따라 식품과 유통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테일테크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시장 확장과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비자 구매 행동 예측을 위한 AI, 빅데이터 기술이 더욱 광범위하게 도입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