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료, 미국서 성장 한계…가격 개선·트렌드 맞는 신제품 시급
한국 음료, 미국서 성장 한계…가격 개선·트렌드 맞는 신제품 시급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11.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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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9% 증가 작년 1120억대…올해 11.8% 줄어 780억 선
알로에음료 등 대만산과 가격 경쟁 심화…맛도 아시아 취향
건강 중시 청량음료 소비 줄고 무첨가 착즙주스 등 성장
즐거움 주는 색다른 맛에 집중력 높이는 에너지음료 인기

미국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던 한국 음료 제품이 최근 가격과 건강성, 맛 등에서 한계를 보이며 기세가 꺾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의 요구와 시장 흐름을 반영한 제품 출시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aT 뉴욕지사가 발간한 ‘팬데믹 이후 미국 음료 시장동향 및 한국산 음료 수출 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산 음료의 미국 수입시장 내 비중은 2.0%로 집계됐다. 또 대미 음료 수출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3.9%의 증가세를 보이며, 2022년 수출액은 약 1121억8620만 원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8월 기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감소한 779억5734만 원 수준을 기록했다. 주력 품목인 알로에 음료를 포함한 ‘설탕·감미료·맛·향이 첨가된 물(HS Code 2202)’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2.7%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현지에서 유통되는 한국 음료는 과육 함유 음료, 탄산음료, 유음료 등 코로나19 이전에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알로에 제품이 미국 수출을 견인했는데, 최근 미국과 대만, 태국 등 타국산과의 현지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음료 업계 관계자도 ‘가격’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한국 음료는 운송비 등이 추가되어 현지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과도한 당 섭취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알로에 음료를 구매할 때도 설탕 함량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제대로 반영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음료는 현지 소비자에 익숙한 맛보다는 한국 및 아시안 소비자 입맛에 최적화돼 시장 확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뉴욕지사와 현지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가격 개선과 함께 현지 소비자 요구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군 확대 및 신제품 출시가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미국 음료 시장은 2022년 기준, 한화 약 514조 원 규모로 전체 식품 시장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며, 코로나의 영향을 받은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성장세를 보인다. 또 수입 규모도 해마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우리에게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이번 보고서를 펴낸 뉴욕지사도 음료 소비에 익숙한 환경인 미국 음료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한국 음료의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최근 시장동향 및 트렌드 파악을 통한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는 보고서 중 시장동향과 품목별 시장 규모, 전망을 중심으로 내용을 발췌해 정리했다.


건강‧새로운 맛‧재미 추구하는 미국 음료 시장


팬데믹 이후 미국 음료 시장의 대표적인 변화는 크게 △건강 및 활력을 강조하는 기능성 제품과 △새로운 맛에 대한 수요 △포장 용기 변화를 통한 재미 추구 등을 꼽을 수 있다.

◯ 건강 중시

음료를 통해 건강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확대되면서 청량음료 소비량이 코로나19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 착색제 등을 함유하지 않은 무첨가 음료를 선호하고 있으며, 단맛을 내기 위해 천연과즙이나 천연 감미료를 사용한 음료가 인기다.

또 당 함량이 적고 건강에 좋은 주스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착즙 주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원재료 외 어떠한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아 건강 목적의 음용이 가능하며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인식되고 있다. 착즙 주스는 클린 이팅 트렌드와 천연‧유기농 음료수요 증가, 생산 기술 발전 등으로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 이색적이고 색다른 맛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색다른 맛과 형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자, 소렐, 히비스커스 등이 대표적으로, 유자는 비타민을 포함해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감기 예방, 염증 완화, 피로 해소,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렐(sorrel)은 열량이 낮고 철과 칼륨, 마그네슘, 플라보노이드, 비타민 B9 및 비타민C 등 풍부한 영양과 항산화 기능을 갖고 있다. 히비스커스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며 지방합성 억제,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콤부차는 탄산음료를 대체할 건강음료로 부상하고 있다. 콤부차는 홍차, 녹차, 사탕수수 원당 등을 우린 물에 효모를 넣어 발효한 건강음료로,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식초 맛과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항암과 항산화 작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지속가능성

팬데믹 이후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음료 업계에서도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의 중요성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음료 시장에서는 못난이 과일을 착즙해 만든 주스나 유기농, 일회용 티백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백을 사용한 차 제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또 친환경 전환이 가장 빠른 음료 포장에서는 재사용 용기나 재활용된 포장 용기, 종이팩, 생분해성 소재 등을 사용한 제품이 늘고 있다.

◯ 활력 증진

집중력과 주의력, 지구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에너지음료는 카페인보다 더 높은 각성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향후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경향은 민텔이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미국 소비자의 41%는 근무 중 에너지음료를 주로 소비하며, 장시간 운전 중에도 35%가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미국 내 10대와 젊은 소비자들도 선호하는데, 이들은 맛이 좋고 종합 비타민이 함유된 에너지음료를 즐겨 찾는다.

◯ 즐거움 추구

호기심을 자극하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맛이나 포장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음료류는 기존 과일 맛이 주를 이루던 것과는 달리 최근엔 독특한 맛을 지닌 제품들이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와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Koia의 경우 ‘초콜릿 브라우니 맛’, ‘생일 케이크 맛’, ‘쿠키앤 크림 맛’ 등 독특하고 이색적인 맛의 음료를 출시했다. 펩시는 제과업체 Peeps와 협력해 마시멜로 맛의 탄산음료를, 코카콜라는 메타버스에서 영감을 받아 추상적인 개념인 픽셀맛이 나는 ‘Coca cola zero sugar byte’를 한정판으로 출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 잭다이엘과도 협력해 알코올을 5% 함유한 RTD 음료를 선보였다.

포장 부문에서는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포장과 특정 의미를 내포한 한정판 포장 디자인이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는 어벤저스 캐릭터를 활용한 음료를 한정판으로 출시했으며, 펩시는 세계 춤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라틴 음악을 형상화한 포장 디자인을 선보였다.


품목별 시장 규모 및 전망


음료 514조 원에 연간 3.3% 성장…놓칠 수 없는 시장 
청량음료 78%…탄산 184조-스포츠 131조-무탄산 87조 
RTD 커피·차 8.5% 증가한 58조 원…코코아 2조1700억

2022년 미국 음료 시장은 한화 약 514조574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2023년 이후에도 연평균 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7년에는 약 645조7963억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음료가 계속 출시되고 있어 현지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 보면, 청량음료는 2022년 기준 한화 약 400조 원 규모로 전체 음료 시장의 78.5%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2.9% 증가해 약 499조24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비중은 탄산음료가 45.6%로 가장 많고, 무탄산음료(32.6%), 에너지·스포츠음료(21.8%) 순이다.

탄산음료 시장은 지난해 약 184조55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4% 감소한 수치로, 건강 중시 트렌드로 인해 설탕 함유량이 높은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음료 제조업체에서는 소비 동향에 맞서 무설탕이나 건강‧기능적 이점이 있는 탄산음료를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27년 시장 규모는 연평균 2.2% 증가한 한화 약 215조627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무탄산음료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설탕세 부과 등으로 제조업체의 출시 비중이 늘어나면서 2022년엔 전년 대비 3.2% 증가한 약 87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또 독특한 맛과 혁신적인 포장을 내세운 무탄산음료의 다양성 확대, 건강성 추구로 인한 무탄산음료로의 소비 전환 등으로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2027년 해당 시장은 한화 약 104조8960억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2022년 에너지·스포츠 음료 시장도 전년 대비 6.0% 증가한 약 131조6300억 원 규모를 나타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 음료 판매의 28.4%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MZ세대를 위주로 카페인을 섭취하는 방식이 커피에서 에너지음료로 변화하는 추세이며 남성(66%)이 여성(34%)보다 높다.

또한 에너지·스포츠 음료 시장은 커피산업의 성장과 미국 내 고함량 카페인 섭취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향후 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음료 세부 품목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2023년 이후 연평균 5.2% 증가해 2027년엔 한화 약 178조8526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스 시장은 작년 한화 약 32조161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이는 식사 형태간소화와 건강한 식습관 추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주스는 주로 아침 식사 때 함께 마시는데, 식사 형태가 간소화되면서 소비량이 감소했다. 또한 주스는 당분을 과다하게 함유하고 있어 건강한 식습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신선한 과일을 직접 먹거나 착즙 주스를 선호하는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건강에 이로운 성분으로 제조된 주스류의 소비 확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2.8% 증가한 한화 약 39조6244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RTD 커피와 차는 최근 눈에 띄는 성장을 하고 있다. 2022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5% 증가한 한화 약 58조6224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 시장은 또 2027년까지 연평균 6.1% 증가해 약 82조9127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건강 중시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당류와 칼로리가 높은 기존의 가당 음료 소비가 비교적 건강한 음료로 인식되는 커피와 차로 전환되었고, 이 중에서도 마시기 편리한 RTD 커피 및 차류 소비가 증가했다. 해당 시장은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다양한 맛과 종류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차류 시장도 전망이 밝다. 작년 시장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약 3조 5285억 원 규모다. 또 2027년까지 연평균 2.6% 증가해, 해당 시장 규모는 약 4조2067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시장은 차의 다양성과 편리성, 건강상의 이점, 지속가능성, 가용성, 지속적인 혁신 및 독특하고 풍미가 풍부한 고급 차의 출시 등이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MZ세대의 건강한 식음료 선호 현상은 차 음료의 소비 확대 및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코아 시장은 2022년 전년 대비 6.7% 증가한 한화 약 2조1712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체 음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낮지만 2018년 이후 연평균 5.3% 증가했다. 코코아는 미국 소비자의 3분의 2가 정기적으로 마시며, 특히 겨울이나 명절에 가장 선호하는 음료로 꼽힌다. 그런 만큼 음료 프랜차이즈 등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프리미엄 초콜릿을 사용한 고급 코코아 시장의 확대가 예상돼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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