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사태 장기화에도 '한식'은 승승장구
러-우 사태 장기화에도 '한식'은 승승장구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1.1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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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식 감소에도 한식당은 증가…현지화된 퓨전 강세
비빔밥·치킨 인기 최고…방문자 외국인이 더 많아

코로나19와 러-우 사태 장기화 등으로 러시아의 외식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한식당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등 최근 러시아에서 한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하지만 정통 한식당보다는 현지화된 퓨전 한식당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성공적인 시장진출을 위해선 현지화 마케팅 전략이 꼭 필요해 보인다.

코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K-푸드의 인기가 점차 커지면서 현지 도심지에는 한식당이 많아지고 있으며 다양한 한국 요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맛과 건강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 증가 및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이 더해진 것이라고 무역관은 풀이하고 있다.

한식 중에는 비빔밥과 치킨이 가장 인기가 많다. 비빔밥의 경우 고기 위주의 서양 음식과 달리 다양한 채소가 들어있어 러시아 내에서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치킨은 한국 드라마 등 미디어에 많이 등장해 한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김치도 현지에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현지인들도 한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는 ‘김치-투-고(Kimchi-to-go)’, ‘먹방’ 등 현지인이 경영하는 한식당들이 생겨났다. 이는 러시아인들도 김치나 먹방이 무슨 뜻인지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젊은 층을 겨냥한 한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내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분식 전문점, 치킨 전문점 등이 생겨났다. 이곳을 찾는 손님의 90% 이상은 비한국인이며 90% 이상이 30대 이하다.

2018년 현지에서 개업해 현재 사업장을 8개까지 확장한 한국 분식 전문점 김치-투-고의 대표는 2023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치-투-고의 메뉴는 핫도그, 떡볶이, 라면 등이다. 인테리어 역시 한국 느낌을 살렸다.

한국 ‘치맥’ 문화에서 비롯된 치코(Chicko)는 모스크바에서 처음 시작해 흥행을 이룬 후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 등 다른 도시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Chicken과 Korea의 줄인 말인 치코는 치킨과 분식을 전문으로 러시아 젊은이들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현지 한식당과 관련해 중요한 사실 중 하나가 한국인보다 러시아 등 외국인 방문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한식당별로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90%를 차지한다. 또 정통 한식의 맛을 고수한 곳보다 현지인들 입맛에 맞춰 퓨전 한식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들이 오히려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무역관이 접촉한 현지 한식당 ‘B’의 대표는 한류로 인한 한식의 인기를 크게 체감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 내 한류 인기가 최고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류의 인기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따라서 K-푸드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한식 사업에 뛰어들면서 퓨전 한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정통적인 ‘한국의 맛’으로 경쟁하기보다 현지인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 매출액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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