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수요 50∼80% 증가…불고기·비빔밥·떡볶이 등 인기
독특하고 다양한 맛에 건강…비건 등 옵션 맞춰 변형도
미슐랭 등급 식당 19개나…고급 레스토랑 한식업 진출
식재료, 서양 요리와 접목 현지인 입맛 맞는 제품도 개발
일자리 창출 기여…업계, 미국 전역서 10만 명 이상 고용
한식 세계화와 구별한 한식의 산업화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한식이 현지 외식 분야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모습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코트라 워싱턴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미국 유명 언론사들은 미국 내 한식당 개점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한식의 인기가 높아진 데에는 미국 내 K-문화 인기와 한식 식자재 공급이 원활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식에 대한 현지인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이제는 한식이 ‘아시안 레스토랑’의 일부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 내 한식 산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IBIS World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한식 산업은 2020년 약 5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2.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외식 수요와 한식에 대한 관심 증가에 힘입어 2025년까지 한식 레스토랑의 연간 매출은 4.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SNS‧다양성‧건강성이 성장 비결
현지 전문가들은 한식의 성장 배경에 대해 몇 가지 요인을 꼽고 있다. 먼저 SNS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의 한식 유행이다. 이는 결국 한식의 고급 이미지화 구축에도 영향을 끼쳐으며, 한식 관련 미슐랭 스타 등급을 받은 식당들의 성공으로 인해 대규모 고급 레스토랑들의 한식업계 진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식으로 미슐랭 빕구르망 이상 등급을 받은 레스토랑은 19개로 그 인기를 방증했다.
또 다른 요인은 다양성이다. 현지 인기 매체 버즈피드(BuzzFeed)는 미국에서 한식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독특하고 다양한 풍미를 꼽았으며, 전문가들도 미국 한식 열풍에 기여한 또 다른 인기 요인으로 다양성을 강조했다. 한식은 채식주의자, 비건식 등 다양한 옵션을 선보일 수 있어 선호도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
건강성도 한몫하고 있다. 한식은 신선한 재료와 균형 잡힌 맛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해 다른 요리에 비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처럼 한식 산업이 미국에서 성공을 이어가면서 미국 내 고용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 음식점과 관련된 업계는 미국 전역에서 약 10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레스토랑당 평균 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 한식의 강세
미국 최대 음식점 리뷰 사이트 옐프(Yelp)는 미국 내 한식의 성장을 매번 소개하고 있다. 옐프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아 음식에 대한 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내 라면 수요는 2012년 이후 전국적으로 193% 증가하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에서는 2012년 이후 라면의 수요가 250% 이상 증가했으며, 휴스턴과 댈러스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옐프는 또 한식 칼럼을 통해 한국 문화와 요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K-팝, K-뷰티의 진화가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2012년 이후 한식에 대한 수요는 피닉스시에서 약 140%,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시애틀, 보스턴에서 약 80%, 뉴욕에서 70%, 애틀랜타, 산호세, 시카고, 휴스턴에서 약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옐프는 이 모든 증가세가 약 3년 만에 이룬 결과라고 전했다. 또한 해당 칼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메뉴는 불고기, 바비큐, 반찬, 비빔밥, 순두부찌개, 갈비, 소주, 김치, 해물파전, 떡볶이 등으로 나타났다.
● 서양 요리에 한국 식재료, 요리 기술 접목
미국 내 한식 산업이 번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 유명 매체에서 한식에 대한 인기를 소개하는 것은 더 이상 큰일이 아니다. 현재 한식은 다양한 서양 요리에 접목돼 많은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는 중이다. 전통적인 서양 요리에 한국 식재료와 요리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인기 트렌드가 되면서 사람들은 두 세계의 장점을 모두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엔 한식 푸드트럭과 길거리 포장마차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식 타코부터 매콤한 고추장 양념의 후라이드 치킨까지, 푸드트럭은 독특하고 흥미로운 식사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한편, 메릴랜드주 한국식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미국 식품 유통이 팬데믹 이전의 규모를 회복한 것 같다면서 주요 바이어들이 아시안 시장 외에 한국 단독 제품을 찾는 비중이 점점 늘고 있고, 그 품목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라고 밝히며, “이는 한국 특유의 맛과 향을 살린 고유한 K-Food 외에도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된 제품이 많이 개발되는 등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